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코로나19'가 바꾼 일상 [thebell desk]

김용관 금융부장공개 2020-04-08 17:10:37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6일 07: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평범한 일상이 너무나 크게 바뀌고 있다. 속도가 너무 빨라 적응이 쉽지 않을 정도다.

친한 동료의 부고에도 함께 슬픔을 나눌수 없다. 장례식도 못치르는 아들의 애끊는 사부곡이 가슴을 친다. 인생에서 가장 축복받은 날인 결혼식도 연기하거나 취소할 수 밖에 없다. 가장 행복해야할 돌잔치도 못한다. 심지어 일상을 크게 바꿀 수 있는 국회의원 선거도 별 관심이 없다.

직장인의 삶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우선 마스크는 필수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건물 출입 자체가 불가능하다. 외부인의 방문도 마찬가지. 매일 회의에 치여살던 직장인들이 회의에서 자유로워졌다. 반드시 필요한 회의가 아니면 온라인이나 컨퍼런스콜로 대체하고 있다. 오프라인 회의시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사내 회식도 싹 사라졌다.

해외 출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했고 국내 출장도 불가피한 경우에만 부서장의 허락하에 가능하다. 사람 만나는게 일인 기자들도 취재원 만나는게 쉽지 않아졌다. 대면 취재를 가급적 줄이고 위험 지역이나 감염 우려자가 방문한 곳은 출입 금지다. 해당 기업에서 외부인 접촉을 금지시킨 것은 물론이고 언론사들도 자발적으로 조심하고 있다. 경조사는 물론이고 다중 시설 방문도 자제하라는게 회사의 매뉴얼이다.

외국에서나 있을 법한 '재택 근무'도 본격화됐다. 강제적인 '저녁이 있는 삶'이 시작됐다. 재택 근무는 대세다. 10대그룹은 물론이고 수출입은행, 농협 등 금융회사들도 대열에 동참했다. 2000년 이후 갑작스레 찾아온 사스, 신종플루와 메르스 감염병 때도 없던 현상이다.

언론사인 더벨도 마찬가지. 재택 근무 이야기가 나올때 설마 했지만 초기부터 동참했다. 감염 예방을 위한 선제 조치로 사무실 근무 인원을 최소화했다. 확진자 발생에 따른 기사 송출 자체가 중단되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서다.

부서장을 제외한 사무실 인원 전원이 '강제적인' 재택 근무에 돌입했다. 사람 만나서 취재하고, 기사 쓰는게 주업인 기자들이라 업무가 제대로 이뤄질까 걱정이 앞섰다. 이제 재택 근무에 들어간 지 일주일이 넘었다. 우려보다 잘 돌아간다. 대부분의 업무가 전화나 인터넷 등으로 이뤄지지만 걱정했던 상황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매주 한차례 진행하던 부서 회의도 메신저로 대체했지만 큰 문제없다. 업무량도 평소에 비해 줄지 않고, 어떤 경우에는 더 효율적이기도 했다. 재택 근무 중인 후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출퇴근 등 이동 시간이 크게 줄어들어 일 처리량이 훨씬 늘었다고 입을 모았다. 부서장 눈치 안보는건 가장 큰 기쁨이다.

하지만 불편한 점도 나타나기 시작한다. 취재원을 만날 수 없으니 한계에 부딪히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새로운 취재원을 만들고 그들과 만남을 가지면서 관계를 맺어야 하지만 쉽지 않다. 하루종일 집안에만 있다보니 집중도가 떨어지기도 한다.

게다가 '삼식(三食)이'가 되면서 가족들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고 한다. 미혼자들은 하루 세끼 준비하는 어머니에게, 기혼자들은 마찬가지로 배우자에게 미안하다. 개학이 3주나 늦춰진 아이들은 엄마 아빠가 있어서 행복하지만 부모들은 힘이 부친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비슷한 처지 아닐까. 어쨌든 우리 국민들은 코로나 사태를 현명하게 극복할 것이다. 더이상 확진자가 안늘어나고 이른 시일 안에 소멸하길 간절히 기원한다.

코로나 사태 이후 우리 직장인의 삶도 예전과 많이 달라질 것이다. 재택 근무나 유연 근무제의 효능을 눈으로 확인한 이상 기업들도 외면하기는 힘들다. 생산성 하락이나 추가적인 비용 등의 문제를 정확히 분석하는게 선결돼야겠지만 유연 근무제의 도입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과학 기술의 발전, 정보의 유통 등이 더 빠른 속도로 가속 팽창하면서 우리의 삶은 예상보다 빠르게 변화했다. 혁명적인 사건이 벌어질 때 우리 일상은 예외없이 크게 변했다. 실제 주 5일제가 도입될 때, 주 52시간이 도입될 때 모두가 걱정했지만 큰 문제없이 돌아가고 있다.

어쨌든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자영업자들, 삼시세끼 밥 하느라 고생하는 전국의 어머니들, 차라리 학원이나 학교에 가고 싶다는 아이들, 재택근무와 사무실 근무 모두 여의치 않아 머리 아픈 직장인들, 모두 모두 기운내시길!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