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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강조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어떻게 확보할까 선제적 자금조달로 체력 비축…비주력사업 정리 예상

이아경 기자공개 2020-04-07 08:31:38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6일 16: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사진)이 위기일수록 현금을 확보하고 동시에 해야 할 투자는 계획대로 추진하자고 강조했다. 상반된 성격의 과제를 동시에 던진 것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실적 개선이 어려운 가운데 비핵심 자산 매각 등 효율화 작업에 고삐를 조일 것으로 보인다.

6일 신 부회장은 4월 CEO 메시지를 통해 "위기가 오면 글로벌 기업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일은 바로 현금 확보"라면서 "기업의 현금성 자산은 불확실성을 대비하는 보험이자 신기술 개발이나 신시장 개척으로 도약을 준비하는 발판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2019년 말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등 실리콘밸리의 세계적 기업들이 현금성 자산을 늘렸다"면서 "위기는 다시 돌아오고 있으며, 그것을 성공적으로 극복하는 기업은 역시 현금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언급된 기업과 달리 LG화학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감소하는 추세다. 영업활동으로 번 돈보다 훨씬 더 많은 금액을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화학은 영업활동으로 지난해 3조8365억원의 현금을 창출했으나, 각 사업부문별 시설 투자로 6조8460억원이 유출됐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전년 말보다 24.9% 감소한 1조8886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환경이 더 나빠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2018년 하반기부터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기둔화로 석유화학 회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는 기름을 붓고 있는 실정이다.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수요 둔화로 LG화학의 상반기 석유화학 부문은 전년보다도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 지난해 실적은 이미 2018년 대비 반토막난 수준이다.

전지부문은 계속 적자가 예상된다. 지난해 문제가 됐던 폴란드 공장의 수율은 개선되고 있으나, 중국 남경 공장이 가동률에 차질을 빚으며 매출이 감소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남경 공장은 코로나19 여파로 10일간 가동이 중단됐다.

통상 어려울수록 현금성 자산을 늘리려면 지출을 줄여야 하지만, LG화학은 해야 할 투자는 그대로 집행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이 올해 계획한 투자금은 6조원에 달한다. 이 중 신규투자 및 확장에 4조3000억원을 쏟을 예정이다. 주로 석유화학 사업부문 증설 및 전기차배터리 수주 프로젝트 양산에 투입되는 돈이다.

LG화학의 자신감은 선제적 자금조달에서 나온다. LG화학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에 걸쳐 각각 8000억원, 1조원, 1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공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2018년에는 제로금리로 6400억원 규모의 외화 교환사채도 발행했다. 작년 12월에는 2차전지 관련 해외 시설투자에 최대 50억달러까지 차입할 수 있도록 산업은행 등과 금융협약을 맺었다. 지난 2월 북경 트윈타워 매각 등을 통한 추가 현금 확보도 예상된다.


비주력 사업 정리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현재 첨단소재부문을 중심으로 군살빼기에 나선 상태다. 주요 매각 대상은 LCD 사업 부문이다. LG화학은 지난 2월 중국 요케테크놀로지의 자회사인 시양인터내셔널에 감광재 사업을 580억원에 매각했다.

편광판 사업 매각도 추진 중이다. 편광판은 LCD 패널 앞뒤에 부착해 빛 통과 혹은 차단을 가능하게 하는 필름이다. IB 업계에서는 LG화학 편광판 사업 매각금액을 약 1조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은 LCD 유리기판 사업은 아예 철수한 상태다.

현금확보를 위해 불필요한 자산도 최대한 털어낼 예정이다. LG화학이 지난해 반영한 매각예정자산은 195억7300만원이다. 여기에는 팜한농 사업결합에 따라 취득한 매각예정인 연구소도 포함된다. 소형 파우치조립 설비 6개 라인 등은 연내 매각이 완료될 예정이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석유화학부터 전지, 첨단소재에 이르기까지 자동차소재 특히, 고부가가치 라인업을 갖추기 위해 매각 및 인수가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그동안 영업이익 악화를 가져왔던 LCD 소재 매각이 계속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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