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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 新회계기준 면밀 분석…수천억 리스 축소 변동 임대료 '인천공항 T1' 리스서 제외, 부채비율 284%로 낮춰

최은진 기자공개 2020-02-10 09:28:26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6일 17: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신(新) 회계기준 도입으로 리스활용이 많은 호텔기업들의 부채비율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 산업의 특성상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재무구조에 더해 당기순이익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재무부서의 골칫거리일 수 밖에 없다.

국내 호텔의 양대산맥인 호텔롯데와 호텔신라도 신 회계기준의 영향권 내에 있는 기업이다. 두 회사 모두 약 1조원 이상의 리스부채가 추가 반영됐다. 그러나 호텔신라는 리스부채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일부를 리스서 제외시키면서 부채비율 부담을 확 낮췄다.

지난해 도입된 국제회계기준(IFRS) 1116호는 모든 리스계약을 동일한 방식으로 회계처리 하도록 규정한다. 향후 지급해야 할 리스료의 현재가치를 리스부채로 계상하고, 리스부채 측정금액에서 선급리스료, 리스개설직접원가 등을 가감해 사용권자산으로 인식한다. 기존 영업비용으로 처리되던 매월 리스료는 사용권자산의 감가상각비와 리스부채에 대한 이자비용으로 별도 처리된다.

호텔업은 '공간'을 활용하는 사업인 만큼 신 회계기준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업종으로 꼽힌다. 특히 면세점 사업 비중이 큰 호텔업계 양대산맥인 호텔롯데와 호텔신라의 재무구조 변화가 눈에 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호텔롯데의 경우 부채총계가 11조3549억원으로 전년도 말과 비교해 1조9771억원 늘었다. 이 중 리스부채가 1조5471억원이다. 부채비율은 같은기간 107.1%에서 128.2%로 상승했다. 호텔신라 역시 부채총계는 2조8854억원으로 전년도 말과 비교해 1조3467억원 늘었다. 리스부채는 1조3732억원이다. 부채비율은 201.1%에서 324.5%로 상승했다.

하지만 호텔신라는 2019년 4분기까지의 실적 및 재무구조를 감안한 결과 부채비율을 284%까지 낮췄다. 예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변경된 회계기준을 고려하면 상당히 축소된 수치다.

이는 호텔신라의 리스부채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가 리스부채에서 제외된 데 따른 결과다. 호텔신라의 리스부채 대부분은 면세점, 특히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비롯된다. 호텔신라는 터미널 1과 터미널 2 구역 모두 면세점을 운영 중이다. 터미널1에서는 신세계 다음으로 규모가 큰 3444㎡를 임차 중이다.

인천공항 터미널1 면세점에 해당하는 임대료가 전체적으로 리스부채에서 제외되는 조치가 생기면서 재무효과를 봤다. 그간 보수적으로 평가해 임대료 기반으로 운영하는 곳 전부를 리스로 반영했지만, 4분기에는 관련 규정을 보다 면밀히 분석해 터미널1 면세점을 리스부채에서 뺐다는 설명이다. 앞으로의 임차료 역시 기존처럼 비용으로 처리된다.

인천공항 터미널1 면세점이 리스에서 제외된 이유는 임대료의 변동성 때문이다. 임대료가 어느정도 고정 돼 있기는 하지만 승객수에 따라 추가 변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리스로 볼 수 없다는 해석이 나왔다. 인천공항 면세점에 입점한 기업들 입장에서는 반색할 일이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3분기까지 리스부채 이자비용 등으로 반영된 금액도 소급환입 받았다. 이에 약 200억원의 일회적 효과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분기당 약 78억원, 3분기까지 총 244억원의 리스부채 이자비용이 반영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천공항 터미널1 면세점이 리스부채에서 제외된 효과가 쏠쏠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호텔롯데의 경우 인천공항 면세점을 2018년 철수한 데 따라 리스부채 제외 효과도 제한적이다. 현재 호텔롯데의 인천공항 터미널1 면세점의 임차규모는 506㎡에 불과하다.

호텔신라는 부채비율을 다시 200%대로 낮춘 데 따라 재무부담을 덜었다는 입장이다. 물론 리스부채 변화가 회계기준의 변경에 따른 것일 뿐이지만 당기순이익에 영향을 주는 만큼 주의깊게 살피는 분위기다. 더욱이 부담이 가장 컸던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가 기존대로 비용으로 계산된 데 따라 부담을 상당히 덜었다고 보고 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리스가 부채로 인식되는 회계기준 탓에 부채비율이 늘어나게 됐지만 펀더멘탈엔 큰 변화가 없다고 보면 된다"며 "인천공항 면세점 터미널1의 임차료 부분이 리스에서 제외되면서 일회적 소급효과는 물론 부채비율도 200%대로 낮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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