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1월 30일 14: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에이스에쿼티파트너스가 투자한 반도체기업 테스나의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투자 2개월여 만에 주가는 두 배 가까이 급등했다. 주력 제품의 수요 증가 전망이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대주주 변경 이슈에도 설비투자를 이어가는 점도 기업가치 제고에 힘을 싣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29일 테스나는 6만7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중 주가는 7만원을 찍기도 했다. 이는 2013년 코스닥 상장 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테스나 주가는 최근 1년 특히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2만원대를 오가던 주가는 지난해 6월 5만원을 기록한 뒤 잠시 주춤했다가 지난해 12월부터 다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주력 제품의 수요 확대를 주가 강세 요인으로 꼽고 있다. 테스나는 반도체 후공정 가운데 검사 공정을 담당하는 업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고객사의 반도체 제품을 검사하는 사업이 핵심이다. 주력 검사 제품은 RF(radio frequency)·SoC(system on chip)·CIS(camera image sensor) 등이다. 이 가운데 CIS 경우 스마트폰·오토모티브(automotive)산업 확대와 맞물리면서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키움증권은 글로벌 CIS시장 규모가 2018년 14억달러(약 1조6510억원)에서 2022년 20억달러(약 2조3586억원) 정도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는 "주력 고객사의 경쟁력 강화와 모바일 내 CIS 탑재량 증가는 중장기적 이슈로 볼 수 있으며,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테스나는 CIS 부문에서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대주주 변경으로 인해 촉발될 수 있는 부정적 이슈가 없는 점도 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주고 있다는 평가다. 에이스에쿼티파트너스는 2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해 지난해 11월 테스나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29.99%, 거래대금 약 1027억원)을 매입했다. 동시에 새로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전환우선주(CPS)도 각각 500억원어치 인수했다. 이 거래를 통해 테스나는 1000억원어치 신규 자금을 수혈받았다. 최대주주 변경 약 2주 후 테스나는 366억원을 들여 반도체 테스트 장비를 양수하는 등 설비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다른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는 "급등하던 테스나 주가는 지난해 7월 이후 일시적인 조정에 들어갔다"며 "주가 급등에 따른 숨 고르기와 함께 PEF로의 최대주주 변경 우려도 어느 정도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설비투자를 지속하면서 기업가치 제고 의지를 시장에 줬고, 이에 일각에서 제기한 우려를 상쇄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설립자이자 기존 최대주주가 에이스에쿼티파트너스와 우호적 관계를 이어가며 경영에 계속 참여하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에이스에쿼티파트너스 입장에서는 주가 상승에 따른 BW·CPS의 가치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에이스에쿼티파트너스가 프로젝트펀드로 통해 매입한 BW 경우 신주인수권의 행사가격은 주당 4만4238원이다. CPS 경우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가격은 주당 4만3091원이다. 현재 주가 대비 35% 할인된 수준이다.

물론 BW와 CPS의 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이 1~2년 정도 남아있기 때문에 주가의 불확실성을 간과할 수 없다. 하지만 향후 실적 전망 등에 비춰봤을 때,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삼성증권과 키움증권은 테스나의 작년 영업이익을 각각 290억원, 273억원으로 추정했다. 전년 대비 100억원 가량 높은 수치다. 삼성증권은 2020년 예상 영업이익으로 390억원을 전망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테스나가 성장 가능성이 높은 5G산업의 수혜주로 부각되고 있고, 실적까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주가 상승을 예측할 수 있다"며 "에이스에쿼티파트너스 입장에서는 긍정적 투자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