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1월 21일 14: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이 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소액대출법인(MFI) 티파파이낸스(TIFA Finance)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당초 은행업 진출을 도모했던 산업은행은 과열 양상을 보이는 현지 여건을 고려해 할부금융(리스)업으로 노선을 선회한 뒤 작년부터 티파파이낸스 인수에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티파파이낸스 경영권 지분 인수를 위한 SPA를 체결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본적인 거래조건과 금액 등 텀시트(Term Sheet) 작업을 마친 데 따른 후속 절차다. 현재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이 대주주 변경승인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잔금납입은 선결 조건인 OJK의 승인 결정이 나면 이뤄질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작년 2월 동남아시아 거점으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택해 사무소를 열었다. 사무소는 법적으로 일반 은행영업이 불가하지만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해 투자금융(IB) 딜을 주선하는 최전방 영업부서 중책을 맡는다. 시장 수요조사와 자금이 필요한 기업체를 일일이 방문하며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것도 해외 사무소의 업무다.
산업은행이 사무소를 열며 인도네시아 금융시장 진출을 타진한 건 향후 개발금융 수요가 많을 것이란 판단에 기초한다. 실제 인도네시아는 자카르타에서 칼리만탄섬으로 수도이전을 계획하고 있는데 그 전에 부족한 인프라망을 모두 구축하겠다는 게 현 정부가 공언한 내용이다. 국내 시중은행은 기업금융·투자금융에 참여할 기회가 많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은 2000년대부터 외국계 은행에 신규 라이선스를 발급하는 대신 2개 은행을 인수해 합병하는 방향으로 암묵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놓고 있다. 다만 로컬은행은 물론 이들이 대출을 실행한 현지 기업들의 재무제표는 아직 글로벌 스탠다드 기준에 못미쳐 100% 신뢰할 수준은 아니라는 전언이다.
금융업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은행업은 성장 가능성이 높지만 M&A 실사 과정에서 정보 비대칭성이 존재하는 건 사실"이라며 "인수 후 발생 가능한 부실 위험성 뿐만 아니라 1만7000여개 섬으로 이뤄져 로컬은행과 영업경쟁을 벌이기 쉽지 않아 외국계 은행들이 은행업 진출에 신중함을 기울이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이에 산업은행은 무리하게 은행 2개를 인수해 합병하는 방향 대신 진입장벽이 조금 낮게 형성돼 있는 소액대출업 참여결정을 내렸다. 보통 신남방국가에서 소액대출기관(MFI)은 제도권 금융 접근이 쉽지 않은 저소득층과 소규모 기업금융을 주된 영업목적으로 두고 있다. 산업은행은 티파파이낸스를 통해 점진적으로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티파파이낸스는 △할부금융 △팩토링 △리스 등의 업무를 영위하는 소액여신전문업체다. 1989년 설립된 티파파이낸스는 2011년 자카르타 증시에 상장됐다. 티파파이낸스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84억원, 24억원으로 집계됐다. 주당 거래가를 감안해 단순 계산한 시가총액은 한화로 약 183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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