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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회계처리 논란]30년 거래 알로코자이, 대금납입 조건 대폭 손질⑤대금조기회수·선수금·최소구매 조항 신설…매출채권 리스크 원천방지책

전효점 기자공개 2020-03-11 09:32:17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6일 16: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G가 중동 파트너사인 알로코자이와의 거래관계에 있어 분식회계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해당 파트너사와 계약을 갱신하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개선된 계약조항을 다수 포함시켰다. KT&G 입장에서도 금융감독원 등으로부터 지적받은 사안에 대해 실제 문제라고 인정한 것은 물론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KT&G는 지난달 27일 알로코자이(Alokozay International Limited)와 2027년까지 7년간 총 18억달러, 우리돈으로 약 2조2580억원 규모의 일반담배를 공급하는 판매권 부여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1992년부터 현재까지 연간 혹은 몇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면서 거래 관계를 이어왔다. 이번 계약은 당초 작년 말 마무리 됐어야 할 협상이 길어지면서 최근에서야 체결됐다.

협상이 두 달 이상 지연된 것은 양측의 계약서 합의에 있어 신규 조항이 다수 포함됐기 때문이다. KT&G는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 등으로부터 지적받은 알로코자이 매출채권 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이번 재계약 협상에서 신규 조건을 제안하면서 각별히 신경쓰는 모습을 보였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새 계약에 따라 향후 알로코자이를 통해 중동으로 수출하는 물량은 전량 선수금 방식으로 운영한다는 조항이다. 중동매출을 늘리고자 10년 이상 무담보 외상거래 등을 허용했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전향적인 조항이다. 이렇게 되면 현금을 먼저 받고 물량을 공급하기 때문에 매출채권 리스크를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다.

기존 매출채권에 대한 조치도 이번 계약서에 언급됐다. 알로코자이는 KT&G에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매출채권 전체에 대해 계약기간이 시작되는 이달부터 3개월 내 일부를 상환키로 약속했다. 나아가 양사는 매출채권 감축 프로그램을 도입해 그간 누적된 매출채권 전량을 계약기간 동안 단계적으로 줄이기로 합의했다.

연간 최소구매수량을 보장한 조항도 올해 계약에서 처음 삽입됐다. 2027년 6월까지 공급하기로 합의된 2조2577억원은 7년간 알로코자이에 공급될 총 물량에 대한 금액이 아니라 알로코자이가 구매하기로 한 최소 금액이라는 의미다. 현재 계약에 따르면 KT&G는 연평균 3200억원의 수입을 얻게 되지만 실제 수익은 그 이상 늘어날 수 있다.

연간 3000억원 내외의 공급 계약은 중동 시장이 위축됐던 2018년과 2019년 이뤄진 수출 보다 많고 분위기가 좋았던 2016년과 2017년보다는 적은 규모다. KT&G는 잠재 수익을 보수적으로 추정하더라도 사업 안정성을 높이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판단 하에 협상에 참여했다. KT&G는 이번 계약이 '상당한 성과'라고 자평하고 있다.

KT&G가 알로코자이와의 계약에 신규조항까지 추가하면서 전향적으로 바꾼 이유는 금감원이나 정치권에서 지적하는 사안을 일부 수용하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현재 KT&G는 해외매출 확대를 위해 외상매출을 늘리면서 쌓인 손실을 회계장부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KT&G 관계자는 "대금 조기회수 조항이나 채권 감축 프로그램, 최소구매수량 보장 조항 등은 공들인 협상의 성과"라면서 "계약을 안정적으로 지속하고 양자간 신뢰를 높일 수 있는 장치를 다수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 역시 이번 알로코자이와의 계약에 대해 대체적으로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계약형태나 수출 방식 등 KT&G에 유리하게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알로코자이와의 계약은 그 형태나 규모 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하는 것이 맞다"며 "알루코자이 관련 충당부채는 신계약 이전에도 가이드 라인 내에 있었고, 신계약도 선수금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사실상 이슈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KT&G 관계자는 "매출채권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이번 계약을 통해 양사 관계가 진일보했다"면서 "그외 외감과 자사의 관점을 반영해 대손충당금을 설정해 안전판을 마련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번 계약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확보를 통해 지속적인 해외시장 성장기반을 마련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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