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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이커머스 생존기]쓱닷컴, '양·질 두 토끼' 성장전략 통할까④코로나19로 주문량↑…다음 목표 '객단가' 신장

전효점 기자공개 2020-04-22 14:23:38

[편집자주]

이커머스 업계가 일제히 2019년 경영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경쟁이 심화된 시장에서 각 업체는 '아마존 성장 모델'을 따르는 쿠팡의 뒤를 쫒는 데서 벗어나 각자의 생존전략을 모색했다. 현재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과도기를 지나가고 있는 가운데 이커머스 업체들의 전략과 실적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7일 16: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스에스지닷컴(이하 쓱닷컴)은 매출액 8442억원, 영업적자 819억원이라는 첫 해 사업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순손실은 58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의 10분의 1 규모에 이르는 영업적자보다 아쉬운 것은 기대치에 못 미치는 외형 불리기 결과다. 이커머스 업계에서 쿠팡, 이베이코리아 등의 포화에 맞서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규모의 경제이기 때문이다.

쓱닷컴의 최대 경쟁자로 꼽히는 쿠팡의 경우 지난해 총거래액(GMV)은 10조원을 돌파했고, 올해는 최대 18조원까지 달성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뒤늦게 쿠팡 따라잡기에 나선 쓱닷컴의 지난해 GMV는 2조8000억원에 불과하다.

쓱닷컴은 아쉬움을 접고 올해 GMV 목표 3조6000억원을 달성하기 위해 심기일전하는 모양새다. 이마트와 신세계 양쪽의 동반 성장을 전제로 거래액 확대를 이뤄내기 위해 주문량 극대화와 객단가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겠다는 각오다.


◇'두 토끼' 성장 전략…주문건수·객단가 동반↑

쓱닷컴은 당초 지난해 GMV 3조1000억원을 돌파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실제로 2조8000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하반기로 갈수록 대규모 마케팅과 각종 프로모션을 전개하면서 거래액 늘리기에 속도가 붙었지만 상반기 법인 설립 후 궤도에 접어드는 데 소요됐던 시간이 길어진 탓에 목표 달성은 아쉽게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쓱닷컴은 신세계몰(신세계백화점 포함)과 이마트몰에서 나오는 매출이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한다. 그외 신세계인터내셔날을 비롯한 계열사 및 기타 온라인 유통에서 나머지 30%의 매출이 발생한다. 이마트몰과 신세계몰 매출 비중은 1 대1이다. 기본적으로 양사 매출을 함께 높여야 성장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온라인 쇼핑 내에서도 할인점 사업과 백화점 사업의 특성은 다르다. 이마트몰 쓱배송의 경우 주문건수가 많은 대신 건당 객단가가 낮다. 취급 상품이 1000원짜리 시금치, 5000원짜리 라면 한 봉지, 5000원짜리 건전지 등 단가가 낮은 제품들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반면 신세계몰쪽은 10만원짜리 구두, 20만원짜리 양복, 500만원짜리 명품백 등 단가가 높은 제품들을 판매한다.

이 때문에 쓱닷컴은 당초 할인점 사업에서는 주문량 극대화에, 백화점 사업에서는 객단가 극대화에 주력해왔다.

특히 할인점에서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를 잇따라 건립해 일 최대 주문량을 키워 시장점유율을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네오 1곳을 추가로 세울 때마다 매일 처리할 수 있는 주문 건수가 3만~4만건씩 늘어난다. 하지만 네오 추가 건립 계획이 지방자치단체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쳐 연기되면서 전체 성장 전략도 방향성을 선회하게 됐다.

작년 말 기준 현재 네오 3곳과 전국 PP센터가 처리할 수 있는 최대 일 주문 캐파는 13만건이다. 작년까지 일 주문량은 최대 캐파의 80~85%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쓱닷컴은 현재 여력 내에서 주문량을 극대화하는 한편, 객단가를 동반 상승시켜 성장을 이뤄낸다는 계획을 세웠다.

◇코로나19로 주문량 10%p↑…GMV 3.6조 '마중물'

쓱닷컴은 올해 GMV 3조6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내부적으로 잡았다. 전년 대비 약 25% 높은 실적이다. 연초 내수 시장을 덮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예기치 않게 이커머스 쇼핑 수요를 증폭, 쓱닷컴의 목표 달성을 위한 마중물이 돼주고 있다.

할인점 사업에선 코로나19 이후 쓱배송 일 평균 주문량이 최대 캐파의 80~85%에서 95%까지 상승했다. 쓱닷컴 관계자는 "연초 코로나19로 2월 중순부터 주문량이 상승하기 시작해 쓱배송의 경우 2월 말 99%까지 기록을 찍고 4월 현재 90%를 상회하고 있다"면서 "평소였다면 월 성장률은 전월 대비 20% 정도가 일반적인데 코로나19 사태로 2월과 3월 성장률은 30%에 이른다"

쓱닷컴은 기존의 물류 활용도를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컨대 현재 네오센터 3곳에서 매일 처리할 수 있는 새벽배송 주문건수는 최대 1만건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문 마감 시간을 자정에서 밤 10~11시로 1~2시간 앞당기면서 기존 네오센터에서 새벽에 처리할 수 있는 새벽배송 주문량을 1만5000건까지 늘렸다. 쓱닷컴 관계자는 "연내 서울과 경기 지역 새벽배송 캐파를 일 2만건까지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는 이마트몰 할인점 뿐만 아니라 신세계몰 주문량도 증가시켰다. 직접 오프라인 백화점 매장을 찾는 발길이 끊긴 대신 온라인 채널로의 유입은 늘어났기 때문이다. 쓱닷컴은 온라인 세일과 무료 반품 행사 등 각종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구매 수요를 유치해나가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앞선 관계자는 "백화점몰에서는 명품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에 발 맞춰 해외 브랜드 공식스토어 입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백화점 상품을 온라인에서 더욱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여 나가는 작업을 병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주문량 극대화도 한계…고가·고품질 상품 '승부수'

객단가 신장 전략은 신세계와 이마트, 기타 계열사 부문에서 동시에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몰에서는 명품, 의류, 리빙, 화장품 등 고가 상품 매입을 늘려나가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다양한 고급 브랜드 유치와 카테고리 확충을 통해 매출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단위 단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할인점 사업에서도 객단가 증대를 통한 성장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신선상품 카테고리 가운데서는 조금 비싸지만 더 신선한 상품MD를 늘려갈 계획이다. 노량진 수산시장이나 가락시장 등 산지에서 갓 출하된 상품을 직접 소싱하거나 직접 빵을 굽는 등 고품질 상품 서비스를 늘려가겠다는 의미다. 새벽배송 수요를 겨냥해서는 반조리 밀키트 브랜드 '프레시지'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비식품 분야에서도 가성비 높은 범용 상품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상품군까지 취급군을 넓혀왔다.

백화점과 할인점 사업 외에서도 계열사 유통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 신세계와 이마트 유통 서비스뿐만 아니라 까사미아, 시코르, 하우디, 신세계TV쇼핑, 프리미엄아울렛을 브랜드탭에 신규 추가하고 계열사 제품을 온라인에서 유통함으로써 고객 1인당 거래액을 높여가고자 했다. 올해 들어서도 여행플랫폼 트립과 스타필드 브랜드탭을 신규 추가했다.

남은 관건은 이달 말로 예정된 롯데쇼핑의 온라인 통합쇼핑몰 '롯데ON'과의 경쟁에서 점유율을 지키는 것이다. '롯데ON'은 개장 후 상당한 마케팅 포화를 집중적으로 진행해 이커머스 시장 안착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 카테고리 대부분을 공유하는 쓱닷컴에게는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난 셈이다.

쓱닷컴 관계자는 "롯데ON의 경우, 롯데쇼핑의 온라인 서비스가 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기존 서비스를 강화한 것이라 새로운 대응은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개점 초기 상당한 마케팅을 진행할 것으로 보여 내부적으로도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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