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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제도 개선]소규모·부실 운용사 대거 퇴출 위기사모 한파에 자기자본 축소…4월 퇴출 '분수령' 되나

허인혜 기자공개 2020-02-18 07:58:41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4일 15:4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자본금 7억원 미만의 소규모·부실 운용사에 대해 금감원 검사와 제재심의위원회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바로 퇴출시키는 등록말소 제도를 도입하면서 소규모 부실 운용사가 대거 퇴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문사모운용사 설립요건 10억원에 맞춰 출항한 소규모 운용사들 중 적자 지속으로 자본금 7억원에 근접하거나 그보다 낮아진 자산운용사가 이미 많다.

수탁고에 비례한 손해배상 자본도 추가로 적립해야 해 자산운용사마다 퇴출 기준 최소유지자본금도 달라진다. 인력요건 미충족사도 패스트트랙 대상에 포함돼 3인 이상의 펀드 매니저를 확보하지 못한 채 주먹구구식 영업을 해왔던 자산운용사들도 퇴출 위기에 놓였다. 검사와 제재심을 거치면 퇴출에 1년 이상이 소요됐지만 패스트트랙이 시작되면 빠르면 한 달 만에 자산운용사 폐업이 이뤄진다.

◇자기자본금 7억·펀드 매니저 3인 충족 못하면 2달 내 '퇴출'

14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와 금감원은 자본금 7억원 미만의 소규모·부실 운용사에 대해 검사와 제재심 없이 최대 두 달 이내에 퇴출시키는 전문사모운용사 등록말소 패스트트랙 제도를 이르면 3월 시행한다.

검사절차 없이 요건 충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 사유, 예컨대 자기자본이나 인력요건 미충족 등이 확실시되면 길게는 1년 이상 소요됐던 검사와 제재심을 거치지 않고 금융위에 상정한다. 이렇게 단계를 축소하면 부실 자산운용사 적발과 퇴출까지 짧으면 한 달, 길면 두 달이 걸린다. 가장 기본적인 기준은 최소유지자본금 7억원과 펀드 매니저 3인 고용이다.

기준점은 7억원이지만 사실상 최소유지자본금은 7억원 이상이다. 최소유지자본금 외에 수탁고에 비례한 자본금을 손해배상을 위해 추가로 적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마다 퇴출의 기준인 최소유지자본금이 달라지는 셈이다. 수탁고가 아예 없는 회사가 아니라면 부담은 현행 7억원을 모두 넘는다.

김정각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정책관은 "최소유지자본금 7억원 외에 수탁고 대비 0.02~0.03%의 손해배상 적립금을 의무적으로 적립해야해 자산운용사마다 의무적인 자본금은 각각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재시 불이익은 완화됐다. 기존 등록취소 제재에서 등록말소 제재를 신설해 규제를 낮췄다. 등록이 말소된 자산운용사에 대해서는 패스트트랙으로 퇴출하되 5년간만 재진입을 제한하기로 했다. 종전에는 업계에 진입이 영구 차단됐었다.


◇4월 소규모·부실 운용사 대거 퇴출될까…자기자본 10억 '위험지대'

문제는 최소유지자본금 기준인 7억원과 전문사모운용사 설립 기준인 10억원 사이 '위험지대'에 놓이거나 10억원을 겨우 넘긴 자산운용사가 적지 않다는 데에 있다. 특히 자본금 10억원으로 자산운용사를 시작했지만 적자 지속으로 자본금이 10억원대 이하인 운용사가 요주의 업체다.

금융투자협회에 등록된 217개의 전문사모운용사 중 2019년 12월 31일 기준 자산총계에서 부채총계를 제한 순자본총계가 10억원 이하인 운용사는 위플러스자산운용, 인피니툼자산운용, 정우자산운용, 에스에이피자산운용, 오라자산운용, 와이앤피자산운용 등 6곳이다. 이들 중 절반은 순자본총계가 5억원 미만에 그쳤다.

순자본총계가 10억원에서 20억원 사이로 경고등이 켜진 운용사는 40곳이다. 이중 25곳은 곳간에 15억원도 채우지 못했다. 전문사모운용사가 2015년 말 19개에서 2019년말 217개로 크게 늘면서 경쟁가도가 심해진 탓이다. 지난해 3분기에만 절반 이상인 113곳의 전문사모운용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이들 업체들이 손해배상 적립금의 부담까지 진다면 위험지대에 진입하는 전문사모운용사는 더욱 늘어난다.

금감원 자산운용검사국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6개월 유예기간이 있었지만 3월 개정안이 시행된다면 7억원 미만 운용사들은 패스트트랙에 포함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자산운용사 '줄퇴출'의 분수령은 4~5월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에 따라 사모펀드 투자 금액이 상향됐고 고위험 금융상품을 은행 등이 팔지 못하게 되면서 소규모 자산운용사들의 자진 포기와 줄도산이 이미 예고된 바였다. 여기에 3월 패스트트랙에 도입되면 한 달 만에 시장에서 쫓겨나는 자산운용사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4월 등장한 코스닥벤처펀드도 퇴출 '트리거'다. 당시 우후죽순 출시된 코스닥벤처펀드가 4월 2년차를 맞는다. 메자닌 발행 2년차에는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폐쇄형 코스닥벤처 펀드의 기준가가 내려간 상황에서 투자자가 풋옵션 행사를 망설일 여지는 크지 않다. 결국 환매 요구에 시달려 문을 닫거나 최소유지자본금을 맞추지 못하는 자산운용사가 불어날 가능성이 높다.

인력 충원도 난제다. 실제로 일부 소규모 자산운용사에서 펀드 운용인력 3인의 최소 기준을 채우지 못해 '가짜 매니저'를 기명 등록했다며 감독당국에 제보와 투서를 넣은 사례도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운용사에서 경영지원팀의 인력을 펀드 운용 인력인 것처럼 등재하거나 이미 퇴사한 운용역의 이름을 남겨둔 채 입을 다물고 있다는 제보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사례를 적발하는 등의 방법으로 인력 부족 자산운용사에게도 퇴출 철퇴를 내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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