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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기단 2.0]안정화 끝 변화 꾀하는 진에어⑤기단 변화 최소화로 리스크 대응…리스전략 금융→운용으로 선회

허인혜 기자공개 2024-04-15 07:37:38

[편집자주]

기단(機團·fleet)은 항공사의 위상을 담고 전망을 보여준다. 기단의 규모에 따라 항공사의 크기가 갈리고 기종에 따라 전략이 달라진다. 최근 성장과 재편의 시기를 맞은 국내 항공업계도 기단에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과거에는 대형 항공사(FSC)냐, 저비용 항공사(LCC)냐에 순응해 기단과 기체의 규모를 맞췄다면 이제는 LCC도 대형 기단을 꿈꾸고 FSC도 가벼운 비행기를 사들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만남에 발맞춘 항공업계의 기재 개편도 한창이다. 더벨이 2.0 시대를 연 항공업계의 기단 포트폴리오와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2일 08: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마다 키워드가 있다면 저비용 항공사(LCC) 업계는 '기단 확대'를 핵심 전략으로 꼽을만 하다. 2022년 이후부터 기단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규모도 적지 않다. 각 항공사별로 수십대의 새 항공기 도입을 목표하는 중이다.

트렌드를 쫓지 않는 것도 전략일 수 있다. 진에어는 다른 LCC, 특히 톱3 항공사들과 비교하면 기단의 대대적인 확대를 꾀하지는 않았다. 항공기 대수를 크게 늘리기보다 효율화에 주력했다. 그 안에서는 리스 전략을 선회해 변화를 꾀했다.

물론 기업은 이단아로만 남아서는 안 되고 수익성으로 전략의 효율성을 증명해야 한다. 진에어는 다른 전략의 효과를 지난해 영업이익과 매출원가율로 꽤 잘 증명해 냈다. 리스 전략도 차근히 바꿔 재무 부담도 축소했다. 자신감을 발판삼아 올해 4대의 항공기를 신규 도입한다.

◇천천히 기단 키우는 진에어, 보유 기종은 '보잉'

진에어는 현재 28대의 항공기를 운영 중이다. 2022년 말 26대, 지난해 27대, 올해 28대로 해마다 한 대씩 늘렸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는 국토교통부의 제재를 받아 기재를 늘리지 않았다. 제재가 풀리면 기단을 빠르게 30대 수준으로 늘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즉각적인 행동에 나서지는 않았다.

펜데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 기간 항공기를 늘린 곳은 국제적으로도 거의 없고 보유한 기단도 다 띄우지 못했던 시기다. 진에어도 매출액 하락을 겪었고 추가 기재를 확보할 이유가 마땅치 않았다.

다만 엔데믹 기점으로 불리는 지난해에도 기재 수의 변화가 크지 않았다. 6월 1대를 도입했다. 올해 B737-8 1대를 들였고 같은 기종의 추가 도입을 앞두고 있다. 규모가 서서히 커졌지만 타사와 비교하면 속도를 조절 중이다.
진에어 여객기. 사진=진에어
또 다른 점은 톱3 항공사 중 두 곳은 기단의 대대적인 확충 계획을 세운 반면 진에어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모두 대규모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제주항공은 2027년까지 50대로 기재를 늘리고 티웨이항공도 에어버스 중장거리 기종 중심의 확대가 예정돼 있다.

진에어는 대한항공 기재를 재임대하는 만큼 굳이 대규모 기재를 미리 잡아둘 이유가 없다. 기단은 모두 보잉사의 항공기로 구성돼 있다. 대한항공이 보잉사 이용 비중이 높아 영향을 받았다. 737을 주로 활용해 단일기종의 효과도 노리고 있다. 대형기인 777 4대를 병행한다.

◇매출원가율 변화는

고정비와 변동비 지출 변화를 최소화하는 가장 간단한 길은 기단 규모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만큼 연료비 등의 지출도 상대적으로 변동이 적다.

지난해 진에어의 매출원가율은 78.1% 수준이다. 다른 LCC들의 매출원가율은 대체로 80%가 넘고 단일기종 전략을 쓰는 제주항공이 규모의 경제 효과로 매출원가율 70%~80%초를 유지하고 있다. 매출원가율로 비교하면 진에어의 전략이 적중한 것으로 보인다.


연료비 추이는 펜데믹 전후를 비교해볼 만하다. 지난해 진에어는 3773억원을 비행기의 기름값으로 썼다. 전년 2190억원 대비 72.3% 늘어난 수치지만 환경 변화를 고려하면 크게 의미가 있는 변동은 아니다. 펜데믹 영향이 미치지 않았던 2018년 2953억원을 지출했다. 이 사이 항공기가 두 대 늘어났고 엔데믹 후 여행 수요가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변동성이 크지 않다.

원가 관리를 잘한 덕은 전년 영업이익으로 증명된다. 진에어는 지난해 매출액 1조2772억원, 영업이익 1816억원, 당기순이익 1358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4%로 역시 역대 최대다. 1분기 영업이익도 시장 컨센서스인 약 8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했다.

◇금융리스에서 운용리스로, 리스전략 선회

항공사들이 비행기를 모두 사서 운영하는 건 불가능에 앞서 비효율적이다. 직접구매도 병행하지만 대체로 항공기를 빌려 운항한다. 금융리스와 운용리스로 구분된다. 소유권과 임대료 지급 방식 등에 차이가 있다. 금융리스는 항공기를 긴 기간 할부로 구매하는 효과고, 운용리스는 일정 기간 사용료를 내고 항공기를 빌리는 개념이다.

대부분의 LCC가 운용리스를 주로 활용한다. 초기비용과 장기 계약의 부담 때문이다. 항공기 값의 일부를 우선 내고 나머지를 할부로 지불하는 금융리스 대비 운용리스는 초기 부담이 적다. 예치금이 있지만 돌려주고 계약기간이 3~6년 수준으로 짧다. 자동차나 항공기나 장기간 이용하면 그만큼 수명과 이용가치가 줄어든다.

여기에 2019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6) 이전에는 운용리스가 부채로 잡히지 않았다. 현재는 이점이 사라졌지만 진에어는 연착륙 효과를 누렸다. 금융리스와 운용리스를 병행하면서 IFRS16의 타격을 비교적 덜 받은 바 있다.

진에어의 경우 대한항공으로부터 항공기를 빌려 운영하지만 금융리스로 인식된 계약이 일부 있었다. 금융리스로 분류되는 기준 중 기초자산의 소유권이 이전되지 않더라도 빌리는 기간이 경제적 내용연수(경제적으로 사용 가능한 연수)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경우가 있어서다. 소유권을 받지는 않더라도 사용 가능한 기간 대부분을 임차인이 썼기 때문에 사실상의 금융리스로 분류한다.


현재 진에어는 28대의 운용 방식을 모두 운용리스로 맞췄다고 설명했다. 일부 금융리스 계약을 맺었던 항공기의 계약이 만료되면서 운용리스로 바꿨다. 진에어는 2020년 이후 맺은 22대의 신규·연장 계약을 모두 운용리스로 체결했다.

금융과 운용리스 각각 장점이 있지만 LCC 대부분이 운용리스를 채택한 점을 고려하면 업계는 더 적합한 전략이 운용리스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도 새로 체결한 계약을 운용리스로 선회하면서 초기비용 지출을 줄였다. 임대 계약 기간도 줄어 현금 회전, 전략 변화 등에도 더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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