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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 1700억 사모채, 증자금 감소 포석? 주가 하락 탓, 납입금 800억원 사라져…공모채 3000억 병행

강철 기자공개 2020-03-04 15:14:32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3일 11: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한달여 앞두고 막바지 자금 조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주가 하락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주가가 유상증자 발표 시점 대비 20%가량 하락한 결과 당초 4000억원으로 책정했던 자본 확충 금액이 3200억원으로 감소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달 말 사모채를 발행해 1700억원을 조달했다. 사모채는 현재 추진 중인 공모채 발행과 별개로 실시한 시장성 조달이다. 유상증자 규모가 감소할 것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 하락 직격탄, 사라진 800억

HDC산업개발은 지난 2일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최종 발행 단가를 1만4600원으로 확정했다. 2월 25일부터 3월 2일까지의 평균 주가와 지난 2일 종가 중 낮은 단가인 1만7150원에 할인율 15%를 적용했다.

지난 1월 말 도출한 1차 발행 단가는 1만8150원이었다. 당시 단가 계산 과정에서의 평균 주가는 2만2000~2만3000원 사이였다. 그러나 한달 사이 주가가 하락을 거듭했고 결국 당초 예상보다 20% 하락한 단가로 신주를 발행하게 됐다.

단가가 1만8150원에서 1만4600원으로 낮아진 결과 증자로 확보하는 자금도 3987억원에서 3207억원으로 약 800억원 줄었다. 발행 신주를 2196만9110주로 확정한 만큼 기존 주주와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주금이 증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증자 납입금의 감소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자금 조달 전략에 적잖은 차질을 야기할 전망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인수대금 2조101억원을 △증자 3987억원 △보유 현금 5000억원 △공모채 발행 3000억원 △금융권 대출 8114억원으로 충당할 계획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이 HDC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대우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1조4665억원 3자배정 유상증자의 납입일은 다음달 7일이다. 원활한 인수를 위해서는 한달 앞으로 다가온 납입일 전에 줄어든 800억원을 대체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사모채로 충당, 공모채도 완판 가능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달 28일 사모 회사채를 발행해 1700억원을 조달했다. 사모채의 만기는 10년, 표면 이율은 3.7%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사모채를 발행한 것은 2018년 5월 별도법인으로 분사한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사모채는 지난 1월부터 추진 중인 3000억원의 공모채 발행과는 별개로 이뤄진 이벤트성 자금 조달이다. 실제로 HDC산업개발이 유상증자 결정과 동시에 발표한 인수자금 충당 계획에는 사모채 발행이 포함되지 않았다.

업계에선 사모채 발행이 주가 하락으로 인한 증자금 감소를 대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만일 주가가 지난 한달간 2만2000~2만3000원 선을 유지했다면 사모채 발행을 추진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HDC산업개발은 기존에 증자 3987억원, 금융권 대출 8114억원이었던 조달 계획을 지난 2일 증자 3207억원, 금융권 대출 및 기타 차입 8894억원으로 변경했다. 8894억원으로 늘어난 금융권 대출 및 기타 차입에 사모채가 포함됐다고 볼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HDC현대산업개발 재무 담당자들이 증자 규모가 감소할 것을 감안해 선제적으로 다른 방안을 검토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증자금이 예상보다 줄긴 했으나 3200억원은 별다른 문제 없이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를 비롯한 여러 이슈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는 있으나 수요예측에서 미달이 날 정도로 공모채 시장이 무너지지 않았다"며 "HDC현대산업개발이 3000억원으로 계획한 공모채의 경우 금리가 다소 높을 수는 있으나 완판은 충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단가 확정 후 '금융권 차입'에 사모채 1700억원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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