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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밸류 변심 vs 외도, 대표펀드 주종목 ‘바이오주’ 기존 투자 스타일과 확연한 차이, "고PBR 등 수치상 설명 불가, 개념 확장 연장선"

이효범 기자공개 2020-04-16 08:06:41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3일 10: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대표펀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종목은 바이오주로 나타났다. 그동안 가치투자 하우스들이 투자 종목을 선별해온 방식 등을 고려하면 바이오주에 대한 집중투자는 쉽사리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오랜기간 추구해왔던 가치투자 전략이 약화된게 아니냐는 오해도 있다. 다만 국내 증시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추구하는 가치투자 철학이 점차 진화하는 것이라는 게 운용사 측 설명이다.

◇한국밸류10년투자 편입비중 최고 '엔케이맥스', 매입단가 1만3475원 추정

theWM에 따르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대표펀드인 한국밸류10년투자증권투자신탁1(주식)(C)에 편입된 종목 중 가장 비중이 높은 종목은 '엔케이맥스'로 나타났다. 지난 2월 3일 기준 펀드내 편입 비중은 7.53%이다. 두번째로 편입 비중이 높은 디티알오토모티브와 0.05%포인트 차이다.

지난 3월말 기준 대표펀드 뿐만 아니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전체 펀드 등을 통해 보유한 엔케이맥스 주식은 423만9345주(지분율 13.47%)이다. 작년말 보유 지분율 13.62%에서 3개월새 0.15%포인트 감소한 규모다. 최대주주인 오너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 19.64%와 비교하면 6.02%포인트 낮은 수치다.

엔케이맥스 주주구성 내역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엔케이맥스 지분율을 유의미하게 늘린 건 2016년 11월이다. 당시 지분율 5%를 넘겨 처음으로 공시했다. 이후 꾸준히 지분을 확대, 3년 넘게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엔케이맥스 1주당 평균 매입단가는 지난달 30일 기준 1만3472원으로 추산된다. 엔케이맥스 주가(종가기준) 9920원과 비교해 3552원 높은 수준이다. 보유주식수를 적용하면 총 투자금액은 571억원에 달한다.

한국밸류10년투자펀드가 투자한 상위 10종목 중 엔케이맥스를 제외하면 디티알오토모티브(펀드내 비중 7.48%), 넥센(6.15%), 선진(5.34%), KISCO홀딩스(5.33%), 세방(5.01%), 동아타이어(4.11%), 삼영무역(3.95%), 풍산홀딩스(3.92%), 영원무역홀딩스(3.82%) 등이다. 대다수 종목은 제조업체다.

엔케이맥스는 이와 달리 바이오 업종에 속한다. 면역세포치료제 개발 바이오전문기업으로, NK세포기반의 SuperNK 면역세포치료제 기술과 면역력 진단기술 등을 보유 중이다. 특히 면역력 진단키트 'NK뷰키트'를 세계 최초로 출시해 국내 1000개 이상의 건강검진센터에 공급하고 있다.

◇PBR 3배 웃도는 엔케이맥스, 한국밸류의 '반전'

업계에서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엔케이맥스 투자를 기존 투자방식과 동일 선상에서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통상 기업의 자산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된 종목을 가치주로 꼽는다. 가치투자 하우스들은 주가와 1주당 순자산을 비교하여 나타낸 비율인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주요지표로 활용한다. PBR이 1보다 큰 종목의 주가는 장부가치보다 높다는 의미다.

PBR을 기준으로 보면 엔케이맥스는 가치투자에 부합하는 종목은 아니다. PBR은 2017년말 12배, 2018년말 9.21배, 2019년말 3.16배로 매년 줄고 있다. 다만 여전히 1배 이상의 수치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엔케이맥스에 3년 넘게 투자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PBR이 투자 결정에 결정적인 지표가 아니었다는 뜻이다. 기존 한국밸류 투자 스타일과는 확연한 변화다.

한국밸류10년투자펀드가 투자한 상위 10종목 가운데 작년말 기준 PBR이 1배를 넘어선 종목은 엔케이맥스 뿐이다. 특히 2017년과 2018년을 비교하더라도 PBR 1배를 넘는 기업에 투자한 사례는 거의 없다. 투자종목인 선진은 2017년말 PBR 1배를 상회했지만 2018년말 다시 0.27배, 2019년말 0.24배로 하락했다.


엔케이맥스의 부채비율은 2017년말 35.28%, 2018년 102.29%, 2019년 69.43%으로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다만 2017~2019년 최근 3년간 연결기준 매년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특히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75.29%를 기록할 정도로 매출에 비해서 영업손실 폭이 큰 편이다. 매년 영업적자를 내다보니 쌓인 결손금은 작년말 기준 462억원에 달한다.

엔케이맥스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작년말 -182억원이다. 최근 3년간 연말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매번 마이너스(-)로 나타났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그동안 우량한 현금흐름을 갖춘 기업을 위주로 투자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엔케이맥스에 투자한 건 수치상으로 부합하지 않는 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기관들 문의도 잇따라…이채원式 가치투자 진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이처럼 바이오 종목에 투자를 실시한 건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따라 가치투자의 개념을 점차 확장하고 있는 이채원 대표의 기조와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최고경영책임자(CEO) 자리에 오른 뒤 헤지펀드 시장 진출, 행동주의 전략 강화, 글로벌 펀드 출시 등 가치투자의 외연을 키우는데 주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정기간 마다 가치투자 하우스들이 선별한 종목들의 주가가 큰폭으로 상승하던 시기가 있었지만 점차 이같은 사이클이 사라지고 있다"며 "그동안 가치투자를 기반으로 전통산업에 투자했던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도 기존 가치투자 개념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코어밸류본부는 또 올해부터 가치투자 모델포트폴리오(MP)를 도입해 펀드를 운용한다. 펀드 재산의 70% 가량을 본보 내 MP와 동일하게 복제하고, 나머지 재산 30% 가량을 펀드매니저의 분석과 판단에 따른 종목을 선정하는 방식이다. 개별 펀드매니저의 역량보다는 내부 구성원들이 머리를 맞대는 집단지성을 투자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이 운용사가 바이오 종목인 엔케이맥스 투자 비중을 확대한 것으로 두고 기관투자가들도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 때문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오랜기간 유지해왔던 가치투자 철학에 대한 문의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관계자는 "수치나 지표상 엔케이맥스에 투자한 이유를 설명하기에는 어려운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 기업의 사업 방향성 등을 다각도로 분석해온 결과 미래 예상되는 가치에 비해 현재 가치가 현저하게 낮다는게 내부적인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엔케이맥스 투자도 전통적인 가치투자 개념을 점차 확장해 나가는 일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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