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거버넌스 개선 논의 본격화 [지배구조 분석]이달 13일 이사회서 관련 안건 다뤄, 국민연금 행보 의식 관측도
김경태 기자공개 2020-02-28 08:21:43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7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는 국내 타이어제조사 중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고 글로벌시장에서도 내로라하는 기업이다. 안정적인 실적과 우량한 재무구조는 자랑할만하지만, 지배구조에 관해서는 당당하게 고개를 들기 힘들었다. 여러 지적이 잇달아 나오기도 했다.그간 한국타이어는 지배구조 개선에 미온적으로 비춰졌지만, 앞으로는 달라진 모습을 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열린 이사회에서 관련 내용을 논의하면서 변화의 움직임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조만간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고 과감하게 실천해, 투자자와 주주들도 만족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사회서 지배구조 개선·정도경영 강화 방안 논의
한국타이어는 이달 13일 올해 들어 두 번째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대표이사인 이수일 사장 외에 사외이사인 조충환 전 한국타이어 부회장, 홍성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창화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가 참석했다. 이사회 구성원 중 오너 2세인 조현범 사장은 유일하게 불참했다.
이사회에서는 작년 4분기 연결 실적과, 2020년 사업계획 등에 대한 보고를 비롯한 다수의 의안이 다뤄졌고 참석 이사 모두 찬성해 가결됐다. 특히 눈길을 끄는 안건은 '기업지배구조 및 정도경영 강화 방안'이다. 이같은 이름의 안건이 올라온 것은 사실상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안건과 관련해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이사회 안건에 대해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사회에서 지배구조와 정도경영을 다룬 데는 최근 수년간 불거진 일들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대표이사인 조 사장이 구속 기소되는 일이 있었다. 2018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2018년 한국타이어를 상대로 특별 세무조사를 했고, 작년 1월 검찰에 해외 법인 등을 통한 세금 탈루 내용 등을 고발했다. 검찰은 국세청의 고발과는 별개로 오너 개인 비리를 수사했다. 검찰은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이사를 구속 기소했다. 그의 형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도 재판을 받고 있다.
또 그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사익편취 규제와 관련해 여러 차례 지적을 받았다는 점도 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지배구조를 보면 주력사 한국타이어에 대한 오너일가의 지배력은 확고하고 크게 문제 될 부분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오너일가의 개인 회사로 눈을 돌려보면 지배구조가 깔끔히 정리되지는 않은 상태다. 조 부회장과 조 사장을 비롯한 오너 2세들이 지분을 보유한 개인회사들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네트웍스(옛 엠프론티어), 아노텐금산, 신양관광개발, 에프더블유에스(FWS)투자자문 등이다. 이들은 그룹 계열사들과 내부거래를 이어오고 있다.
앞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정도경영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성과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이런 부분에 대한 개선이 불가피하다.
일각에서는 한국타이어가 국민연금공단의 행보에 영향을 받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국민연금은 이달 7일 상장사 56곳의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삼성전자와 SK, 포스코 등 굴지의 기업들이 포함됐는데 한국테크놀로지그룹㈜과 한국타이어도 사정권에 들어갔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과 한국타이어 2곳 모두 특수관계자들의 지배력이 높아 주총 안건 통과에는 무리가 없을 수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안건에 반대하면서 다른 주주들도 이에 결집하게 된다면 향후 부담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이를 고려해 이달 13일 이사회에서 지배구조 개선과 정도경영 강화 방안을 다뤘다는 관측이다.
◇지배구조보고서 핵심지표 개선 여부 관심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세운 뒤 과감하게 실행해 기업지배구조보고서의 핵심지표 준수를 대폭 향상할지도 주목된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지난해 6월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2018년에 핵심지표 15개 중 5개를 준수하는 데 그쳤다.
한국타이어 역시 마찬가지로 총 5개를 준수했다. 감사 부문에서는 3개 항목을 준수해 나름대로 선방했다. 하지만 주주, 이사회 부문에서는 각각 1개 항목만 준수했고 나머지는 모두 지키지 못했다.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가 변수이기는 하지만 오는 3월 정기주총 시즌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이를 앞두고 주주친화 정책을 우선적으로 선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주총 4주전 소집공고, 전자투표 도입, 주총 집중일 이외 개최를 실시해 투자자와 주주들의 불편을 덜게 될지 주목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김경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현신균 LG CNS 사장 승진, 'IPO 완수' 중책
- [2024 이사회 평가]'호황 수혜' 일진전기, 부진 속 희망 '경영성과'
- [2024 이사회 평가]'행동주의 타깃' DB하이텍, 선방 항목 수두룩
- LG전자, 달라진 인사코드 '최소 승진·대폭 재편'
- '침묵 길어진' 이재용 회장, 최후진술에 쏠린 눈
- [조주완의 밸류업 승부수]기업가치 상승 키워드 '신사업·주주환원·인도'
- [조주완의 밸류업 승부수]저평가 극복 시급한데…'EV 캐즘·중국 LCD 공습' 고심
- 물적분할·유증 넘치는 국장, 삼성전자가 보여준 '격'
- [Company Watch]'M&A 대어' HPSP, 호실적·고객사 다변화 잰걸음
- '삼성전자 이어 물산까지' 주담대 초유의 압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