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 리포트]넥센타이어, 쾌속질주 해답 '북미·고인치'성장세 지속, 금호타이어와 외형 격차 줄여…'체코 승부수' 성공 중요
김경태 기자공개 2020-02-27 09:51:33
[편집자주]
최근 가장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있는 산업군이 자동차산업이다. 내연기관 차량의 글로벌 수요가 둔화하고 있고 친환경차 시대 진입 전 과도기 상황에서 로컬 뿐 아니라 글로벌 수요가 동시에 둔화하며 어려움을 겪는다. 각종 환경 규제 등 다른 변수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카마게돈'이라는 말도 나온다. ‘격변기’라는 단어가 부족할 정도로 시장 상황이 달라지면서 완성차업체들의 판매량과 실적에도 희비가 엇갈린다. 철강업체 등 유관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적자생존(適者生存)의 기로에 놓인 자동차업계의 현주소를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6일 1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넥센타이어는 국내 타이어제조 3사 중 항상 마지막에 머물렀던 곳이다. 부동의 1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 전통의 강호 금호타이어에 명함을 내밀기 어려웠다. 하지만 IMF외환위기 이후 20여년간 급격한 성장을 이루면서 전통적인 구도를 흔들고 있다. 작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매출 2조원 고지를 점령하면서 역성장을 한 금호타이어를 맹추격하고 있다.실적 고공행진은 과감했던 해외 진출 덕이 크다. 특히 2000년대 중반 법인을 세운 북미지역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면서 외형 성장이 이뤄졌다. 또 해당 지역에서 비교적 마진이 높은 고인치타이어 판매가 증가하면서 수익성도 개선할 수 있었다. 넥센타이어는 북미뿐 아니라 2010년대 진출한 유럽에서도 성과를 거두기 위해 승부수를 던진 상태다.
◇'북미·고인치'의 힘, 매출 2조 돌파…금호타이어 맹추격
넥센타이어의 전신은 우성타이어다. 당시 최대주주였던 우성건설이 IMF외환위기가 불어닥친 후 부도를 맞이하면서 자회사였던 우성타이어도 같은 운명에 처했다. 그러다 1999년 강병중 회장이 이끄는 흥아타이어공업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주인으로 올라섰고 새로운 출발을 했다. 2000년에는 넥센타이어로 이름을 바꾸면서 분위기를 일신했다.
주인이 바뀌던 1999년 넥센타이어는 전년보다 역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 뒤로는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는 와중에도 쾌속질주를 멈추지 않았고 매년 외형을 키웠다. 2000년에는 매출이 2063억원에 불과했지만 2007년에 5000억원, 2009년에 1조원을 돌파했다.
그후로도 매년 매출이 증가했고, 작년에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조223억원으로 전년보다 1.9% 늘었다. 국내 2위인 금호타이어가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일이 겹치면서 양사의 매출 격차가 줄었다. 넥센타이어의 2018년 매출(1조9839억원)은 같은 기간 금호타이어 매출(2조5586억원)의 77.5% 수준이었다. 하지만 작년에 넥센타이어의 성장하고 금호타이어가 역성장하면서 85.4% 수준을 나타냈다.
이처럼 넥센타이어가 급성장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강병중 회장이 인수한 뒤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통해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북미시장에서 선전하면서 실적 고공행진을 거듭하게 됐다.
넥센타이어는 2005년 미국법인(Nexen Tire America., Inc)을 세웠다. 현재 보유한 해외 연결 종속사 중 가장 먼저 설립됐다. 2007년까지만 해도 손실을 나타내 전체 실적에 부담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곧바로 매출을 실적을 급격하게 개선하면서 넥센타이어의 효자 노릇을 하기 시작했다.
미국법인은 2012년 사상 처음으로 매출 4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듬해부터 주춤하기는 했지만 2015년부터 다시 4000억원대를 회복했다. 작년 3분기까지의 누적 매출은 4532억원으로 작년 연간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매출을 거뒀을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히 외형뿐 아니라 수익성이 향상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넥센타이어의 연결 순이익률은 2010년대에 5.2%~9.3% 구간에 있는데 미국법인은 이보다 훨씬 낮았고 2018년에는 0.6%에 불과했다. 이익을 거두기는 했지만 큰 보탬은 못됐던 셈이다. 하지만 작년 3분기 누적으로는 2.5%으로 대폭 개선됐다. 작년 연결 순이익률이 전년보다 0.6%포인트 올라가는 데 도움이 됐다.
넥센타이어 관계자에 따르면 작년의 수익성 개선은 북미지역에서 고인치 타이어 판매가 늘어난 덕분이다. 최근 차량이 고급화·대형화하는 트렌드가 있는데 이에 따라 휠이 커지며 타이어도 고인치화하고 있는 추세다. 17인치 이상의 고인치 타이어는 이미 북미시장에서는 대중화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넥센타이어가 최근 트렌드에 발맞춘 대응으로 북미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유럽 '체코' 승부수, 미래 성장 관건
최근 국내 타이어제조사들의 새로운 격전지가 되고 있는 글로벌지역은 유럽이다. 넥센타이어 역시 일찌감치 유럽에 진출해 기반을 닦았다. 2008년 독일법인(Nexen Tire Europe GmbH)을 설립했다. 이어 이탈리아법인(Nexen Tire Italia S.R.L), 러시아법인(Nexen Tire Rus LLC), 프랑스법인(Nexen Tire France S.A.S)을 각각 2012년, 2014년, 2015년에 세웠다.
유럽 중에서도 넥센타이어가 승부수를 던진 곳은 체코다. 2014년에 체코법인(Nexen Tire Corporation Czech s.r.o)을 설립한 뒤 이듬해 자테츠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2017년에는 법인명을 'Nexen Tire Europe s. r. o.'으로 바꾼 뒤 다른 유럽지역 법인들을 흡수하면서 유럽 내 거점으로 거듭났다.
체코의 새로운 공장은 작년 8월말 완공됐다. 넥센타이어는 작년 연간 300만개 생산을 시작으로 단계적 증설을 통해 2022년에는 1100만개의 타이어를 생산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타이어 생산량 연 5000만개 시대를 연다는 계획으로 체코에서의 성과가 향후 넥센타이어의 성장 여부에 가장 중요한 부분을 담당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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