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경영권 분쟁]KCGI 펀드 열어보니…연장 가능 장·단기펀드 혼합한진칼 이사진 임기 2023년까지…7개 펀드, 2022년 존속 만료
박상희 기자공개 2020-03-10 08:31:56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9일 16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기 투자자'임을 강조하는 KCGI가 한진칼 지분 매입을 위해 설립한 대부분 PEF(산하 SPC 포함)의 존속 기간이 3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설립된 PEF는 2022년 존속기간이 만료되는데, 해당 펀드가 주주제안을 통해 추천한 한진칼 이사 후보진들의 임기는 2023년까지다.6일 KCGI가 운용하는 펀드 법인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총 9개 PEF 가운데 2개 펀드의 존속기간이 10년이고, 나머지 7개 PEF는 3년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제1호 PEF(SPC명 그레이스 홀딩스)와 1호의 5 PEF(SPC명 베티홀딩스)만 존속기간이 10년으로 설정돼 있다.
KCGI 강성부 대표는 지난달 20일 주주연합(KCGI·조현아·반도건설) 기자간담회에서 KCGI 주요 펀드의 최종 만기가 14년이고, 최대 20년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KCGI 펀드의 존속기간은 이보다 훨씬 짧다는 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존속기간이 10년으로 설정된 1호 PEF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존속기간 연장에 관한 내용은 별도로 없다. 1호의 5 PEF는 2년씩 2회 연장이 가능하도록 돼 있지만 투자자(LP)의 전원 동의가 필요해 연장을 장담할 수 없다.
자본시장 전문 변호사는 "PEF 정관 상 존속 기간 연장은 예외 없이 전사원의 동의가 필요하다"면서 "정관 상 연장 가능성이 언급돼 있어도 투자자 가운데 1명이라도 반대하면 연장은 불가능한 구조"라고 말했다. 주요 펀드 만기가 14년에 최대 20년이라는 강 대표의 설명은 희망사항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또 다른 법무법인 관계자 역시 "통상적인 PEF의 존속기간은 5~7년이고, 자본시장법상 최대기간은 15년까지"라면서 "최종 만기가 20년이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존속기간이 3년인 PEF의 투자자들은 투자가 만료되는 2022년 청산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한 PEF 전문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LP들은 존속기간이 지나면 원금과 이익금을 받는다고 생각하고 투자에 나선다"면서 "KCGI 펀드 대부분이 2019년 설립된 점을 감안하면 2022년이 고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22년 청산 가능성이 높은 PEF가 주주 제안으로 7명에 달하는 대규모 이사진을 추천한 것도 책임투자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추천 후보가 모두 이사회 멤버로 합류할 경우 이들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펀드가 청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관계자는 "이론적으로 투자기간이 3년인 PEF의 존속기간이 연장되지 않을 경우 한진칼 경영에 책임지지 못할 사람들이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한진칼 이사를 선임하게 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KCGI 측은 대부분 펀드 존속 기간이 3년으로 짧은데다 추천한 이사 임기가 끝나기 전에 펀드 운용 기간이 만료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수차례 문의했으나 답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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