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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장 11일만에 결정....지배구조 논란 봉합 코로나19 위기 대응 CEO 공석 최소화...인선절차 집중 진행

진현우 기자공개 2020-03-20 07:58:31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8일 10: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금융지주가 3월6일 첫번째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가동한 지 11일 만에 농협은행장 단독 후보로 손병환 부사장을 추천키로 가닥을 잡았다. 농협금융지주의 발빠른 행보엔 농협중앙회 중심의 기형적인 지배구조에서 비롯된 논란을 조속히 봉합하고자 하는 셈법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농협금융은 롱리스트-숏리스트-단독후보 선정 단계를 차례로 밟아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을 차기 농협은행장으로 내정했다. 인선절차를 생략하진 않았지만 집약적으로 진행하면서 3월 주주총회 시즌에 발맞춰 핵심 계열사 수장의 공석을 빠르게 채웠다는 평이다. 지난해 11월부터 한 달여간 진행된 이대훈 행장 때 임추위와 비교해 절반 이상 줄어든 셈이다. 통상적으로 농협은행장 임추위 기간은 4주 가량 진행돼 왔다.

농협금융이 속도를 낼 수밖에 없었던 배경엔 농협중앙회장 교체에 따른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재차 부상했기 때문이다. 농협중앙회는 그룹 최상단에 위치한 만큼 회장 입김이 곳곳에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농민대통령이라 불릴 정도로 농협중앙회장이 갖는 위상과 지위, 영향력은 세간에 알려진 것보다 높다는 게 농협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하루 빨리 논란을 불식시킬 필요가 있었다. CEO 선임을 통해 산만해진 내부 분위기를 다잡고 기강 안정화를 다져야 한다는 내부 공감대가 컸던 탓이다. 무엇보다 농협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로 꼽히는 농협은행에게 올해 1분기는 디지털전환(DT)과 비이자수익 강화 등 당면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힘을 집중해야 할 중요한 시기였다.

2월 중순 이후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은행권은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했다. 경쟁사 모두 비상대응지침 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는 타이밍에 행장 부재는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요인일 수밖에 없었다. 최초 3연임에 성공하며 실적을 인정받은 이대훈 전 농협은행장의 공백이 길어질수록 대외 경제여건 악화에 따른 혼선은 가중될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한국은행이 통상 수준을 뛰어넘는 큰 폭의 금리인하를 단행하면서 순이자마진(NIM) 하방압력에 따른 실적 방어와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주도한 디지털전환(DT) 사업을 연속성 있게 끌고 나갈 인물이 필요했다. 이에 손병환 부사장은 전략·기획 커리어를 줄곧 밟아온 인물로 앞선 경제여건 속에서 농협은행을 안정적으로 이끌 인물로 평가됐다는 후문이다.

이달 20일 대면심사(인터뷰) 절차가 남았지만 사실상 단독후보라 손 내정자가 거부하지 않는 한 연임은 확정적인 분위기다. 농협계열 CEO들의 일괄사표 이후 가장 먼저 선임이 공식화된 손 은행 내정자가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1기 체제 안정화를 위한 첫 단추가 될지 업계 관심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그룹의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인물이라 양사의 소통 역할도 가능할 것"이라며 “금융권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디지털과 글로벌, 두 가지 업무경험이 풍부해 사업전략 수립에 정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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