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League Table]코로나19 상쇄한 연초 효과, 회사채 '분기 최대'[DCM/Overview]전체 발행량 33조, SB만 17조 돌파…조달 양극화는 숙제
임효정 기자공개 2020-04-01 10:00:14
이 기사는 2020년 03월 31일 11: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장의 예상은 빗나갔다. 2020년 1분기 공모채 발행액은 역대 최대 기록을 또 다시 경신했다. 부채자본시장(DCM)의 물량 공세가 다소 수그러들 것이란 예측이 주를 이뤘지만 발행량은 오히려 늘었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자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자금을 조달한 영향이 주 원인이란 분석이다. 다만 코로나19 영향으로 2월 중순 이후 발행량이 급감한 것은 우려 요인이다.외적으로는 팽창한 반면 질적으로는 다소 후퇴한 모습이다. AA급 우량채 중심으로만 조달이 확대된 데다 단기물 비중이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2분기 시장 전망은 엇갈린다. 코로나19 확산 시점인 2월 말부터 조달시장 내 투자수요가 급격히 줄었다는 점에서 2분기 발행물량 역시 감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의견이다. 반면 경기 불확실성 확대와 정책금융 지원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조달행렬에 동참하는 기업이 늘면서 오히려 2분기 물량은 더 확대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SB, 분기 신기록 경신…FB·ABS, 전년 대비 증가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발행된 일반회사채(SB), 여전채(FB), 자산유동화증권(ABS)을 합산한 국내 공모 회사채 발행액은 33조3971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2019년 1분기(30조2565억원) 기록을 다시 한 번 갈아치웠다. '회사채 시장의 꽃' SB의 활약이 어느 때보다 빛났다. 2012년 수요예측 제도 도입 이후 분기 기준 최대 발행 물량을 기록했다. 2020년 1분기 SB 발행액은 17조4910억원이다. 17조원을 돌파한 건 2019년 2분기(17조80억원) 이후 두 번째다. 당시 기록을 갈아치우며 분기 신기록을 경신했다.
가장 많은 SB를 발행한 기업집단은 단연 SK그룹(2조5600억원)이다. 전체 시장의 15%에 달하는 SB물량을 SK그룹에서 발행했다. 이어 LG그룹이 1조910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현대자동차와 미래에셋도 1조원대 발행 그룹에 포함됐다. 개별 기업 가운데 최대 빅이슈어는 1조600억원을 조달한 SK하이닉스였다. 미래에셋대우도 SB시장에서 1조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FB와 ABS 발행액도 전년 대비 증가했다. 2020년 1분기 FB발행액은 13조880억원으로, 전년 동기(10조8500억원) 대비 2조원 이상 늘었다. ABS발행액도 2조8181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4545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경기 불확실성 속 선제적 조달…2분기 전망 '불투명'
2020년 회사채 시장을 두고 숨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을 확보했다.
시장 관계자는 "기업들의 실적 방향성에 대해 부정적 전망이 나오면서 조달 여건 측면에서도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3월 실적 발표에 앞서 2월 발행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다만 AA우량채에 대한 쏠림현상이 심화된 데다 단기물 비중이 증가하며 질적인 측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SB 발행량 가운데 AA급 비중은 68.6%로 2019년 1분기(58.7%)보다 더 늘었다. 경기 불확실성 속에 상대적으로 우량한 신용도를 보유한 기업 중심으로 수급 매칭이 이뤄진 결과로 풀이된다.
단기물 비중이 높아진 점도 눈에 띈다. SB 발행량 가운데 7년 이상 장기물 비중은 24%로, 전년 동기(28%) 대비 축소됐다. 반면 5년 미만 단기물의 44%로, 2019년 1분기(37%)와 비교해 오히려 비중이 늘었다.
2분기 전망은 불투명하다. 코로나19 여파로 투심이 위축되자 3월 들어 기업들이 선뜻 발행시장에 나서지 않고 있다.
회사채 물량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는 가운데 변수도 존재한다. 기업경기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이어지면서 선제적 조달 행렬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정책금융 지원까지 맞물려 하반기 대기 물량이 2분기에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정부는 회사채 시장 안정화를 위해 신속인수제도, 채권시장안정펀드, 인수 프로그램 등 24조원이 넘는 정책금융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시장 관계자는 "코로나 여파로 회사채 시장이 위축된 것은 맞지만 시장 분위기가 또 어떻게 변할지 예단하기 쉽지 않다"며 "코로나 이슈 이후 수시로 조달 전략이 바뀌고 있기 때문에 2분기는 혼란한 분위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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