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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파장]100조 부동산펀드 '제동', 핵심은 '임차인 리스크'전체 설정액 101조6625억, 전월비 감소 '이례적'…실사 길 막혀, 해외투자 사실상 중단

이효범 기자공개 2020-03-27 08:26:07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5일 10:1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사태로 우리나라 부동산 펀드 성장세가 꺾일 조짐이다. 그동안 해외 부동산 펀드가 시장 성장을 이끄는 동력이었는데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 유럽 등 해외 투자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해외 투자 인력들 사이에서는 이미 상반기 장사는 끝났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번 사태가 실물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라 시장 관계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당장 기업들의 영업활동이 둔화되면서 앞으로 자금난을 겪는 기업들이 속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펀드가 편입한 건물의 임차기업이 이같은 어려움에 직면할 경우 펀드 운용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해외 설정액 55조8913억, 전월비 감소세 '주목'…국내 설정액 증가 지속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국내 전체 자산운용사의 부동산펀드 설정액은 101조6625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말 대비 설정액은 108억원 감소했다. 2019년 1월부터 올해 3월 20일까지 월별 추이를 살펴보면 전체 부동산 펀드 설정액이 감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부동산펀드 설정액은 올해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이 가운데 국내와 해외설정액은 각각 45조7713억원, 55조8913억원이다. 특징적인 부분은 올해 3월 20일 기준 해외 부동산펀드 설정액이 55조8913억원으로 전월말대비 4518억원 줄었다는 점이다. 해외 펀드가 전체 부동산 펀드 설정액 감소의 원인이다.

2019년 1월부터 올해 3월 20일까지 매월 해외 부동산 펀드 설정액이 감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3월 부동산펀드 설정액(지난 20일 기준)이 월말 기준은 아니지만 최근 시장상황을 고려할때 일주일새 전월말 설정액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코로나19 사태로 자산운용사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자산운용사 해외 부동산 담당자는 "유럽 부동산 비딩이 멈췄다"며 "해외 부동산 딜은 셧다운 상태로 국내 운용사들도 상반기 장사를 접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 코로나 확산세로 실사를 못해 신규 딜을 추진할 수 없는 상태"라고 토로했다.

그동안 해외 부동산 투자는 부동산 펀드 시장을 견인해 온 동력이었다. 2016년부터 급격하게 성장해온 해외 부동산펀드는 2017년 국내 펀드 설정액 규모도 앞질렀다. 자산운용사에서도 해외 부동산 투자 인력은 '귀한' 몸이 됐다.

하지만 해외펀드를 설정할수 없는 상황이라 당분간 국내 부동산 딜을 두고 입찰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마저도 대형 자산운용사 위주의 경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 3월 20일 기준 국내 펀드 설정액은 45조7713억원으로 2월말 대비 4411억원 증가했다. 해외와 달리 국내 설정액은 2019년 1월부터 현재까지 매월 불어났다.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해외 자산운용사의 부동산 블라인드펀드에 재간접 투자하는 쪽으로 해법을 찾는 중이다. 블라인드펀드에 투자할 경우 프로젝트성 투자를 실시할 때보다 현지 실사 과정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 운용사 임원은 "국내에서는 해외와 달리 펀드 설정이 가능하다"며 "하지만 유럽 일부 지역에서는 물리적으로 이동이 금지되는 경우도 있고, 현지 거래 상대방들과 그룹 회의 등을 진행하기에도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이나 미국이 코로나19 확산 단계에 접어들면서 현지 인력들은 더욱 위축돼 있어 소통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물경기 타격 우려…연기금·공제회 등 유동성 확보 '촉각'

해외 부동산 투자가 막혀 일감이 준다는 것 뿐만 아니라 업계에서는 코로나 19 사태로 실물 경기가 위축되고 있다는 점을 걱정하고 있다. 이는 부동산 경기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부동산펀드가 가장 많이 편입하는 유형의 자산은 오피스빌딩이다. 투자자들은 주로 신용도 높은 임차인이 펀드 만기 이상 임차기간을 보장하는 빌딩을 선호한다.

임차인의 신용도를 중시하는 것은 빌딩 임대료를 지급하는 주체이기 때문이다. 임대료는 부동산펀드 투자자들에게 지급하는 배당수익금의 원천이다. 그런데 임차기업이 이번 사태 영향으로 영업활동에 차질을 빚어 임대료를 지급하지 못할 경우, 부동산펀드는 설정 당시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수익률을 보장할 수 없다. 이른바 '임차인 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다.

더 큰 문제는 전세계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로 접어들 가능성이다. 코로나 19 사태로 인한 공포감으로 기관투자가들이 실물자산을 처분하고 현금을 늘리는 추세라는 점도 이같은 우려를 부추기고 있다.

특히 부동산 가격 하락은 펀드 투자자에게 치명적이다. 펀드 운용기간인 5년 동안 매년 5% 안팎의 배당수익을 받는다고 해도 엑시트를 위해 부동산을 매입가보다 낮은 가격에 처분한다면 수익자의 기간 대비 투자수익률은 대폭 하락한다. 이 경우 수익자의 동의를 얻어 펀드 만기를 연장하기도 한다.

다만 각국 정부가 경기 위축을 우려해 부양책을 내놓으면서 시중에 돈을 풀고 있기 때문에 시장의 우려만큼 글로벌 부동산 경기가 침체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면 부동산으로 자금이 몰릴 것이라는 전망도 한다.

부동산 자산운용사들의 주 고객인 연기금, 공제회,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들은 여전히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 환율 등 변동성이 커지면 기관투자가들도 전반적으로 투자 집행에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라며 "현재와 같은 환경이 지속될 경우 버틸 수 있을지에 대한 판단과 함께 추가로 유동성을 더 확보해야 할지 등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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