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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구조조정]잠재매물 두산건설, 자본확충 필요성 부상계열 이탈로 자체 생존 이슈…"최소 2000억 필요"

노아름 기자/ 최익환 기자공개 2020-04-22 14:12:23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1일 11: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이 내놓을 자구안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업계에서는 두산건설의 매각 가능성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딜이 성사될 경우 신주 투입이 불가피하다고 바라보는 분위기다. 매각 시 계열에서 이탈해 그룹의 지원 가능성이 사라지는 만큼 차입금 규모 등을 고려하면 최소 2000억원 이상이 신주로 투입돼야 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조만간 두산그룹이 제출한 자구안을 검토한 뒤 지원계획과 구조조정 방안 등을 확정할 방침이다. 자구안에는 두산솔루스 등 일부 계열사와 비핵심 부동산자산 등의 매각방안이 담겼지만 1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요구한 국책은행들이 자구안 보안을 요청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때문에 시장의 관심은 앞서 매각이 추진된 두산건설에도 모인다. 두산건설의 경우 지난해 일부 전략적투자자(SI)들이 실사기회를 얻어 인수협상을 진행했지만, 계열사로부터 빌린 전자단기사채의 만기연장 등 문제에서 이견이 발생해 거래가 성사되지는 않았다. 다만 두산그룹과 오너 측의 매각 의지는 여전하다는 평가다.

IB업계 관계자는 "두산건설은 거래가 성사될 경우 위기를 겪는 두산중공업으로 곧장 현금이 유입될 수 있기 때문에 그룹사 유동성 위기 타개책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구주 뿐만 아니라 자본확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감수하고 인수에 나설 원매자가 있을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실제로 두산건설의 매각이 현실화될 경우엔 인수자의 셈법이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근시일내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는 금융비용 증가로 인한 재무부담 가중 가능성 때문이다. 쉽게 말해 두산그룹 계열에서 이탈하게 되어 모기업의 지원(크레딧)이 사라지면 신용등급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때문에 매각시 구주 가격과 더불어 자본확충의 병행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업계는 신용등급 하락시 상환 트리거가 발생하는 점을 들어 1년 안에 도래한 단기차입금의 리파이낸싱 혹은 상환이 이뤄져야한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신용평가사는 건설회사의 매출액과 시공능력평가액은 물론 △부채비율 △차입금의존도 △현금창출력 등을 고려해 신용등급을 부여한다. 지난해 연말기준 두산건설은 A등급에 해당하는 매출 1조7800억원을 기록했다. 시공능력평가액과 주택브랜드 인지도 및 공사물량확보 등 사업항목에서의 정량지표는 주로 A등급에 수렴한다는 평가다. 다만 부채비율(311.3%), 순차입금/EBITDA 배수(6.2배), EBIT/총금융비용 배수(1.3배) 등 재무항목은 각각 B, BBB, BB 등에 해당한다.

지난해 말 두산건설의 부채비율은 연결기준 311.3%를 기록했고, 1년 내에 갚아야하는 단기차입금은 4469억원이다. 현재 차입금 규모와 부채비율이 과중하다는 평가를 받는 두산건설은 선순위회사채 기준 BB-(한국신용평가)를 유지하고 있으나 등급전망은 부정적이다. 신용등급이 사실상 투기등급에 해당하는 만큼 새로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장단기차입금으로 리파이낸싱을 시도할 경우엔 적잖은 부담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일부 단기차입금을 상환해 부채비율을 내린 뒤 나머지 단기차입금을 리파이낸싱하는 방식으로 재무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를 위해선 건설사들의 평균적 부채비율인 150%에서 200% 선까지 재무구조가 개선되어야 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모회사의 지원 가능성이 사라질 경우 당장의 신용등급을 유지하는 것을 넘어 등급 상승 요인을 일부라도 충족시켜야 현재의 등급을 유지할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들은 2000억원의 신규 자금 유입(Capital Injection)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00억원이 유입될 경우 자본총계는 지난해 연말기준 5663억원에서 7663억원으로 증액된다. 동일한 금액이 부채상환에 투입된다고 가정하면 같은 기간 부채총계는 1조7632억원에서 1조5632억원으로 줄어든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204%로 기존보다 107.4%포인트 감소한다. A등급에 해당(부채비율 150% 미만)되기 위해서는 3500억원 상당의 유상증자가 이뤄져야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투자자 면면에 따라 신주 투입규모가 달라질 여지가 있다. 계열 지원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는 대기업 집단 혹은 동종업계 투자자가 인수할 경우는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반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가 인수를 검토할 경우에는 구주 매입과 맞물려 유상증자 또한 병행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다.

IB업계 관계자는 "두산건설은 새 주인을 찾는다 해도 추가적으로 회사 회생을 위한 신주가 수천억원 상당 필요한 상황"이라며 "인수에 적극성을 보일 원매자 확보 여부가 매각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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