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파장]세포실험 바이러스 감소…의미와 한계는코스피 패닉장 부광·일양약품 역주행…동물 실험 전 가능성 확인 정도
서은내 기자공개 2020-03-17 08:22:08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6일 16: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금융까지 옮겨붙는 가운데 지난 한 주(3월 9일~13일) 코스피 의약품 업체들도 맥을 못추리고 하락했다. 상위 20위 업체들이 전부 하락세를 면하지 못한 가운데 단 두곳만 역주행했다. 일주일 새 각각 13%, 28%씩 주가가 상승한 부광약품과 일양약품이 그 주인공이다.부광약품과 일양약품은 최근 '인비트로(in vitro·시험관 내 실험)'에서 코로나19 치료물질의 효과를 확인했다는 소식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인비트로의 결과만으로도 단기간 이들 회사 주가는 큰 폭 상승했다. 부광약품은 시총이 한 주 동안 1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시총 순위도 같은 12위에서 7위로 단숨에 뛰어올랐다. 일양약품 역시 시총이 1200억원 증가하며 순위는 20위에서 15위로 수직 상승했다.
다만 이들 업체가 발표한 내용은 시험관 속 세포실험에서 약물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정도여서 보다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실제 환자에 약물이 쓰이기 위해선 후속으로 거쳐야 할 고비가 많다.
치료제로 쓰이기까지는 인비트로 외에도 인비보(동물실험), 독성실험 등을 거쳐야 한다. 인비트로와 인비보 결과가 항상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인비트로 실험은 간단히 빠른 결과 확인이 가능하기에 인비보 등 다른 실험 전에 먼저 선행하는 단계다. 인비보 실험은 동물모델이 필요한데 모델 셋팅이 쉽지는 않다. 환자 몸 속에 투여하는 임상 실험은 그 다음 단계다. 식약처에 임상계획을 신청해 허가를 받는 절차가 필요하다.
부광약품의 주가가 급상승한 것은 지난 10일 전세계 4번째로 발매된 B형간염 바이러스 치료제 레보비르(성분명:클레부딘)가 시험관 내 시험(인비트로)에서 코로나19 치료에 사용 중인 칼레트라와 유사한 결과를 확인, 특허를 출원했다는 내용을 발표하면서다. 코로나19 환자 검체에서 분리한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클레부딘의 플라크 감소 시험, RT-PCR 검사를 한 결과 칼레트라와 유사한 수준의 억제능력을 나타냈다는 내용이다.
클레부딘은 부광약품이 개발한 항바이러스제로 바이러스 유전물질 복제를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 핵산유사체 물질이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자료를 낼 당시 유의미한 결과를 바탕으로 특허를 출원했고 식약처와 임상시험에 대한 논의를 할 예정이었으며 현재는 식약처와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결과에 따라 임상시험 계획서를 신청하게 될 것이며 이미 사용 중인 치료제이므로 안전성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만큼 일반 임상보다 단기간 개발을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양약품도 이미 출시된 약물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부광약품과 비슷한 경우다. 일양약품도 자체 개발한 코로나19바이러스 치료 후보물질이 시험관 내 실험에서 유효성을 확인했다는 내용을 13일 발표하며 주가가 급상승했다. 해당 물질은 일양약품의 백혈병 치료제 신약으로 출시된 슈펙트(성분명:라도티닙)다. 질병관리본부로부터 분양받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슈펙트를 투여한 결과 48시간 내에 해당 바이러스의 70%가 감소했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코로나19 환자에 사용 중인 칼레트라나 독감치료제 아비간은 투여 결과 약 60% 이상 수준으로 바이러스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있으나 슈펙트는 그보다 더 효능이 높은 것을 확인했다"며 "자료가 준비되는대로 식약처와 향후 임상 등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물론 인비보나 독성시험 등의 절차를 거쳐야 임상이 가능하며 그 기간은 현재로서 예측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같은 기간 20위권 업체 중 그마나 코로나 패닉의 여파가 덜했던 곳은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녹십자, 녹십자홀딩스, 파미셀, 종근당홀딩스 정도다. 하락률이 10% 미만인 곳들이다. 시총 1위, 2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전체 시총 규모가 큰 만큼 주가 하락에 따른 시총 하락 규모는 컸으나 하락률이 각각 7%, 3%로 타 업체 대비 소폭에 그쳤다. 셀트리온은 특히 특기할 만한 하락세를 나타내지 않은 셈이다.
이는 회사의 가치에 대한 신뢰도가 타 제약바이오 기업들에 비해 높았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의 경우 최근 실적에 기반한 기초 체력을 입증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작년 매출,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31%, 60% 늘어난 7016억원, 917억원을 기록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매출이 처음 1조원을 돌파, 1조1285억원을 기록했다.
그밖에 주가 하락률이 10% 미만인 업체들로 녹십자는 8.71%의 하락률을, 녹십자홀딩스는 9.24% 하락률을 기록했다. 또 파미셀은 하락률이 7.42%, 종근당홀딩스는 6.26%로 집계됐다. 녹십자의 경우 백신 기업으로서의 이미지가 큰폭의 주가 하락을 면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과거 신종플루 사태 후로 글로벌 백신업체 매출이 늘어난 사례에 빗대 이번 코로나19 사태의 이후 녹십자 백신 실적 추정치를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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