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플러스에셋 IPO 도전] 스카이레이크, RCPS 보통주 전환 '가닥'②상장 후 주가 상승 따른 차익실현 기대…불완전판매율·매출액 등 '긍정적' 평가
손현지 기자공개 2020-03-03 11:01:44
[편집자주]
독립보험대리점(GA)의 대표 주자인 에이플러스에셋이 코스닥 기업공개(IPO)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IPO를 위한 지난 2년 여간의 노력의 결실이 임박한 것이다. '1호 상장사 GA'의 탄생은 곧 보험시장에서 존재감이 커진 GA가 주식시장에서 처음으로 밸류에이션을 평가받는 순간을 의미하기도 한다.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 사업성을 검증받게 될 에이플러스에셋의 상황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5일 08: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PEF)운용사인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의 투자 의지가 에이플러스에셋 기업공개(IPO)의 성패 여부를 결정할 것이란 분석은 2017년 계약초기 설정했던 투자 옵션 때문이다.스카이레이크는 2017년 에이플러스에셋에 500억원을 투자했다. 2016년부터 '10호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하며 투자처를 물색하던 중 GA의 성장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다만 향후 IPO를 통해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전제로 하려면 에이플러스에셋이 지닌 순환출자 문제를 해결하는 게 급선무였다. 이에 투자구조를 까다롭게 설정하기 시작했다.
◇메자닌 위주의 투자구조…순환출자 해결
보통주보다는 메자닌 위주로 투자 구조를 짜도록 했다. 에이플러스에셋이 투자금(500억원)으로 무보증 분리형 사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 200억원)과 상환전환우선주(RCPS, 190억원), 구주(100억원) 등을 발행토록 했다. 그리고 2017년 5월 이를 스카이레이크가 다시 전량 매입했다. 먼저 BW는 2018년부터해서 작년 상반기까지 전액 상환됐다. 표면이자율은 1%, 만기보장 수익률은 연 4% 복리다. 만기는 100억 원씩 2018년 5월과 2019년 5월이었다.
BW와 RCPS에 400억 원을 투자하고 남은 100억원은 구주(9.21%)지분 인수에 활용했다.에이플러스에셋은 자회사인 에이플러스라이프와 에이플러스리얼티가 모회사 지분을 각 7.28%, 1.93%씩 들고 있는 순환출자 구조였다. 스카이레이크는 자회사(에이플러스라이프, 에이플러스리얼티)가 들고 있는 지분(주식)을 인수했다.
다소 복잡해 보이지만 위와 같은 거래 구조는 순환출자 이슈를 피할 수 있는 방책이었다. 순환출자 문제는 향후 상장시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법률 위반으로 지적할 수 있는 사항이었기 때문이다.
2017년 자회사가 들고있던 지분율은 9.2%다. 이를 100억원에 인수했다는 사실을 역산하면 스카이레이크는 이 회사의 지분 가치를 1086억원으로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RCPS 인수가로 계산한다면 1300억원 수준으로 순차입금 120억원 가량을 더하면 기업가치를 1300억~1400억 원 정도로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보험대리점 특성상 일반적인 기업가치 평가 방식 적용이 어렵겠지만 재무제표 상 드러난 기업가치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배수는 11.5~13배 정도에 달한다는 해석이다.
◇스카이레이크의 선택 '계약 연장'…주가상승 기대
현재 스카이레이크의 엑시트 조건으로 불확실한 요소는 RCPS가 꼽힌다. RCPS는 두 가지 옵션을 지닌다. 채권처럼 만기 때 투자금 상환을 요청할 수 있는 '상환권'과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권' 등 선택지는 두 개다. RCPS는 일반적인 보통주와는 달리 매각대금 분배에 유리한 권리를 지니는 우선권을 가지고 있다.
RCPS는 국제회계기준(IFRS)상 부채로 분류되지만 회사가 상환권을 가지면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상환청구기간은 투자시점으로부터 3년 이후부터 시작되도록 설정했다. 즉 상환청구기간은 오는 6월 초부터 시작된다. 4개월이 채 남지 않았다.
IPO 일정이 지연되거나 차질이 생기거나 지연되면 스카이레이크는 RCPS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긴다. 당초 에이플러스에셋은 스카이레이크와 투자시점으로부터 3년 이내(2020년 6월 28일)에 IPO를 하기로 약정을 맺었는데 현재의 IPO진행 과정으로 봐서는 하반기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조건이 까다롭긴 하지만 에이플러스에셋이 조기에 RCPS 상환을 요구할 수도 있다. 1년 이내에 상환을 요구할 경우 상환가액이 연 12%의 복리를 적용하고, 1~2년 내에 상환할 경우 10%의 복리를, 2~3년 이내에 상환하면 연 8%의 복리를 적용한다. 만일 이럴 경우 에이플러스에셋은 IPO를 마무리짓기 위해 새로운 투자자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반대로 RCPS를 보통주로 전환해 차익을 챙기는 방법도 있다. 계약 당시 RCPS 보통주 조건 기한을 발행일로 부터 10년으로 설정해 넣었다. IPO 후 주가가 오르면 투자자에게 유리한 편이다. 회사채 이자보다 높은 배당수익률을 약속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울러 IPO시 공모단가가 예상보다 낮게 형성된다면 RCPS 발행가(6500원)에 내부수익률(IRR)을 연 12%를 곱한 가격에 전환가액을 조정할 수 있다는 조항도 넣었다. 만약 IPO를 의도적으로 회피한다면 에이플러스에셋은 해당 조항에 따라 IRR 연 20% 수준으로 전환가액을 조정, 스카이레이크에 손해보장을 해줘야 한다.
스카이레이크는 IPO 일정 지연에도 RCPS 190억원어치를 회수하지 않고 보통주로 전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주가상승을 통한 차익실현을 기대키로 한 것이다. 사실상 목표수익률은 재무상태가 어느 정도 확정이 되야 가늠이 가능하다. 오는 3월 회계결산 재무제표 확정을 통해 이익확정할 예정인데 이를 통해 공모가 밴드도 추산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스카이레이크 관계자는 "보험업 밸류에이션을 판가름하는 불완전판매율이 업계 우위 수준에 있으며 매출액도 매년 증가 추세"라며 "RCPS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IR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매출액 대표 지표인 보험판매수수료도 꾸준한 상승세다. 작년 9월 말(1697억원)으로 전년동기(1496억원) 대비 증가했다. 실제로 에이플러스에셋의 비교기업의 주가 역시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에이플러스에셋의 우호적인 밸류에이션 형성에 긍정적인 신호라는 해석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당기순이익을 단순 연환산하고 비교기업(영국 에이온, 미국 마쉬앤드맥레넌컴퍼니) 멀티플 가운데 다소 보수적인 벨류에이션을 적용할 경우 에이플러스에셋의 지분가치는 2600억원 정도 도출된다. 스카이레이크가 2017년 에이플러스에셋 구주를 매입할 당시 지분가치는 1086억원 정도다. 2년 새 벌써 지분가치가 두 배 이상 오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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