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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M&A]누가 품을까…옛 사주 조남호 회장 "의향 없다"한진중공업홀딩스 우선매수권 미보유, 인수 가능성 '불투명'…방산 대그룹 '한화' 물망

구태우 기자공개 2020-04-23 08:22:58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2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중공업이 이르면 상반기 중 매물로 나오면서 시장의 관심은 누가 원매자로 나설지 쏠리고 있다. 조남호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한진중공업홀딩스는 한진중공업 인수에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채권단은 하반기부터 한진중공업의 '새 주인' 찾아주기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진중공업홀딩스 관계자는 22일 "한진중공업을 인수할 의향은 없다"고 밝혔다. 한진중공업홀딩스는 지난해 5월까지 한진중공업의 최대주주(보유지분 30.98%)였지만 현재 지분이 전혀 없는 상태다. 한진중공업홀딩스와 조남호 회장의 보유지분은 채권단이 출자전환하는 과정에서 무상감자로 전량 소각됐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한진중공업홀딩스는 당시 무상감자 과정에서 우선매수권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매수권이란 자산의 소유자가 자산을 제3자에게 매도하기 전 같은 조건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채권은행협의회 운영협약' 제29조에 따르면 채권단은 채무조정 과정에서 출자전환주식에 대해 기업의 기존 대주주에게 우선매수권을 부여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한진중공업홀딩스가 출자전환 과정에서 우선매수권을 확보했다면 조 회장은 한진중공업을 되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우선매수권을 확보하지 않으면서 한진중공업을 인수할 가능성을 차단했다는 설명이다.

한진중공업홀딩스 관계자는 "지분이 전량 소각된 만큼 한진중공업이 매물로 나오더라도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한진중공업홀딩스가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 기업 인수전은 변수가 많아 끝날 때까지 섣부르게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게다가 채권단은 한진중공업을 통매각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건설업과 조선업을 한번에 인수하겠다는 원매자는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진중공업의 원매자를 찾지 못한다면 결국은 분리매각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 21일 종가 기준 한진중공업의 시가총액은 5000억원을 조금 넘는다. 조선부문은 한진중공업 전체 매출의 약 30%를, 건설 부문을 50% 맡고 있다.

한진중공업홀딩스는 출자전환 이후 계열회사가 △대륜 E&S(도시가스) △대륜발전(발전 전기) △별내에너지(발전 전기) △한일레저 △디알디비제일차유동화전문(금융업) 등 5개로 축소됐다. 지난해 매출은 8776억원, 영업이익은 384억원을 기록했다. 유동화가 용이한 현금성 자산을 합하면 3000억원을 조금 넘는다.

한진중공업을 분리 매각할 경우 한진중공업홀딩스의 인수 가능성은 높아지지만, 조남호 회장이 사재를 출연하지 않는 이상 회사를 인수할 여력은 없어 보인다. 한진중공업홀딩스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416.1%로 재무구조가 취약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의 인수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한화는 삼성의 방산 계열사를 인수하면서 방산 부문의 수직 계열화 체계를 갖췄다. 한진중공업을 인수할 경우 특수선 사업까지 진출할 수 있다. 기존 방산 계열사와 한진중공업은 주고 받을 게 많아 시너지가 크다는 게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한화는 2008년 약 7조원을 들여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했지만, 인수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인수를 포기했다. 한진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과 견줘 규모는 작다. 하지만 국내 최초 조선소로 기술력이 뛰어나고, 여건만 된다면 당장이라도 초대형 상선을 건조할 수 있다. 한진중공업은 수빅조선소에서 상선을, 영도조선소에서 특수선을 건조했다. 이 경우 한화그룹의 석유화학 계열 회사까지 시너지를 넓힐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화건설에서 건설업을 영위하고 있어 한진중공업 건설부문과 접목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한진중공업 인수로 한화가 얻을 수 있는 시너지가 크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는 과거 조선업 진출을 추진했고, 현재 방산을 주력 산업으로 키우고 있어 한진중공업 인수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른바 가성비가 좋은 M&A가 될 수 있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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