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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젠이텍스, 제2 메드팩토 만들기…특별결의 관건 물적분할 후 재무적투자 유치로 AI·빅데이터기반 신약개발 본격화

서은내 기자공개 2020-02-28 13:16:37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8일 07: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테라젠이텍스가 AI·빅데이터 활용 신약개발 자회사 '테라젠바이오'의 설립을 예고했다. 기존 내부 유전체 사업을 물적분할해 100% 자회사를 만드는 방식이다. 연구개발 자금이 많이 필요한 사업을 따로 떼어내 집중적으로 키우기 위한 방책이다. 신설 자회사에는 따로 투자자도 유치할 계획이다. 존속회사 테라젠이텍스에는 완제의약품 제조 판매 사업만이 남는다.

27일 테라젠이텍스는 이사회 결의를 통해 유전체사업 부문의 물적분할을 결정했다. 테라젠이텍스는 사업이 서울 양재, 안산에 자리잡은 완제의약품 제조판매 담당 '제약 부문'과 경기도 광교에 자리한 '유전체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테라젠이텍스는 이번 결정에 따라 바이오연구소에서 맡아온 진단, 빅데이터, 신약개발 등 유전체 사업을 100% 자회사 형태로 분할시켜 새롭게 테라젠바이오를 설립할 계획이다. 테라젠이텍스의 각자대표 3인 중 한명인 황태순 테라젠이텍스 대표가 신설 회사의 수장을 맡는다. 황태순 대표는 1992년부터 글로벌 기업 시스코시스템즈, 미국 넥스코어, 한국IBM 등을 거친 IT전문가다.

테라젠이텍스 관계자는 "2~3년 전부터 유전체사업 분할을 구상해왔으며 사실상 내부적으로 제약사업과 유전체사업은 사업소 등이 나뉘어져왔기에 서류적인 작업 외에 특별히 분할을 위한 물리적 수고가 많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테라젠이텍스가 바이오연구소 분할을 결정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번째는 기존 저평가돼온 유전체사업체로서의 틀을 깨고 바이오벤처를 따로 설립해 신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유전체사업은 바이오벤처들 가운데 실적 상승 외에는 별다른 성장 기대를 받지 못했다.

두번째는 상장사로서 테라젠이텍스의 재무 안정이 목적이다. 바이오연구소에서 진행해온 유전체진단 및 신생항원 네오안티젠 등에 대한 연구개발은 자금 투입이 많이 필요한 사업이다. 그동안 제약사업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안정적으로 이어져왔으나 연구개발비 투입에 따른 유전체 부문의 적자 기조로 상장사로서의 전체 순익 요건을 맞추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진행하기 어려웠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작년 3분기 기준 제약사업 부문의 매출액은 877억원, 영업이익은 57억원이며 헬스케어와 유전체분석사업 매출은 137억원에 영업적자가 31억원이다.

테라젠이텍스 관계자는 "신약개발 사업을 신규 자회사에서 진행하면 따로 투자 유치가 가능하다"며 "그동안 바이오연구소 사업에 관해 관심을 표한 외부 투자자도 있었던 만큼 향후 재무적투자자와의 협력이 가능할 것이며 테라젠바이오의 기업가치를 높여 코스닥에 상장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테라젠이텍스가 '제2의 메드펙토' 구상을 실행에 옮긴 것으로 해석한다. 테라젠이텍스는 2013년 항암신약개발 부문을 메드팩토로 분할 설립했으며 회사를 키워 작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 지분가치 증가에 따른 이익을 누렸다.

다만 물적분할 승인을 위해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한 상황이어서 정족수 채우기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총 특별결의는 참석 의결권의 3분의 2이상, 주식 발행총 수의 3분의 1이상의 참석이 요구된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주총 참석자 수 맞추기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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