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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나칩, 16년 우여곡절 끝에 하이닉스 컴백 눈앞 파운드리 부진 등 영향으로 인수가 작년초보다 하락

윤필호 기자공개 2020-03-18 08:23:27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7일 15: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매그나칩반도체(매그나칩)의 파운드리 사업부가 SK하이닉스의 품에 안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해 2월 매그나칩반도체 파운드리 사업과 청주 생산시설(Fab4)을 매각하기로 결정한지 1년을 넘기고서야 윤곽이 나오는 셈이다.

매그나칩은 2004년 당시 하이닉스반도체의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부로 독립해 만든 회사다. 이번에 거래가 성사되면 매그나칩은 독립 16년 만에 파운드리 사업부를 SK하이닉스로 돌려보내게 된다.

매그나칩은 16년 동안 세 번이나 주인이 바뀌는 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2004년 하이닉스반도체 구조조정 과정에서 채권단 요청에 따라 시스템 반도체 사업부를 분리해 미국 씨티벤처캐피탈(CVC)에 매각하면서 설립됐다. 당시 거래가는 8억2800만달러(한화 9500억원) 규모였다.

매그나칩은 이후 미국과 대만 경쟁사에 밀려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적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스(AP) 사업부를 매각하면서 버텼다. 2007년 흑자전환 전까지 9분기 연속 적자가 이어지기도 했다.

또 다른 문제는 부채였다. CVC는 인수 당시 대금 가운데 3800억원 가량은 하이닉스의 부채를 이전받는 형식으로 계약을 진행했다. 하지만 빚을 제대로 갚지 못하면서 부채 규모는 8억5000만달러 수준으로 늘어났다. 당초 CVC가 지불한 매입가를 뛰어넘는 규모다. 회사는 결국 채권단의 손으로 넘어갔다. 2008년 연방파선법의 챕터11(chapter 11) 조항에 따라 파산보호 절차를 신청했다.

매그나칩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당시 국내에서 KTB투자증권과 티엘아이가 컨소시엄을 꾸려 CVC 등 주요 주주로부터 지분 100% 인수를 추진했고 실제로 본계약까지 체결했다. 하지만 미국 델라웨어 파산법원이 파산보호와 관련해 채권 기관인 애비뉴캐피털그룹(Avenue Capital Group)의 손을 들어주면서 무산됐다.

2009년 최대주주로 올라선 애비뉴캐피털은 재무구조 안정화에 나섰고 챕터11도 조기 졸업했다. 2011년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뉴욕증시에도 상장하며 반전드라마를 썼지만 2013년부터 다시 적자가 이어졌다. 애비뉴 캐피털은 자기자본 잠식에 빠진 매그나칩 지분을 꾸준히 매각해 보유량을 줄이기 시작했다. 인수 당시 50%를 넘겼던 지분은 2015년에 11.9%까지 줄었고 15.3%를 보유한 피델리티 매니지먼트 앤 리서치(FMR)가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2015년 또 다시 매각이 추진됐다. 애비뉴캐피탈은 지분은 줄었지만 이사회 구성 등 여전히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었다. 당시 바클레이즈 캐피탈(Barclays Capital)을 매각 자문사로 선정하고 경영권 매각을 통한 엑시트에 나섰다.

이 시기부터 사업별 분할 매각 논의가 나오기 시작했다.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인수 시도가 표면화됐고 기술 유출 우려가 제기됐다. 당시 매각 시도는 또 다시 불발로 끝났다. 에비뉴 캐피탈은 2017년 재차 409만주 규모의 주식 매각에 나섰고 당시 바클래이즈가 단독 인수자로 나서기도 했다. 이후 비슷한 규모의 지분을 나눠가진 대주주들이 논의를 통해 경영권을 행사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작년 2월 기준으로 브리게이드 캐피털(Brigade capital)가 10.5%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했고 이어 오크트리 캐피털(Oaktree capital) 9.42%, 에버모어 글로벌 어드바이저(Evermore Global Advisors) 9.4%, 루브릭 캐피털(Rubric Capital) 8.7%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월에는 파운드리 사업과 팹4(Fab4) 매각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매그나칩 이사회를 중심으로 매각 결정을 했다. 파운드리 사업부의 인수합병(M&A) 가능성과 합작 법인, 전략적 파트너십 등 다양한 옵션을 포함한 이른바 전략적 평가(Strategic Evaluation)에 나섰다. 작년 12월말 기준으로 매그나칩반도체 지분 보유 현황을 살펴보면 오크트리 캐피털이 9.11%로 가장 많았고 이어 에버모어 글로벌 어드바이저는 다음으로 많은 8.46%를 보유했다. 이어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7.22%, 브리게이드 캐피털은 6.97%, 루브릭 캐피털 6.81% 순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가 유력 인수 후보 기업으로 나섰다. 1년이 지나도록 협상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가 포기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최근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원매자들이 막판 자금조달 작업을 진행하면서 매각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번에 파운드리 사업부 인수가는 약 4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당초 지난해 매각 희망가로 내세운 6000억~7000억원 수준에 못미치는 규모다.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매그나칩반도체 파운드리 사업 실적이 부진한 데 영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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