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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호에이엘, 어그러진 M&A…지배구조 '원점' [오너십 시프트]③투자자 이탈로 거래 무산…기존 대주주, 경영권 유지·투자 재유치

박창현 기자공개 2020-02-06 08:59:59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5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자금력을 의심받았던 새로운 인수자 측이 중도에 나가 떨어지면서 시장에 발표했던 대호에이엘 M&A 계획이 어그러졌다. 결국 기존 최대주주가 계속 경영권을 유지하는 대신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하는 방향으로 전략이 전면 수정됐다. 다만 불확실성 확대로 주가가 급락하는 등 대호에이엘은 후폭풍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게 됐다.

철도용 알미늄 전문기업 '대호에이엘'은 지난해 코스닥 M&A 시장의 뜨거운 감자 중 하나였다. 최대주주 대호하이텍이 대호에이엘 경영권 주식 895만5091주(33%)를 모두 팔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경영 컨설팅 업체 '원데이즈인터네셔널(원데이즈)'이 있었다.

원데이즈는 191억원을 투입해 가장 많은 545만여주(20.1%)를 취득할 계획이었다. 이어 302억원 규모의 대호에이엘 11, 12회차 전환사채(CB)도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결과적으로 원데이즈는 구주 취득과 CB 투자를 합쳐 총 492억원을 대호에이엘에 투입한다는 큰 그림을 그렸다.

다만 자금 확보가 최대 변수였다. 원데이즈는 경영 컨설팅 전문기업으로 자본금이 1억원이 전부였고, 자산총액도 2억3000만원에 불과했다. 단기간 내 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지 우려가 적지 않았다. 이에 전문가들은 원데이즈가 추가 자금 유치를 통해 실탄을 마련할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실제 원데이즈는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과 만나 자금 조달 협상을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약보합세에 그친 주가가 발목을 잡았다. 주가는 M&A 투자 매력도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된다. M&A 발표 후 대호에이엘 주가는 신규 자금 유입과 신사업 기대감에 4000원 수준에서 6000원 대까지 올랐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주가와 투자 원가나 다름없는 CB 전환가(5230원) 간 격차가 크지 않은 탓에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결국 지난해 10월부터 원데이즈가 주도했던 대호에이엘 M&A는 실패로 돌아간다. 대호하이텍과 원데이즈 간 체결했던 장외 매매 계약이 해지됐고, 대호하이텍은 계속 대호에이엘의 최대주주로 남게 됐다. 보유 주식 수는 다소 줄었다. 원데이즈 외에 플랜코리아와 다해에프앤씨 등 다른 계약자들에게는 일부 지분을 팔았기 때문이다. 33%에 달했던 지분율이 현재는 19.48%까지 줄어든 상태다.

대호하이텍이 경영권을 계속 유지하기로 하면서 전체적인 자금 조달 계획도 완전히 달라졌다. 대호하이텍은 경영권 유지를 전제로 우군들을 불러모았다. 우선 원데이즈가 인수하기로 했던 CB는 사모펀드 '모트프라이빗에쿼티'가 대신 떠안기로 했다. 모트프라이빗에쿼티는 작년 6월 설립된 신생 사모펀드 운용사로 같은 해 8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사모펀드 운용사 설립 허가를 받았다.

투자 규모는 당초 302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조정됐다. 전환가액 역시 최근 급락한 주가가 반영되면서 5230원에서 3310원으로 크게 낮아졌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그 만큼 차익 실현 마지노선이 낮아진 모양새다. 납입일은 올해 3월 13일까지다. CB 발행과 동시에 진행하기로 했던 신규 유상증자도 투자자가 변경됐다. 당초 대호하이텍이 250억원 유증 대금을 모두 책임질 예정이었지만, '대호신소재1호조합'이 대신 떠안기로 했다.

모트PE 관계자는 "기존 대호에이엘 최대주주 측이 경영권을 계속 행사하기로 하면서 투자 결정을 내렸다"며 "투자 실탄을 토대로 기업가치를 올릴 수 있는 신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의 오해와 달리 원데이즈 측과는 전혀 무관하며 관련도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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