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주총 돋보기]알에프텍 "시너지 없다"…필러 사업 도로 뗀 사연은작년 8월 '유스필' 합병 후 다시 분할 결정, 사업 성격·전문성 등 고려
박창현 기자공개 2020-03-30 07:30:39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7일 10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알에프텍'이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해온 필러 사업 부문을 7개월 만에 다시 떼어낸다.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지난해 필러 전문회사 '유스필'을 인수와 동시에 합병시켰다. 하지만 '한 지붕 두 가족' 체제에서는 시너지 창출이 어렵다고 판단, 다시 분할 절차를 밟는 것으로 분석된다.알에프텍은 이달 30일 주주 총회에서 바이오 사업을 물적 분할해 신설법인 '알에프바이오(가칭)'를 설립하기로 했다. 알에프텍은 상장 존속법인, 100% 자회사로 신설하는 알에프바이오는 비상장 법인으로 운영된다. 분할 기일은 다음달 1일이다.
알에프텍은 휴대폰 충전기와 케이블, 안테나 제품을 삼성전자에 납품하고 있는 IT 주변기기 제조업체다. 하지만 블랙 물광 마스크팩으로 유명한 '제이준코스메틱(이하 제이준)'이 작년 초 최대주주로 등극하면서 회사의 DNA가 바뀌기 시작했다.
신사업 확장을 위해 투자자도 유치했다. 재무적 투자자(FI ) 오비트파트너스와 티케프라이빗에쿼티가 함께 '티케-오비트 1호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을 결성한 후 알에프텍에 500억원을 투입했다.
투자 재원을 확보한 알에프텍은 작년 6월 필러 전문업체 유스필을 인수하면서 확장 전략에 방점을 찍었다. 인수 금액은 215억원에 달했다. 결과적으로 제이준이 알에프텍을 인수하고, 다시 알에프텍을 지렛대 삼아 유스필을 품은 형국이었다.
고속 성장 중인 국내 필러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였다. 2011년만 해도 416억원에 불과했던 필러 시장 규모는 5년 만에 1133억원까지 성장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18.9%에 달했다.

필러 사업에 꽂힌 제이준과 알에프텍은 액면가의 80배에 육박하는 프리미엄을 얹어주고 유스필을 인수했다. 매년 유스필이 10% 이상의 매출 성장과 40%대 영업이익률을 달성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반영한 가격이다. 유스필에 거는 기대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알에프텍은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인수 후 곧바로 유스필과 합병 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7개월 만에 양 사는 다시 '각자도생'을 결정했다. 합병 후 1년도 채 안돼 다시 분리 수순을 밟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합병 분할 절차를 진행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 뿐 아니라 내부 혼란과 조직 갈등 등 리스크도 우려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알에프텍은 짧은 기간이었지만 사업 성격이 워낙 달라 시너지 창출이 쉽지 않다고 판단, 필러 사업을 다시 분리하는 결단을 내렸다. 알에프텍 관계자는 "사업이 완전히 다르다 보니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았다"며 "사업 분할 후 각자 사업 영역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할 후 알에프텍은 스마트폰 충전기와 5G 기지용 안테나 등 IT 본업에 더욱 집중할 예정이다. 2013년을 정점으로 둔화됐던 IT 사업 부문 실적은 지난해 6년 만에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분할 신설회사 알에프바이오는 HA 필러 등 메디컬 에스테틱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국내외 필러 제품 출시로 올해 가시적인 사업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알에프텍이 추정한 올해 알에프바이오 예상 매출은 62억원, 영업이익은 25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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