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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브레인' 최영준, 티몬 핵심축 부상…'IPO 특명''베인앤컴퍼니' 출신 전략가…수익성 강화로 '몸값' 올린다

정미형 기자공개 2020-03-17 13:21:17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6일 11: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타임커머스로 유명한 티몬에서 3명의 수장이 교체되는 동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적자경영 속에서 재무 '수장'의 위치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 주인공은 최영준 CFO다.

티몬은 지난 3년 동안 창업자 신현성 의장을 시작으로 2017년 유한익 대표, 2018년 이재후 대표를 거쳐 지난해 6월 이진원 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이 와중에 최 CFO는 2018년 재무 수장 자리를 꿰찬 이래 티몬 내 코어 역할을 맡고 있다.

◇'계획된 적자→흑자전환'…바뀌는 목표따라 맞춤형 재무 전략

최 CFO는 티몬의 실탄 마련에 주도적 역할을 해 온 인물이다. 적자 경영 상태에 자본 잠식된 기업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티몬은 최 CFO가 영입되기 이전부터 자본잠식이 이어져 왔다. 적자를 감내한 출혈 경쟁이 지속되며 2018년 말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4347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티몬 현금 곳간의 키를 쥐게 된 최 CFO는 티몬의 실탄 마련에 주도적 역할을 할 수밖에 없었다.

티몬은 쿠팡, 위메프와 함께 국내 소셜커머스에서 탄생한 국내 이커머스 3사 중 한 곳이다. 이들은 2015년을 기점으로 출혈경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손해를 보더라도 장사를 했다. 규모의 경제를 이루면 승기가 따라올 것이라고 믿었다.


티몬의 전략도 다르지 않았다. 당장의 자금 상황보다는 미래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투자가 지속됐다. 2015년부터 매년 1000억대 단위로 적자가 지속됐지만 ‘계획된 적자’로 통했다. 빈 곳간을 채우기 위해 자금 유치를 성공적으로 따내는 것이 당시 CFO가 맡은 가장 중요한 임무였다.

최 CFO는 악화된 재무 상태에도 불구 지난해 두 차례의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지난해 3월 시몬느자산운용 투자 2년 만에 대주주인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앵커에쿼티파트너스(AEP)로부터 약 560억원의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신한캐피탈 등에서 900억원을 조달했다. 이를 통해 이커머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티몬의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었다.

같은 해 이뤄진 투자 유치지만 조달된 두 자금의 사용처는 달랐다. 앞서 받은 자금은 대부분 티몬의 신선식품 서비스인 슈퍼마트와 항공·호텔 등 여행부문 투자에 사용됐다. 티몬이 경쟁사와 다른 차별화 전략으로 몇 년간 키워온 사업들이다.

그러다 지난해 이진원 대표 체제가 구축된 티몬은 전격적인 전략 수정에 나섰다. 이커머스 시장의 출혈경쟁이 장기전으로 접어들자 이 대표는 과감한 투자보다는 내실 챙기기로 티몬의 방향을 급선회했다. 최 CFO도 더 이상의 출혈경쟁에 힘을 쏟기보다는 수익성 강화로 재무 전략을 전환할 필요가 있었다. 티몬이 목표로 설정한 기업공개(IPO)를 위해서든 매각을 위해서든 재무 건전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내린 후였다.

이 같은 전략 아래 지난해 조달된 자금 대부분은 재무구조 개선에 활용됐다. 올해는 월별, 분기별 흑자전환 목표에 맞춰 고강도 다이어트를 진행하고 있다. 수정된 경영전략에 맞춰 CFO의 재무적 역량이 한껏 발휘되고 있는 중이다. 출혈을 최소화하고 사업 수익성을 강화해 흑자전환을 앞당기겠다는 최 CFO의 전략이 올해 빛을 발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는 부분이다.


◇티몬의 3년차 살림꾼…긴 호흡으로 기업가치 제고

최 CFO는 티몬 내 핵심 인사로 통한다. 영업에 밝은 이진원 대표가 지난해 6월 대표로 발탁된 이후 영업과 인사, 개발 등을 총괄하고 있지만 손 데지 않은 곳이 딱 한 군데 있다. 바로 재무다. 전문가가 하는 게 맞다는 판단하에 최 CFO가 티몬 안살림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

이 대표 부임 전부터 경영전략뿐만 아니라 재무 담당을 해온 만큼 그간 대주주인 KKR 및 AEP와도 상당기간 연결고리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 CFO가 안살림을 전적으로 맡을 수 있던 것도 이 대표가 그의 이런 역할을 염두해 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는 이 대표와 함께 손발을 맞춰 티몬을 이끌고 있다. 이 대표가 큰 그림을 그리고 티몬의 방향성을 설정하면 최 CFO는 그에 맞는 재무적인 옷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최근 주도하고 있는 업무는 IPO다. 티몬은 독자생존을 위한 방안으로 IPO를 목표로 잡고 있다.

지난해 말 최 CFO는 직접 언론 앞에 나서며 IPO에 대한 뜻을 밝히기도 했다. 롯데와 매각설에 휩싸이며 한창 떠들썩했던 이후였다. 그는 당시 “KKR 등이 조성한 펀드의 기한이 2025년인 만큼 5년 내 회사를 팔아야 하는 게 맞지만 지난해부터 회사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는 만큼 매각 타이밍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서두르지 않는 만큼 최 CFO는 현재 긴 호흡으로 IPO를 준비하고 있다. 당장 월 단위 흑자를 가시권에 두고 있는 만큼 충분히 시장에 개선 흐름을 보여준 후에 IPO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재 IPO를 위한 주관사 선정 등의 작업을 알아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티몬은 언제 매각돼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잠재 매물로 여겨진다”며 “지금도 그렇지만 IPO를 목표로 한 뒤로 인수 대금이 티몬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이상 무리하게 매각을 진행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티몬 관계자는 “최영준 CFO는 앞에 나서기보다는 묵묵히 안살림을 챙기는 브레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현재 모든 역량을 IPO에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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