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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구조조정]'최후의 카드' 두산중공업 분할 거래, 성사될까인적·물적분할, 매각으로 귀결…인프라코어·밥캣 살리고 중공업 버릴수도

박상희 기자공개 2020-04-16 08:18:25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4일 10:3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은 자본시장 거래에 능하다. 단순히 사채를 발행하거나 주식 수를 늘리는 증자를 말하는 게 아니다. 2009년 일찍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던 경험을 밑천 삼아 회사를 분리하고 향후 이를 매각하거나 다른 계열사와 합병하는 거래를 수없이 해왔다. 자금 조달 니즈에 따라 지주사 체제를 자진반납하기도 했다.

숱하게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이란 '매직'을 활용해 온 두산그룹이지만 예외적으로 건드리지 않은 계열사가 있었다. 바로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이다. 그런데 이런 두산중공업이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13일 제출한 자구안에서 분할안을 담은 계획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과연 분할이 성사될 지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자회사로 두산인프라코어와 손자회사로 두산밥캣을 거느리고 있다. 두산중공업 유동성 위기가 이들 계열사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분할 시나리오가 대두됐다. 두산중공업을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 지분을 보유한 투자회사와 발전부문 등 기존 사업을 운영하는 사업회사로 분리하는 것이 골자다.

인적분할 구조를 감안하면 두산중공업의 최대주주인 ㈜두산은 분할되는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에 대한 지분율(34.36%)을 그대로 유지한다. 이후 투자부문은 필요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같은 두산중공업 분할 안은 두산그룹이 실행하기에 어려운 거래는 결코 아니다. 일찍부터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더 크다. 다만 그간 두산그룹이 행했던 대부분의 분할이 결과적으로 매각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최후의 카드'로 남겨뒀을 것으로 풀이된다.

멀리서 사례를 찾을 필요도 없다. ㈜두산은 지난해 4월 소재사업부와 연료전지사업부의 인적분할 결정을 발표했다. 분할 1년도 안돼 소재사업부인 두산솔루스는 현재 매각 절차를 진행 중에 있고, 두산퓨얼셀 역시 매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2014년 4월 두산인프라코어의 물적분할 사례 역시 비슷한 결과로 이어졌다. 두산인프라코어 물적분할로 설립된 두산밥캣은 2년 반 만인 2016년 11월 기업공개(IPO)를 실시한다. 구주매출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일종의 지분 매각 거래였고, 모기업의 자금조달에 초점이 맞춰진 거래였다.

2018년 두산엔진의 인적분할도 빼놓을 수 없다. 두산엔진을 인적분할 해 분할신설된 법인을 두산중공업에 흡수합병했다. 두산엔진 분할존속법인은 두산중공업 주식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에 한해 제3자(소시어스 웰투시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종합하면 두산그룹이 행한 대부분의 인적 및 물적분할은 자금 조달을 위한 매각으로 귀결됐다. 최근 행보에 한정된 것도 아니다. ㈜두산은 10여년 전인 2008년 출판사업부문을 물적분할 하고, 테크팩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 이후 매각한 전례가 있다. 분할은 예외 없이 사업부 매각으로 이어졌고, 이는 자금조달을 위한 조치였다. 때문에 시장에선 두산그룹의 분할 거래를 매각을 위한 사전정지작업 시그널로 받아들이고 있다.

두산중공업이 한번도 분할 거래가 없었던 것은 외부에 매각할 사업부가 없었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그만큼 두산중공업이 두산그룹의 핵심 계열사라는 의미다. 매각과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두산중공업 분할은 유동성 위기에 몰려 채권단에 자금 지원을 요청하기 직전까지도 두산그룹 입장에선 생각하기 싫은 시나리오였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자칫 시장에 매각 시그널을 보낼까 우려한 것이다.

두산중공업 분할 안이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으로 유동성 위기가 옮아갈 가능성을 차단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보면 최악의 경우 두산중공업(사업부문)을 버리고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만 살리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도 있다. 두산중공업 분할을 두산그룹 입장에선 최후의 카드로 남겨두고 싶었을 이유이기도 하다.

재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에서 계열사 분할 거래는 사실상 매각으로 귀결됐다"면서 "두산중공업은 두산그룹의 중추와 같은데, 이를 분할하겠다는 건 두산그룹에서 지키고 싶은 마지노선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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