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옥석가리기]큐라티스, 1.2조 결핵백신 텀시트 계약 실체는예상 수출액 추산 기반 위탁판매계약 성격…"여타 L/O 거래와는 달라"
서은내 기자공개 2020-02-20 08:08:16
[편집자주]
제2의 바이오 투자 붐이 일고 있다. 한국 경제를 이끌 마지막 성장 동력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수의 바이오 업체들은 국내 IPO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을 활용해 한 단계 도약을 꿈꾸고 있다. 업계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더벨이 '옥석'을 가려보기로 했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9일 16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결핵백신' 개발업체 큐라티스의 상장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큐라티스가 작년 해외 제약사와 맺은 1조2000억원 규모의 결핵백신 수출 계약에도 관심이 쏠린다. 브릿지바이오나 알테오젠 등 여타 바이오 업체들이 맺은 기술이전(L/O)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본계약이 아닌 텀시트(term-sheet) 계약인 만큼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500억원 규모의 프리IPO 펀딩을 진행 중인 큐라티스는 오는 4월경 코스닥 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회사는 설립 후 3년 반 만인 작년 연말 인도네시아 국영기업 바이오파마(PT Biofarma)와 성인 및 청소년 결핵백신(QTP101)의 라이선스와 독점판권을 규정하는 텀시트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기술성평가를 A, A로 통과하며 제약바이오 및 투자업계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큐라티스는 결핵백신 분야 권위자인 신성재 연세대 교수를 핵심 인력으로 삼고 LG생명과학 출신 조관구 대표가 2016년 만든 회사다. 연세대의료원 내 벤처로 시작했으며 해외에서 결핵백신 기술 QTP101을 도입해 2017년 말 국내에서 성인 대상 결핵백신 임상 2a상을 시작했으며 마무리 단계에 와있다. 청소년 대상 국내 임상 1상도 진행 중이다.
◇조관구 대표 사업적 안목으로 해외 판로 확보
신생 벤처인 큐라티스를 바라보는 시선은 둘로 갈린다. 빠른 속도로 신약개발을 진행시키고 해외 국영 기업과 수출 텀싯을 체결하며 기술력을 입증하고 향후 제품 판매의 채널을 확보했다는 점, 기술성평가까지 잇달아 통과한 점은 플러스 요인이다. 다만 아직까지 수출에 대한 본계약이 체결 전이므로 실현 가능성을 구체화하기 어렵다는 것과 조단위 계약의 정확한 성격이 밝혀지지 않은데 따른 과대 평가 가능성 등이 마이너스 요인으로 언급된다.
큐라티스가 빠르게 결핵 백신 신약 개발을 진행시킨 데에는 결핵 백신이란 아이템 자체의 특수성이 주효했다. 우리 나라는 전세계에서 결핵 발병률이 1위로 꼽힌다. 경제 수준으로 보면 선진국의 반열에 이르렀음에도 결핵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질병관리본부에서도 큐라티스의 백신 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핵백신의 사업적 아이템을 일찌기 엿본 조관구 큐라티스 대표의 안목과 사업수완도 한몫했다. 한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공익적인 측면에서 결핵 백신은 국내에서 개발되는 다른 신약 분야와 다르게 빠르게 개발이 진행될 가능성이 큰 영역"이라며 "조관구 큐라티스 대표가 이같은 아이템 가치를 잘 예측해 빠르게 개발을 진행함으로써 회사 가치를 높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조관구 대표는 연구 쪽 커리어 보다는 사업가로서의 명성을 구축했다. 큐라티스 창업 전까지 동물의약품, CRO 사업을 위주로 한 경력을 이어왔다. 서울대학교에서 수의학을 전공하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LG생명과학에서 14년간 영업, 마케팅, 관리직을 역임했으며 주로 동물의약품 사업부에 몸담았다. 이후 쥴릭파마코리아에서 사업개발을 담당했으며 임상대행사업을 이끌었다. 글로벌 전임상 CRO(위탁임상서비스) 업체 엔비고(옛 할란코리아) 대표를 거쳐 큐라티스를 창업했다.
해외 수출 텀싯 계약을 맺기까지 최유화 큐라티스 임상개발 및 사업개발 담당 상무의 역할도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상 프로토콜 설계, 환자 모집, 인허가 해외 이머징 국가와의 파트너링에서 능력을 발휘하며 사업을 진행시키는 리더십이 엿보였다.

◇조단위 계약 규모는 예상 판매액 성격 강해, 본계약은 아직 진행 중
큐라티스의 결핵백신 QTP 101은 2017년 미국 이드리(IDRI)라는 감염질환 연구 비영리연구재단으로부터 아시아 등 다수 국가에 대한 전용실시권을 도입한 후보 물질이다. 이드리는 당시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결핵백신을 개발하고 있었으며 연세대 의료원 내에서 공동연구를 진행하면서 국내에도 해당 기술이 소개됐다. 조 대표는 이 기술로 아시아 지역 사업화를 추진하기로 했고 이드리는 미국과 이머징 국가 중심, 큐라티스는 기타 아시아 지역을 개발하는 투트랙 전략을 세웠다.
작년 11월 맺은 대규모 수출 텀싯 체결은 국내 임상2상 진행 도중 이드리로부터 가져온 권리(QTP101) 가운데 인도네시아 지역에서의 판매 권리를 다시 서브 라이선싱한 건이다. 큐라티스는 해당 내용을 발표하면서 향후 계약에 따라 총 계약 규모가 1조2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으며 그밖의 업프론트나 마일스톤 규모 등은 비공개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문제는 큐라티스 계약 건이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하면서 일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결핵백신 수출 내용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고 라이선스 아웃(L/O) 즉, 기술 수출의 의미를 담은 1조원대 계약으로 시장에 알려졌다. 텀싯 계약의 불확실성을 고려하지 않은 확정적인 계약 체결로 여겨진다는 점에서 투자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얘기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텀싯 계약은 일반적으로 구속력이 없으며 본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주요 조건을 정리한 합의"라며 "큐라티스의 계약 내용상 다른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1조원대 기술이전 딜과는 구분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확히 말하면 큐라티스의 계약은 인도네시아에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위탁판매계약의 성격이 강하며 향후 기술이전에 대한 옵션을 포함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기술이전이 결합된 위탁판매계약'이다. 일반적인 기술수출 계약의 총 계약규모는 업프론트(선급계약금)에 마일스톤(단계별 수령액), 로열티 등 3가지가 중심을 이룬다.
큐라티스의 1조2000억원은 이같은 일반적 기술에 대한 수취 요소를 합한 것이 아니다. 향후 일정 기간 동안 판매할 백신 제품의 총 기대 판매액의 추산이 핵심인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가격에 인도네시아 인구, 기간을 곱한 수치다. 결핵 분야 만이 아닌 전체 백신 시장 규모로 볼 때 인도네시아는 시장 규모는 약 3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인도네시아에서의 임상을 큐라티스가 직접 진행하며 허가 후 큐라티스가 국내에서 직접 생산한 완제품을 인도네시아에 수출하는 형식이다. 예상 수출액의 추정치인 셈이다. 큐라티스는 작년 5월부터 충북 오송에 연간 200만 도스 액상 및 동결거조 주사제 생산 시설을 짓기 시작해 조만간 완공을 앞두고 있다.
백신개발 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기업이 판매에 대한 확실한 관심을 받은 것으로 안다"며 "다만 1조2000억원이라는 규모 자체는 계약 상대방이 기술에 대해 총 지불할 의사가 있는 액수가 아닌 예상 판매액을 따진 것이므로 계약기간을 감안할 때 일반 기술이전만큼의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본계약을 맺기 위한 과정은 진행 중이다. 큐라티스 관계자는 "업프론트나 마일스톤 등이 확정됐으며 상반기 내로 본계약을 마무리 지을 것이며 기타 다른 국가에 대한 수출 계약 역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큐라티스 창업의 일등공신인 사내이사 신성재 연세대의대 교수나 창업 초기부터 사내이사로 회사 틀을 닦아온 김순웅 변리사, 오명열 부사장이 모두 작년 말 등기임원직을 사임했다. 2016년 설립 이후 감사는 세 차례 바뀌었다. 최근 신임 감사로 이우용 씨가 선임됐다.
큐라티스 관계자는 "신성재 교수는 등기임원에서는 내려왔으나 큐라티스 개발 과제에 대해 외부에서 이전보다 더 많은 지원과 자문 역할을 해주고 있다"며 "다른 이사진들은 개적인 사유에 따른 것일 뿐 특별한 구성 변동은 없다"고 전했다.
큐라티스는 최근 CFO로 민용기 상무가 새로 합류해 등기임원에 오르면서 상장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에서 큐라티스와 비교할만한 피어그룹으로는 콜레라 등 감염병 예방백신 개발 상장사인 유바이오로직스가 꼽힌다. 유바이오로직스의 현재 시가 총액은 약 1800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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