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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 발행가 반토막' 코센, 경영권 뺏길까 주금납입 지연 속 최대주주 변경, 감사 앞두고 고육지책 풀이…"공동 경영해나갈 것"

방글아 기자공개 2020-03-04 09:47:56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2일 1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철강관 제조 코스닥 상장사 코센이 유상증자를 재추진하면서 주당 발행가격을 절반으로 낮췄다. 유증 절차가 완료되면 신주를 배정받은 싱가포르 업체가 최대주주에 올라 코센의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19년 회계연도 감사를 앞두고 고육지책으로 이뤄진 결정으로 최대주주 변경은 불가피하다는 게 코센측 설명이다. 다만 현 최대주주 측과 사전에 합의가 이뤄진 만큼 향후 공동 경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코센은 지난달 28일 어그레인캐피탈(Augrains Capital)에 배정한 지난 1월 유상증자 주금(160억5245만원)을 납입받지 못하자 조건을 변경했다. 새 조건에서 어그레인캐피탈은 현재 최대주주 '아펙스투자조합1호'의 보유주식수를 웃도는 신주를 발행받아 최대주주에 오른다.


당초 유증의 발행가는 1110원(당시 기준주가에 할인율 10% 적용)으며, 총 1446만1666주를 발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번 유증 조건은 발행가 555원에 총 3072만5135주를 발행하기로 했다. 주금 납입이 늦어진만큼 할인율을 9.5%로 조정했지만 그 사이 주가가 반토막나면서 발행가를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주목할 부분은 코센이 당초 유증에선 최대주주 변경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주식 1947만8071주(27.71%)로 코센을 지배 중인 아펙스투자조합1호는 2018년말 기존 최대주주 이제원씨로부터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주당 2013원 가격에 코센 주식 99만여주를 사들이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어 진행된 유증에서 발행가 1000원에 1500만주를 추가 매수하며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하지만 유증 조건 변경으로 신주 수가 증가하면서 최대주주에 변화가 생긴 것. 코센 측도 발행가 조정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잇단 유증 납입 불발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상황에서 2019년 재무제표에 대해 적정 감사의견을 받으려면 또 주금을 제때 납입받지 못하는 상황을 피해야 했다는 설명이다.

3분기 말과 비교해 코센의 발행주식총수는 미상환 전환사채(CB)의 잇단 전환권 행사로 상당수 늘어난 상태다. 하지만 아펙스투자조합1호의 지분율은 늘어난 현 발행주식총수 기준에서도 어그레인캐피탈 지분율에 턱 없이 못 미친다. 신주가 상장되는 오는 31일에 어그레인캐피탈은 아펙스투자조합1호와 10%포인트 이상의 지분율 격차로 최대주주에 오른다.

우려는 어그레인캐피탈이 베일에 싸여 있다는 점이다. 당초 2대 주주로 경영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신주를 배정받았지만 이후 납입을 미루면서 현재와 같은 상황을 초래했다. 어그레인캐피탈이 최대주주 지위에서 납입한 자금을 유용할 우려도 적잖다. 어그레인캐피탈은 탐 와이 문 라파엘(Tham Wai Mun Raphael)이란 인물의 개인회사로 현재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이와 관련해 코센 측은 양사 간 합의가 이뤄져 공동 경영에 무리가 없다는 설명이다. 코센 관계자는 "어그레인캐피탈은 현 최대주주와 유상증자 납입 조건부 이사회 멤버 선임을 합의하고 유증 참여를 결정했다"며 "양사가 각각 이사진 5명을 선임해 공동 경영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코센은 현재 의료기기 신사업을 정상 궤도에 올려 놔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 최근 1년여 간 공격적인 의료 분야 인수·합병(M&A) 시도에 나섰지만 관계사 투자 지분 평가액의 공정가치가 큰폭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지난해 3분기 말까지 매출액 444억원에 당기순적자 112억원을 기록했다.

유증 자금은 신사업을 추진하는데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이 때문에 관계사 추가 지분 인수 등은 자금 사용의 우선 순위에서 배제했다. 코센 관계자는 "당장은 투자한 기업들의 사업에 집중해 호실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과제"라며 "적정가치를 평가받고 나아가 흑자 전환을 일궈 영업에서 창출되는 현금을 바탕으로 투자를 지속하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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