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구 찾는 화학사]'화섬기업' 티케이케미칼, 핵심은 '건설업'?매출 비중 10% 불구 영업이익 견인
박기수 기자공개 2020-03-31 10:07:38
[편집자주]
달콤한 초호황기를 뒤로 하고 국내 화학사들은 너나 할것 없이 수익성 정체기를 맞이하고 있다. 일관적인 수익성 창출이 가능한 고부가가치 사업으로의 진출 욕구가 그 어느 때보다 커졌지만 화학사들은 선뜻 답안지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시황을 한 번에 뒤흔드는 중국 업체들의 등장도 위협이다. 더벨은 가지각색의 고민거리를 가지고 있는 국내 화학사들의 현주소와 그들이 직면한 과제 등을 다각도로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30일 16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M그룹 소속 티케이케미칼은 화학섬유 기업이다. 폴리에스터와 스판덱스, 수지 사업 부문 등 섬유 관련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폴리에스터 사업 부문은 세계 최초로 '원사'를 생산한 영국의 ICI사의 생산기술을 도입하는 등 나름의 경쟁력을 구축하고 있다.티케이케미칼의 시초는 1965년 설립된 '동국무역'이다. SM그룹에 편입된 것은 2008년이다. SM그룹은 동국무역 시절부터 이어져 온 글로벌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화학 부문의 각 사업부가 지녔던 고유의 브랜드를 유지해오고 있다. 폴리에스터 사업부는 'TEXLON', 스판덱스 사업부는 'TEXLON'과 'ARACHRA' 등이 대표적이다.
대표 사업이 화학 섬유사업임에도 티케이케미칼을 '먹여 살리는' 사업 부문은 따로 있다. 바로 건설 부문이다. 섬유 소재 제조 회사와 건설업의 만남은 다소 생소한 조합이다. 티케이케미칼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본업의 성적표를 이종 산업으로 메꾸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티케이케미칼의 매출 6208억원 중 88%에 해당하는 5480억원이 화학 부문에서 발생했다. 건설 부문의 매출은 647억원으로 10%에 그쳤다.
다만 수익을 따져보면 양 사업 부문의 온도는 극명하게 갈린다. 지난해 건설 부문은 영업이익 129억원을 기록해 전체 영업이익 96억원을 초과하는 금액을 벌었다. 반면 화학 부문은 2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사실상 건설 부문이 티케이케미칼의 영업이익을 책임지고도 남았던 셈이다.
이런 현상은 비단 지난해만 있었던 일은 아니었다. 2018년 역시 건설 부문과 화학 부문의 영업이익은 각각 443억원, 102억원으로 4배 이상 차이 났다. 2017년에는 화학 부문이 187억원의 영업손실을 본 반면 건설 부문은 28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2017년과 2018년 역시 매출 비중으로 따지면 화학 부문이 압도적이었다. '간판'은 '케미칼(화학)'이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건설업의 중요성이 더 큰 기업으로도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티케이케미칼은 2014년부터 공동주택 시행 사업을 영위하며 건설업에 발을 들였다. 이듬해에는 같은 계열사인 우방토건을 합병해 사내 '건설사업부'를 두며 시공 사업까지 발을 넓혔다. 티케이케미칼의 건설 사업부는 김포 고촌, 화성 봉담, 대전 오류동, 청주 테크노폴리스 분양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해왔다.
SM그룹 내 공동 브랜드인 '우방 아이유쉘' 역시 티케이케미칼이 사용하며 브랜드 파워를 강화하는 시너지 효과도 내고 있다.
티케이케미칼의 이러한 '외도'에 업계는 일단은 합격점을 내리고 있다. 다만 관련성이 적은 두 사업 부문을 한 회사에 합쳐놓은 모습일 뿐이기 때문에 본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티케이케미칼은 본업인 화학 사업만으로는 명쾌한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판단하에 건설업에 진출했다"면서 "건설업의 선전으로 기업 자체의 수익성은 최악을 면하고는 있지만 건설 사업이 본업과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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