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옵션 다가오는 CB, 떨고 있는 바이오 업체는 총 14곳, 1561억 물량 대기…메자닌 투심 위축에 차환 발행 미지수
심아란 기자공개 2020-02-10 08:16:18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7일 08: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상반기 전환사채(CB)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효력이 발생하는 바이오 업체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총 14곳 기업의 1398억원어치 CB 물량에 대해 풋옵션이 돌아온다.작년 하반기부터 바이오 업황의 변동성 리스크가 부각된 탓에 대부분 업체의 주가가 전환가 대비 낮은 상태다. 운용사를 중심으로 CB 등 메자닌(Mezzanine) 관련한 부정적 이슈가 불거지면서 메자닌에 대한 투자심리도 위축돼 있다. 바이오 기업들은 풋옵션에 대응해야 하지만 차환 발행이 어려워져 이중고를 겪는 모습이다.
이달부터 6월 30일까지 풋옵션이 도래하는 CB가 총 18건으로 집계됐다. CB를 발행한 기업은 14곳이다. 보통주로 전환된 물량을 제외하면 CB의 잔액은 1398억원 수준이다. CB 잔량이 비교적 많은 곳은 엔케이맥스(366억원), 팬젠(180억원) 등이다.
18건의 CB는 대부분 2018년 상반기에 찍혔으며 주가 하락에 따라 리픽싱(전환가 조정)을 거쳤다. 최초 전환가와 현재 전환가의 괴리가 가장 큰 곳은 셀루메드였다. 셀루메드의 CB는 발행 당시 전환가가 2만2250원이었다. 반면 현재는 5400원으로 4배 이상 낮아졌다.
셀루메드의 CB 투자자는 62억원 규모의 잔량에 대해 4월 3일에 풋옵션 행사가 가능하다. 앞서 지난달 30일에 5억원어치 CB에 대해 조기상환을 청구했다.
셀루메드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선정돼 주식매매가 정지된 상태다. 거래가 재개된 이후 주가가 전환가보다 높게 형성돼야 풋옵션 부담을 덜 수 있다.
엔케이맥스 역시 CB에 대한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4월 27일에 275억원어치 CB에 대해 풋옵션이 시작된다. 전환가가 주가(6일 종가)보다 26% 비싼 데다 최초 전환가와 비교하면 68%의 괴리를 보이고 있다. 해당 CB는 보통주로 전환된 이력도 없어 이번 풋옵션 기간에 투자자는 일부 투자금을 회수할 개연성이 높다.
전환가와 주가의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져 있는 곳은 지엘팜텍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 동안 주가는 꾸준히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런 탓에 주가가 CB의 전환가보다 182%나 낮다. 최초 전환가와는 무려 4.2배 가량 차이난다. 지엘팜텍의 투자자는 70억원 규모의 CB에 대해 5월 14일에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
코미팜, 팬젠, 진원생명과학 등도 전환가가 주가보다 비싼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 세 곳 모두 최초 전환가와 주가를 비교할 경우 괴리율이 100%를 넘어선 상태다.
시장 관계자는 "작년에 주가가 전환가 대비 올랐다면 일부 CB에 대해 전환권을 행사 했을 것"이라며 "그렇지 않았다면 풋옵션 행사일이 올 때까지 기다렸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자가 풋옵션을 행사할 때 보통 차환 발행을 하지만 현재 메자닌 투심이 좋지 않아 차환도 쉽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풋옵션 기일이 다가오지만 비교적 부담에서 벗어난 곳도 있다. 코넥스 상장사인 미코바이오메드가 대표적이다. 오는 3월24일 50억원 규모의 CB에 대해 풋옵션이 가능해진다. 다만 전환가가 주가보다 26%나 저렴하므로 비교적 안전지대에 있다.
에이치엘비도 안정권에 속한다. 2018년에 발행한 28회차, 29회차 CB에 대해 3월과 4월에 순차적으로 풋옵션의 효력이 생긴다. 총 규모는 19억원이다. 29회차 CB의 경우 최초 전환가와 비교하면 현재 주가가 2% 정도 비싼 상황이지만 리픽싱 이후 가격 대비 28% 저렴하다. 2017년에 찍었던 26회차 CB의 경우 전환가가 주가보다 크게 낮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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