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재무목표 달성 핵심 '친디아' 시장 공략 수익성 개선 위한 주요 지역…인도공장 '풀 램프업' 승부수, 중국법인 '딥체인지'
김경태 기자공개 2020-01-15 09:02:11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4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아차가 사상 처음으로 ‘CEO 인베스터 데이(Investor Day)’를 개최하고 중장기 전략 등을 공개했다. 모빌리티와 전기차 사업 확대 등 미래 전략과 더불어 2025년까지 달성할 재무 목표도 제시했는데,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목표를 이루기 위한 방안으로는 여러 가지를 제시했는데, 지역적으로는 친디아(ChIndia: China+India)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인도에서는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중국에서는 체질 개선을 통해 수익성 향상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인도서 사업 확대 추진 '재확인'
기아차는 14일 오전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CEO 인베스터 데이(Investor Day)’를 개최하고, 주주,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중장기 미래 전략
재무 목표를 달성하게 할 방안으로는 6가지를 거론했다. △승용차보다 레저용차량(RV) 판매 비중이 높아지는 골든서클(golden circle) 진입 △친디아 수익성 개선 △반제품 조립(CKD) 물량 확대 △전동화 차량 수익성 확보 △신흥시장 내연기관엔진(ICE) 차량 판매 확대+수익성 제고 △안정적 투자비 유지+효율적 공정비 관리 등이다.
지역적으로 볼 때 기아차가 진출한 글로벌 시장 중에서 친디아를 구체적으로 언급해 눈길을 끈다. 이 중 비교적 최근에 진입한 인도 시장을 목표 달성을 위한 사실상의 전진 기지로 거론했다.
기아차는 2017년 4월 인도 안드라프라데시 주정부와 인도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하면서 시장에 진출했다. 같은 해 5월 인도 현지에 KMI(Kia Motors India Private Limited)를 설립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공장 착공에 나섰다. 그리고 작년 7월부터 셀토스를 생산하고 판매하기 시작했다.
작년 상반기 경영실적 발표에서 투자자들에 '인도 시장 전망 및 추진전략'을 설명하면서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성장세가 높은 SUV 차급 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Mid-SUV 차급을 공략하겠다고 했다. 또 인도 소비자의 요구에 부합하는 특화 상품을 개발하고, 인도 전역의 160개 도시에 판매 및 서비스망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기아차에 따르면 KMI는 사업 초기인 만큼 작년 3분기 기준으로 당기순손실 335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만큼 반전을 이룰 수 있다는 판단이다. 작년 상반기 실적 설명 때보다 이번 인베스터데이에서는 계획을 조금 더 구체화했다. 앞으로 2022년까지 RV 중심의 신규 라인업을 추가해 4개 차종을 인도에 선보일 계획이다. 공장 가동률을 최대로 끌어올려(Full Ramp-up) 2022년 30만대 생산 체제를 구축해 성장세를 이어갈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작년에 준공한 뒤 점차 가동률을 높이고 있는데, 풀가동 체제을 앞으로 최대한 빨리 이루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정몽구 회장의 혜안 통한 인도시장, 현대차 해외법인 중 최대 알짜
인도를 주목하게 된 데는 세계 4위 자동차시장이라는 점 외에 현대자동차의 성과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기아차보다 약 20년 앞서 인도 시장에 진입했다. 1996년 인도법인(HMI: Hyundai Motor India Limited)을 설립하고 1998년 1공장을 준공했다.
성장 가능성을 점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템포 빠른 투자 결정을 내렸다. 2008년 2공장을 준공한 뒤 현대차는 생산 능력을 극대화했고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했다. 결과적으로 정 회장의 결정은 혜안이 됐다.
현대차의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HMI의 요약 실적은 2010년부터 확인할 수 있는데, 그 시점부터 작년 3분기까지 단 한번도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2018년에는 매출 6조7919억원, 당기순이익 408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작년 3분기까지 매출은 5조4567억원, 당기순이익은 3466억원으로 각각 6.3%, 2.8% 증가했다.
단순히 외형만 큰 것이 아니라 현대차의 수익성을 지탱해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아차도 인도시장을 주목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의 주요 종속법인 중 미국법인(HMA), 독일법인(HME) 등 HMI보다 매출이 많은 곳들이 있다. 하지만 수익성에 있어서는 HMI가 독보적이다. 재작년 연간 기준 당기순이익이 가장 컸고, 작년 3분기까지는 체코법인에 이어 2등이다.
◇중국법인 근본적 변화 추진
기아차가 이번에 '친디아'라는 용어를 써가면서 인도뿐 아니라 중국을 언급한 데는 최근의 어려움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기아차는 1990년대 후반 중국에 진출한 뒤 점진적으로 입지를 확대했다.
그러다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가 발생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기아차의 중국 판매는 2016년 65만대였는데 이듬해 36만대까지 줄었다. 2018년에는 37만대를 기록하면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작년에는 26만대 수준에 그쳤다.
판매 부진은 기아차의 수익성에 영향을 끼치고 있어 이번에 인도와 더불어 언급된 것으로 분석된다. 기아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동풍열달기아기차유한공사의 작년 3분기 매출은 2조848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4% 줄었다. 적자도 지속 중이다. 당기순손실은 59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배가량 늘었다.
기아차는 중국 시장에서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브랜드 혁신이 생산, 판매 향상으로 선순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라인업 효율화, 지역별 전략차 운영, 딜러 경쟁력 제고 등 수익성 위주의 내실 강화에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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