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리츠, 주가 '뚝뚝'…공모 매력은 여전 롯데리츠 등 하락 추세 '고착'…IB, 발행시장 고배당 어필
양정우 기자공개 2020-02-13 08:56:18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0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말 증시를 달궜던 리츠(REITs)가 올들어 맥을 못 추고 있다. 롯데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롯데리츠)를 비롯한 리츠 상장사가 주가 하락의 늪에 빠져있다. 주가가 오를수록 최대 매력(배당수익률)이 옅어지는 매커니즘 탓에 투심의 열기가 한풀 꺾였다.하지만 증권사 IB 입장에선 리츠의 매력이 아직 건재하다는 평가다. 기업공개(IPO)의 공모 단계에선 여전히 고배당 투자처로서 수요가 충분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IB로서는 IPO에서 맡은 역할상 상장 뒤 주가 흐름보다 공모 실패의 리스크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상한가 데뷔' 롯데리츠, 하락 추세…최대 매력 배당, 주가 캡 존재
상장 첫날 상한가를 치던 롯데리츠의 기세가 사라진 지 오래다. 코스피 입성 당일 최고가(주당 7100원)를 찍은 뒤 주가가 하락 추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말 최저가(5350원)를 기록한 후 주가가 공모가(5000원) 수준에서 등락하고 있다.
NH프라임리츠, 신한알파리츠 등 다른 리츠 상장사도 처지는 비슷하다. 롯데리츠 상장 시점에 주가가 한껏 치솟았지만 현재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주가 부진은 개별 리츠에 국한된 이슈가 아니라 리츠 섹터 자체가 마주하고 있는 고비인 셈이다.
유통시장에서 리츠의 인기가 빠르게 식은 이유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꼽힌다. 고정 배당이라는 리츠의 최대 매력은 투자자에게 양날의 검과 같다. 리츠가 설계 때 제시한 배당수익률은 어디까지나 공모가를 기준으로 산정된 수치다. 주가가 치솟은 리츠를 사들인 투자자 입장에선 배당수익률이 큰 폭으로 떨어진다. 롯데리츠의 세일즈 포인트인 연 6% 대의 배당금은 주가가 공모가인 5000원으로 고정돼 있을 때만 유효하다.
이런 리츠의 특성은 당연히 주가에 '캡(Cap·주가상승시 상한선)'을 부여한다. 주가가 계속 상승하면 어느 순간 배당수익률이 예금금리 수준으로 낮아지는 지점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리츠가 '핫'한 주목을 받으면서 주가 랠리를 벌였지만 투자 매력 역시 갈수록 떨어져 왔던 셈이다.
수급도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투자 기관의 의무보유 확약기간이 하나둘씩 만료되면서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부담이 쌓여왔다는 평가다. IPO 공모에 참여하는 기관 투자자는 의무보유 확약을 조건으로 더 많은 물량을 배정받을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리츠는 자산의 추가 편입으로 내재 가치를 높이지 않으면 주가에 캡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가격 논리가 시장에서 받아들여지면서 상한가를 기록하던 리츠 붐이 사그라들었다"고 분석했다.
◇증권사 IB, 리츠 TF 가동 '속속'…고배당 리츠, 공모 수요 충분
하지만 IB업계에선 IPO 대상으로서 리츠를 아직 매력적 딜로 여기고 있다. 지난해 증권사마다 설립을 서두른 리츠 태스크포스(TF)에 여전히 공을 들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 삼성증권 등 주요 증권사가 리츠 파트를 별도 조직으로 세웠다.
무엇보다 유통시장(Secondary Market)에서 주가 상승의 추동력이 사라진 것과 달리 발행시장(Primary Market)에선 투자 수요가 아직 충분한 것으로 진단한다. IPO 과정에선 배당수익률 6~7%를 보장하는 고정된 공모가를 토대로 세일즈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주가 차익(캐피탈 게인)보다 고배당이 목적인 투자층에 여전히 매력을 어필할 수 있다.
증권사 IB는 IPO에서 총액인수를 통해 상장예비기업과 공모시장을 연결하는 임무를 맡는다. 상장 후 주가보다 공모 미매각이 더 큰 리스크 요인이다. 유통시장에 입성한 뒤 주가에 캡이 있더라도 공모 완판 행진이 유력하다면 리츠는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는 딜이다.
가장 최근에 상장한 NH프라임리츠는 일반 공모 청약에서 청약증거금으로 무려 7조7500억원(청약경쟁률 318대 1)을 모았다. 공모금액이 훨씬 많은 롯데리츠보다 오히려 더 많은 뭉칫돈이 몰렸다. 당시 리츠 붐을 고려해도 올해 리츠 IPO가 무난하게 성사될 것으로 여겨지는 대목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 MNC솔루션 고속성장, 'K-방산' 피어그룹 압도
양정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 MNC솔루션 고속성장, 'K-방산' 피어그룹 압도
- [IPO 모니터]'자진 철회' 에이스엔지니어링, 상장 행선지 바꾸나
- [IB 풍향계]위기설 '해프닝' 롯데, 조달 전선 영향은
- [IB 풍향계]발해인프라 IPO 속행...KB증권 해외 세일즈 파워 '입증'
- [IPO 모니터]'위성 스타트업' 텔레픽스, '미래에셋'으로 주관사 교체
- [토스 IPO]'미국행' 본격 시동, 외국계 주관사 선정 착수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한국증권, 지분매각 잭팟…증권사 잔치 속 진짜 승자
- 미래에셋 전문경영인 1.0 시대, 조직개편 키워드 '성과 중심'
- [IB 풍향계]미래에셋 달라진 접근법…뎁은 'no' 에쿼티는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