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에 꽂힌 IB, 제안서 몸값 '최대 6조' [빅히트 IPO]증권 3사 공격적 밸류…업계 전망치 3조대 '훌쩍'
양정우 기자공개 2020-02-20 14:19:22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8일 16: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를 둘러싼 주관사 경쟁이 격화되면서 증권사마다 파격적 내용을 담은 제안서를 제출했다. 주관사 후보는 상장 밸류로 최대 6조원을 책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JYP엔터테인먼트와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상장 엔터사는 시가총액이 1조원에도 못 미치고 있다.IB업계에선 연예 기획사로서 차별된 사업 모델과 방탄소년단(BTS)의 글로벌 팬덤을 높이 사고 있다. 물론 빅딜을 놓고 주관사 경쟁이 과열되면 상장예비기업에 대해 과감한 밸류에이션을 단행한다. 이런 경향을 감안해도 시장 전망치를 이례적으로 뛰어넘었다는 평가다. 증권사마다 랜드마크 딜인 빅히트 IPO를 따내고자 사활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IB, 상장 밸류 6조원도 제시…랜드마크 딜 사활 건 경쟁
IB업계에 따르면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는 지난주 상장주관사 제안서를 접수한 뒤 주관사 프레젠테이션을 단행했다. 제안서를 제출한 주관사 후보는 빅히트의 상장 밸류로 4조~6조원을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3곳이 PT를 마친 국내 증권사다.
그간 빅히트의 상장 밸류는 3조원 안팎이 거론돼 왔다. 지난해 실적과 국내 엔터 상장사의 주가수익비율(PER 30~40배 수준)을 감안한 규모다. 근래 들어 빅히트의 재무적투자자(FI) 간 손바뀜이 이어졌을 때 책정된 투자 밸류가 1조원 수준이었다. 불과 2년 새 몸값이 큰 폭으로 치솟은 셈이다.
물론 증권사 IB가 주관사 제안서에 적시한 상장 밸류는 시장 몸값과 괴리가 있다. 투자자로서 시장가격을 찾고자 프라이싱에 나선 게 아니라 몸값 극대화를 위한 밸류에이션을 시도하기 때문이다. 증권업계가 모두 탐내는 화려한 빅딜일수록 제안서상 밸류가 껑충 뛰기도 한다.
하지만 빅히트 IPO의 경우 유독 시장의 기존 평가와 주관사 후보의 진단이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주관사 입찰제안서(RFP)를 받아든 증권사와 다르게 시장에선 비상장사로서 정보 공개가 제한된 빅히트에서 놓친 대목이 있을 수 있다. 여기에 증권사마다 빅히트의 IPO 파트너가 되고자 최대한 공격적인 밸류에이션을 제시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상장 몸값을 가장 높이 쓴 증권사가 상장주관사로 반드시 뽑히는 건 아니다. PT 자리에서 직접 모습을 드러낸 방시혁 대표는 비전을 제시하면서도 냉철한 진단을 내리는 오너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상장 밸류로 도출하는 설득력있는 접근법에 후한 점수를 내릴 것으로 관측된다.
◇피어그룹에 해외 기업 동원…"빅히트 실적, 기존 엔터사 압도"
빅히트의 상장주관사를 노리는 증권사는 일제히 글로벌 기업 분석에 매달려 왔다. 밸류에이션 과정에서 국내 상장 엔터사는 피어그룹(비교기업)으로 적당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월드 클래스' 그룹 BTS의 가치를 담으려면 글로벌 기업을 잣대로 기업가치를 책정해야 한다는 판단이었다.
물론 글로벌 기업 가운데 빅히트의 비교 대상을 찾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해외에선 국내 엔터사처럼 아이돌 그룹 육성(인큐베이팅)을 사업 모델로 삼는 기업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장주관사 후보는 빠짐없이 글로벌 기업을 빅히트의 피어그룹으로 제시했다. PT에 참여한 증권사가 모두 글로벌 기업을 토대로 4조~6조원 수준의 상장 밸류를 이끌어낸 것으로 파악됐다. 단순히 해외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아니라 글로벌 공룡 기업과 가장 '핫' 콘텐츠 업체가 대거 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BTS는 단순히 뮤지션이 아닌 글로벌 문화콘텐츠로 여겨진다. 음반과 음원을 통한 수익 창출에 그치지 않고 콘텐츠 비즈니스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LOVE YOURSELF-HER'와 'LOVE YOURSELF-WONDER', 'LOVE YOURSELF-TEAR' 등 BTS의 주요 앨범이 서사 구조로 짜여진 것도 빅히트만의 콘텐츠 기획력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빅히트의 연결기준(K-IFRS)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879억원, 975억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K-IFRS 3014억원, 798억원)과 비교해 각각 95%, 17% 가량 늘어났다. 영업이익 규모는 국내 엔터사 '빅3'의 실적(컨센서스 기준)을 모두 합한 것보다 많은 수치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양정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 MNC솔루션 고속성장, 'K-방산' 피어그룹 압도
- [IPO 모니터]'자진 철회' 에이스엔지니어링, 상장 행선지 바꾸나
- [IB 풍향계]위기설 '해프닝' 롯데, 조달 전선 영향은
- [IB 풍향계]발해인프라 IPO 속행...KB증권 해외 세일즈 파워 '입증'
- [IPO 모니터]'위성 스타트업' 텔레픽스, '미래에셋'으로 주관사 교체
- [토스 IPO]'미국행' 본격 시동, 외국계 주관사 선정 착수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한국증권, 지분매각 잭팟…증권사 잔치 속 진짜 승자
- 미래에셋 전문경영인 1.0 시대, 조직개편 키워드 '성과 중심'
- [IB 풍향계]미래에셋 달라진 접근법…뎁은 'no' 에쿼티는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