이 기사는 2020년 01월 13일 07: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이 한달전 대대적인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 위기의식 속에서 이뤄진 강력 처방인 만큼 전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의 40%에 해당하는 22명이 교체됐다.이번 인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이는 강희태 부회장이다. 부회장 승진과 함께 유통BU장과 롯데쇼핑 통합대표이사를 겸임하며 그룹의 근간인 유통산업을 이끈다.
롯데지주 박현철 경영개선실장(사장)과 롯데홈쇼핑 이완신 대표(사장)도 단 두명 뿐인 사장 승진자로 이름을 올렸지만 강 부회장에 가려 시장의 주목도는 상대적으로 덜했다.
하지만 이날 1000여명에 달하는 롯데홈쇼핑(기업명 우리홈쇼핑) 임직원들은 환호했다. 그 어느때보다 인색했던 승진 인사에서 자사 대표의 사장 승진이 충분히 기뻐할 일이다. 하지만 그들 마음속에는 더 중요한 이유가 있었다. 바로 자신들의 직장을 유지해 줄 이 대표가 사장으로 승진하며 그룹 내에서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사정은 이렇다. 정부 인허가 사업인 홈쇼핑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매번 사업 재승인을 받아야 한다. 보통 재승인 기간은 5년에 한번꼴로 돌아오지만 롯데홈쇼핑은 2018년 5월 턱걸이에 가까운 점수로 3년 조건부로 재승인을 통과했다.
롯데홈쇼핑이 다시 한번 재승인을 받아야 하는 시기는 2021년 5월이지만 재승인 신청 기간 등을 고려하면 올해가 재승인 여부를 결정짓는 마지막 해나 다름없다. 결국 이완신 대표가 올 한해 롯데홈쇼핑을 어떻게 이끌어 가느냐에 따라 롯데홈쇼핑의 사업 가능 여부가 결정된다.
재승인 절대 지표는 아니지만 주요 지표 중 하나인 방송통신위원회 방송 평가결과에서 롯데홈쇼핑은 2018년 7개 홈쇼핑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행정소송중이라고 하지만 지난해 5월 재승인 심사에 마이너스 요인인 업무정지 처분도 받은 상태다.
더이상 조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위기상황이지만 이 대표는 2017년 롯데홈쇼핑 대표로 선임돼 2018년 재승인 관문을 통과한 경험이 있다.
'2019년 방송 평가결과'가 아직 나오진 않았지만 지난해 이 대표는 또 다른 재승인 지표 중 하나인 실질 수수료율을 업계 평균 이하로 낮췄다. 2년전 업계 평균을 3%포인트 가까이 상회했던 것을 감안하면 중소 납품업체 부담 경감을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이외 지역사회 기여 등 공익 증진에도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사업측면에서도 지난해 패션, 뷰티 상품에서 이례적인 호실적을 거두며 수익을 끌어올렸다.
그룹 입장에서는 1조원 규모의 매출 사업장을, 1000여명의 임직원들에게는 그들의 직장을 구해줘야 하는 중책을 짊어진 이 대표의 어깨는 현재 한없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2년 전 위기를 극복했던 것처럼 롯데홈쇼핑의 운명을 가를 올 한해 그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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