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증권사에 부는 'IB-신디케이션' 연계 바람 [하우스 분석]NH·한국·신한 조직 확대, 미래에셋대우 신규 설립…IB 강화, 규제 영향
이지혜 기자공개 2020-03-18 15:20:19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6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에 신디케이션 조직 확대바람이 불고 있다. 채권영업조직에 맡겼던 채권 셀다운 영역을 IB조직 내로 통합했다. 이후 대체투자 셀다운 역할도 더했다. 인력규모가 커진 것은 물론 위상도 높아졌다.IB와 신디케이션 조직을 연계하면서 노리는 효과는 두 가지다. 각 딜에 대한 세일즈 인력의 전문성과 몰입도가 높아진다.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설득력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이는 IB 경쟁력 강화로 이어져 선순환을 이룰 수 있다. 정부 규제를 준수할 수 있다는 점도 핵심적 유인으로 꼽힌다.
◇NH증권·한국증권·신한금투, 신디케이션 확대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신디케이션 조직을 확대개편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IB1사업부에 있던 신디케이션 1부와 2부를 통합해 신디케이션본부로 통합했다. 1부는 회사채 등 채권을, 2부는 대체투자 자산의 셀다운(총액인수 후 재매각)을 맡았는데 두 부서를 통합해 본부로 승격한 것이다.
NH투자증권 신디케이션본부는 송창하 상무가 지휘하고 있다. 송 상무는 2015년 신디케이션부 이사로 승진했으며 이번에 본부장을 맡았다. 신디케이션본부 인력은 30명에 가까워 대형 증권사 중에서도 큰 편이다.
한국투자증권도 올해 1월 1일을 기점으로 신디케이션 조직을 확대개편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전까지 IB2본부 아래 채권과 FI, 2곳으로 나뉘어 운영되던 신디케이션 조직을 올해 합쳤다. FI금융부가 공식 명칭이며 한지섭 부장이 총괄하고 있다. 인력은 모두 18명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두 조직을 합쳐야 시너지가 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조직을 확대개편함으로써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올해 신디케이션팀을 부로 승격했다. 신디케이션 조직은 2012년부터 있었지만 팀으로 자리잡은 것은 2016년, 부로 격상된 것은 올해다. IB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7월 IB 경쟁력을 높이고자 GIB조직을 커버리지, 대체투자, 기업금융, 구조화금융, 투자금융본부 등 5개 본부로 확대했다. 그리고 그해 말 신디케이션부를 커버리지본부 아래 뒀다. 신디케이션부 수장은 김남균 이사가 맡고 있으며 인력은 모두 9명이다. 김 이사는 2013년 8월 대신증권에서 신한금융투자 신디케이션 조직에 합류했다.
◇미래대우, 신디케이션조직 신설…KB증권 경쟁력 ‘굳건’
미래에셋대우는 신디케이션 조직 설립에 가장 늦게 합류했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 기업금융본부를 하나로 통합하고 그 아래 신디케이션팀을 뒀다. 가장 늦게 합류한 만큼 조직 규모도 가장 작다. 8명으로 이뤄졌으며 강세현 팀장이 수장을 맡았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IB조직이 소싱한 딜을 조직 내에서 소화한다는 점에서 수직계열화 체계를 갖춘 것”이라며 “세일즈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궁극적으로 IB경쟁력도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사 가운데서는 KB증권의 신디케이션 조직도 빼놓을 수 없다. KB증권은 2017년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이 합병하던 시절부터 신디케이션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현대증권도 IB사업부 내에 세일즈 조직을, KB투자증권도 신디케이션부를 운영하던 데 따른 것이다. 현재 신디케이션부는 기업금융1, 2, 3부와 함께 기업금융1본부 아래 속해 있다.
KB증권 신디케이션부는 김경헌 상무가 이끌고 있다. 직원은 모두 14명이다. 신디케이션부는 다른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투자자를 상대로 채권 등 세일즈를 진행하는 것 외에 외국기업의 국내 자금조달 업무도 진행하며 차별화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동방항공이 국내에서 QIB아리랑본드를 3000억원 규모로 발행할 때, 2018년 길림시철로투자개발이 김치본드를 발행할 때도 KB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았다.
◇IB-신디케이션 ‘동행’ 불가피…규제 영향도
대형 증권사의 신디케이션 조직 확대 기류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회사채 발행업무에 있어서 신디케이션 조직은 수요예측, 청약 때 크게 활약한다”며 "IB의 경쟁력이 좋아질수록 신디케이션 조직이 커질수밖에 없으며 이는 투자자 네트워크 강화로 이어져 선순환구조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은 이익 기여도가 높은 IB부문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신디케이션 조직을 IB조직과 연계할 경우 정보교류가 빨라지고 세일즈 인력의 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세일즈 경쟁력이 좋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IB조직이 커질수록 딜을 세일즈하는 신디케이션 조직도 같이 커지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신디케이션 조직이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생기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DCM 분야의 딜은 대형 증권사에 쏠리는 경향이 있다. 중소형사는 RM이 딜 소싱과 신디케이션 업무를 병행하고 있지만 대형사는 소화하는 딜이 많아 신디케이션 조직을 별도로 둘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규제의 영향이 크다는 시선도 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 44조 이해상충의 원리, 제 45조 정보교류의 차단 등 규제에 따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정보를 교류할 수 없다. 채권 세일즈업무를 다른 조직에 맡기는 것이 자칫 이 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어 IB조직 내에 신디케이션조직을 세웠다는 것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2012년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됐을 때에도 대형사들은 신디케이션 조직을 설립하거나 강화하는 흐름을 보였다”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 등 규제도 신디케이션 조직의 설립과 운영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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