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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 아산 정주영 레거시]현대자동차의 탄생과 성장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공개 2020-02-13 04:00:00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3일 04: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는 그 연원이 1940년부터 아산이 운영했던 자동차 정비공장 아도서비스(Art Service)로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독립회사 현대자동차주식회사가 탄생한 것은 1967년 12월 30일이다. 그해 5월 포드가 한국 진출을 결정하고 9월에 현대 측과 제휴를 확정했었다. 현대차의 홈페이지에도 회사 연혁이 1967년에서 시작되고 있다.

포니의 탄생

영화 ‘택시운전사’(2017)에서는 황기사(유해진 분)를 포함한 광주 택시기사들이 현대 포니를 몬다. 포니는 아마도 쏘나타 다음으로 한국 자동차산업 역사에서 가장 큰 존재감을 가지는 모델일 것이다. 아산은 포니를 꼭 ‘꽁지 빠진 닭’ 같다고 하면서 마음에 들지 않아했지만 포니는 대성공작이었다. 출시되었던 1976년 그해 6월에 에쿠아도르에 6대를 수출하기까지 했다.

포니는 한국을 세계에서 16번째로 고유 모델을 보유한 나라로 격상시켰다. 가격은 2,289,200원이었는데 출시된 첫해에 10,726대가 판매되었다. 1982년까지 약 30만 대가 생산되었다. 후속 포니2는 1991년까지 총 36만여 대가 생산되었다.

포니의 제작에 필요한 기술은 미쓰비시의 힘을 빌렸었는데 문자 그대로 ‘빌린’ 것이었다. 중요한 기술이 유출될 것을 염려한 미쓰비시 측은 보상을 받는 만큼만 알려주고 그 이상은 엄중한 감독과 견제를 했다. 당연한 일이다. 차체 디자인은 이탈리아 업체들에 사람을 파견해 진행했다. 팩스도 없고 국제전화는 걸기가 겁나던 시절, 통하지도 않는 말로 어렵게 얻어낸 정보를 한국으로 보내느라 무진 고생들을 했다.

울산공장에서는 다국적 팀이 작업을 진행했다. 포드로부터 조립기술을 배워온 우리 기술자들이 영국 기술자들의 도움을 받았고 디자인 설계는 이탈리아 것, 프레스는 프랑스 것, 부품 제조기술과 생산설비는 미쓰비시 것, 이런 식이었다. 첫차가 출시되기까지 부품은 부품대로 조립은 조립대로 애를 먹였다. 도장 작업의 문제와 원인을 알 수 없는 잡소리까지 온갖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그러나 성공했다. (플랫폼 레볼루션, 146~160)

1985년에는 최초의 전륜구동인 엑셀이 출현했다. 마이카 붐이 시작되던 때여서 큰 성공을 거둔다. 엑셀은 처음으로 자동차 ‘신의 영역’인 미국 시장에 진출했던 모델인데 성공작이었다. 유럽에는 인기 있던 포니 모델 때문에 포니라고 해서 나갔다. 이탈리아 로마시에는 현대 경찰 순찰차가 등장했다.

그리고 1986년에 그랜저, 아산이 유치한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에 거의 국민차인 쏘나타가 탄생했다. 필자도 ‘쏘2’ 차주였었다. 1991년에 이미 전기차를 개발했고 1994년에 연 생산 100만대를 돌파한다. 1998년에 기아자동차를 인수했다. 1999년에는 고급차 에쿠스와 EF쏘나타를 내놓았고 현대-기아는 글로벌 11위에 올랐다.

정몽구의 현대차

1996년에 정몽구 회장이 현대차를 맡는다. IMF 사태로 잠시 적자경영이었던 현대차는 바로 4천억 원의 흑자를 냈고 2000년 현대그룹에서 계열분리되면서 혼란했던 때에도 6700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2001년 매출 20조를 달성하고 순익 1조 원 시대를 열었다. 정몽구 회장 체제가 시작된지 10년 만인 2006년에 글로벌 6위에 진입했다. 2008년에 제네시스가 태어났고 2018년에는 세계 최초로 차세대 수소전기차를 공개했다.

오늘날의 현대모비스인 현대정공을 성공적으로 키웠던 정몽구 회장 체제의 현대차에서는 품질 경영이 특히 강조되었다. 정몽구 회장은 청년 시절부터 현대자동차써비스 공장에서 잔뼈가 굵어 소비자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가장 잘 아는 사람이다. 그리고 현대가 만든 자동차의 장단점도 훤히 꿰었다. 현대차 수장으로서 품질을 강조한 것은 당연했다.

1998년 9월 미국에 도입한 ‘10년간 10만 마일 무상보증’은 단순한 파격 마케팅 기법이 아니라 품질에 대한 각오였다. 당시 포드와 GM은 3년간 3만6천 마일, 토요타는 5년간 6만 마일이었다. 당연히 미국 소비자들의 현대차에 대한 인식이 변했다. 2006년에 미국 소비자조사업체 ‘JD파워’ 신차 품질조사 일반브랜드 부문에서 첫 1위를 기록했다. 1998년에는 최하위였었다.

2015년 제네시스가 독립 브랜드로 탄생했다. 현대-기아는 2016년에 토요타와 폭스바겐에 이은 글로벌 3위에 올랐다. 2019년에는 약 600만대를 판매해서 GM(630)에 이은 글로벌 5위다. 포드(440)가 그 뒤를 따른다.

현대차의 성장 역사는 현대중공업의 성장 역사만큼이나 한 편의 드라마다. 자동차라는 물건의 특성상 사회적 파급효과가 더 커서 현대차는 훨씬 더 큰 기업이 되었고 아산이 일군 현대의 DNA가 대표적으로 이어져 내려오는 기업이다. 한국 경제의 기존 구조를 규정짓는 기업이기도 하다. 포스텍의 송호근 교수는 현대차그룹의 성장과정이 한국 제조업의 역사이며 아산의 일대기 자체가 한국 산업화의 스토리이고 현대라는 재벌의 강점과 허점이 그대로 한국경제의 내부구조로 이전되었다고 본다(가 보지 않은 길, 44).

아산재단 정몽준 이사장의 책 제목은 ‘나의 도전 나의 열정’이다. 아산의 일대기와 현대차의 역사를 관류하는 두 개념이 바로 ‘열정’과 ‘도전’이다. 토요타가 가장 경계했다는 이른바 ‘한다이~정신’이다. 송호근 교수는 이 두 개념이 고성장 시대 한국의 사회심리적 기(氣)였다고 해석한다. 과감한 결단과 강한 리더십, 뛰어난 경영능력과 실행능력, 그리고 우수한 노동력을 합친 진취적 추진력이 성장동력으로 이어졌다(위의 책, 47).

현대, 현대차의 열정과 도전은 한국 산업화의 심정적 자산과 같았고 오너, 경영자, 중간관리자, 노동자를 하나로 연결해 주는 단결과 연결의 고리, 일종의 긍정적 담합으로서 1987년까지 이어졌던 이른바 ‘합심의 시대’를 이끈 정신적 유전자였다(위의 책, 48~49).

글로벌 현대차

현대차가 수출을 시작한 것은 1976년이고 해외에 직접 진출한 것은 1983년 캐나다 현지법인 설립이다. 1985년에 드디어 미국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해외 공장은 1997년 터키, 기아차를 인수했던 1998년에 인도, 2000년에 러시아, 2008년에 체코, 2012년에 브라질 등에 공장을 지었다. 이제 현대차는 세계 거의 전 지역에 진출해 있다. 자동차를 ‘달리는 국기’라고 불렀던 진정한 글로벌 한국인 아산의 글로벌 유전자를 가진 대표 기업이다.

현대차는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 중국의 북경에도 북경기차와 합작으로 2002년에 공장을 지었다. 새로 지은 것은 아니고 북경기차의 공장을 현대화한 것이다. 중국은 상하이자동차와 폭스바겐이 합작을 한 사례가 그 전에 있었는데 현대차와의 합작은 중국의 WTO 가입 이후 첫 사례다. 그러나 2016년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타격을 크게 받았다.

대망의 미국 현지 공장은 2005년 앨라배마 주 몽고메리에 완공되었다. 17억 달러가 투입되었는데 약 3천 명을 고용한다. 산업시설이 변변치 않던 곳에 살던 현지 주민들은 현대차 공장에서 일하는 가족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고(미국인들은 전통적으로 자동차 공장 일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그 때문에 현대차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지역경제가 활성화 되었음은 물론이다.

이제 글로벌 현대차는 시가총액 5위 권, 기아차는 시가총액 20위 권에 든다. 2019년 매출은 각각 105조8천억 원, 58조1천억 원이다. 현대모비스의 매출이 38조 원을 넘어서면서 그룹 내 3사 전체 매출 200조 원 시대를 열었다. 정몽구 회장은 2020년 7월에 헨리 포드, 알프레드 슬론, 코트리브 다임러, 엔조 페라리 등이 올라있는 미국 자동차 명예의 전당(Automotive Hall of Fame)에 헌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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