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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빅딜 리부트]국내는 좁다…8년만 대형 M&A도 '크로스보더'독 플랙트그룹 '15억유로'에 인수, 초대형 인수전 중단 우려 '해소'

김경태 기자공개 2025-05-15 09:04:24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4일 10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드디어 조 단위 빅딜 침묵을 깼다.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FläktGroup)을 15억유로(약2조4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017년 완료된 하만 인수 이후 최대 M&A다.

삼성전자가 약 8년간 대형 M&A를 성사시키지 못하면서 그간 시장에서는 그만큼 우려도 컸다. 하지만 이달 들어 잇달아 국경간거래(크로스보더딜·Cross-border Deal)을 성사시키면서 투자 역량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점을 입증하게 됐다.

◇삼성전자, 플랙트그룹 15억유로에 인수…하만 이후 최대 M&A

삼성전자는 영국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트라이튼(Triton)이 보유한 플랙트 지분 100%를 15억 유로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 사장은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에 수요가 큰 중앙공조 전문업체 플랙트를 인수하며 글로벌 종합공조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고성장이 예상되는 공조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지속 육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매각 측에서도 거래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트라이튼에 따르면 산업기술 부문 공동대표를 맡는 미하엘 가흘라이트너(Michael Gahleitner)는 "플랙트그룹의 뛰어난 성과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트레버 영(Trevor Young) CEO와 전체 경영진과의 협력은 매우 즐겁고 영광스러운 일이었으며 이들은 회사를 업계 선두로 자리매김하게 했고 미래 성장을 위한 유망한 길을 열었다. 삼성은 플랙그룹을 다음 단계로 이끌 최고의 파트너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트레버 영 플랙트그룹 CEO는 "트라이튼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올바른 전략을 실행하고 플랙트그룹을 기술 리더이자 HVAC(난방·환기·공조) 업계 최고의 고용주로 자리 잡게 했다"라며 "트라이튼의 소중한 지원과 협력에 깊이 감사드리며 삼성과의 협력을 통해 플랙그룹의 리더십을 더욱 강화하고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하겠다"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조 단위가 넘는 M&A를 한 건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2016년 하만을 인수하기로 합의했고 다음 해 80억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9조2000억원)을 투입해 거래를 종결했다.

플랙트그룹 인수 발표에 앞서 삼성전자는 하만이 이달 7일 마시모의 오디오사업 자회사 사운드 유나이티드(Sound United)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거래가는 3억5000만달러(한화 약 5000억원)이다.

하만의 프리미엄 오디오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전장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M&A다. 다만 인수 주체가 삼성전자가 아니었고 거래 금액 측면에서 시장에서 기대해 온 대형 M&A는 아니었다. 하지만 불과 일주일 만에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게 됐다.

◇빅딜 겨울잠 깬 땅 '독일'…살아있는 크로스보더 M&A 역량

2017년 하만을 인수한 뒤 오랜 시간 삼성전자의 빅딜은 자취를 감췄다. 재계에서 지목된 요인 중 하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법리스크다. 하만 M&A가 한창 진행되던 시기에 정치적 격변에 휘말리기 시작하면서 사법리스크가 장기화됐다.

이 회장은 작년 삼성물산 합병 관련 소송 1심에서 전부 무죄를 선고받은 데 이어 올 2월 2심에서도 동일한 판결을 받았다. 현재 3심이 진행 중이지만 1심과 2심에서 전부 무죄가 나온 상황이라 법조계에서는 큰 틀에서 결과가 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라 분석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삼성전자의 빅딜 기대감도 생겼다.

삼성전자가 오랜만에 성사시킨 빅딜이 하만처럼 크로스보더 M&A라는 점도 의미가 있다. 해외 기업 인수는 국내에서 이뤄지는 M&A보다 고난도 딜로 평가된다. 거래 당사자가 관계된 국가의 기업결합, 세금, 각종 규제 등이 상대적으로 많은 게 일반적이다.

하만과 마찬가지로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에 본진을 둔 기업을 인수한 점도 주목된다. 이 회장은 과거 독일에서 매년 열리는 가전박람회인 IFA를 직접 찾을 정도로 큰 관심을 보였다. 8년 전 현지에서 초대형 M&A 성공 경험으로 쌓은 역량이 여전하다는 점이 입증됐다.

삼성전자에서 M&A를 담당하는 키맨으로는 사업지원TF 소속 임병일 부사장이 있다. 그는 크레디트스위스(CS)와 UBS 등을 거친 M&A 전문가다. CS와 UBS 모두 유럽 스위스의 투자은행(IB)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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