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IPO 점검]공모 앞둔 엘이티…상장 밸류 지켜낼까⑭삼성디스플레이 벤더…코로나19 디스카운트 가능성 대비해야
강철 기자공개 2020-04-09 13:4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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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기업공개(IPO) 시장에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의 시대가 열렸다. 정부의 과감한 지원 의지와 반도체, 2차전지, 5G 등 전방 산업의 선방에 소부장 기업의 상장이 줄을 잇고 있다. 일단 소부장 IPO의 스타트를 끊은 선발 주자는 공모와 유통 시장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냈다. IPO의 바통을 이어받는 후발 기업도 선전을 벌일 수 있을지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8일 0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스플레이용 장비 제조사인 엘이티가 올해 상반기 증시 입성을 목표로 남은 기업공개(IPO) 일정을 진행한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해 12월 엘이티의 상장을 승인했다.엘이티는 공모주를 전량 신주로 발행해 약 2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제시한 희망 공모가 밴드는 8210∼9280원이다. 이를 토대로 산정한 상장 밸류에이션은 580억~660억원이다. 다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시장 침체가 기업가치에 일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존재한다.
◇ 삼성디스플레이 벤더…코로나19로 IPO 일정 소폭 연기
엘이티(LET)는 현재 상장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와 수요예측 진행 시기를 논의하고 있다. 당초 이달 중에 증권신고서 제출을 마무리하고 수요예측을 실시하려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불안정해진 시장 상황을 고려해 시점을 연기했다. 2019년 감사보고서는 지난 6일 제출했다.
엘이티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판단 하에 시장이 회복하는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기로 했다"며 "오는 6월 안에는 IPO를 완료한다는 목표로 남은 일정을 조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엘이티는 2001년 9월 설립된 디스플레이용 장비 제조사다. 충청남도 아산에 거점을 운영하며 액정표시장치(LCD),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를 검사하는 장비를 양산한다. 최근에는 LCD 복합기, 사이드 실링 등으로 제품 라인업을 다각화했다.
최대 고객인 삼성디스플레이와의 안정적인 거래를 기반으로 연간 450억~5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2019년에는 매출액 469억원, 영업이익 109억원, 순이익 74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증가세는 HB테크놀러지를 새 주인으로 맞은 2018년을 기점으로 두드러진다. HB테크놀러지는 문흥렬 회장의 HB그룹 산하에 있는 디스플레이 장비 제조사다.
이 같은 안정적인 성장세를 바탕으로 지난해 IPO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좋아진 점도 상장 행보에 힘을 싣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코스닥시장본부는 예비심사 접수 후 두달이 지난해 12월 26일 상장을 승인했다.
◇ 상장 밸류 580억~660억…HB테크널러지 인수금액과 유사
엘이티는 상장 공모주를 전량 신주로 배정했다. HB테크놀러지, 코스톤아시아 등 엘이티 지분 60~70%를 소유한 주요 주주들은 공모 과정에서 구주 매출을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상장 후 일정 기간 지분을 보유하는 보호예수(락업)도 검토하고 있다.
공모 주식수는 219만7333주로 잠정 확정했다. 시장에 제시한 희망 공모가 밴드는 8210∼9280원(액면가 500원)이다. 공모 후 발행주식 총수인 710만9792주에 희망 공모가 밴드를 적용해 산출한 상장 밸류에이션은 580억~660억원이다.
다만 상장을 철회하는 기업들이 속출할 정도로 얼어붙은 시장을 감안할 때 공모가와 밸류에이션이 밴드보다 밑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실제로 엘이티와 미래에셋대우는 이 같은 '코로나19 디스카운트'를 염두에 두고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엘이티 관계자는 "예비심사를 청구했을 때보다 시장 상황이 나빠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다음달 중순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동종사(peer group)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이 단가 산정 과정에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580억~660억원은 HB테크널러지가 엘이티 경영권 지분을 인수할 당시 산정한 기업가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HB테크널러지는 2018년 8월 266억원을 들여 엘이티 지분 42.7%를 인수했다. 엘이티 지분 100%의 밸류에이션을 약 622억원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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