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구조조정]계열사 패키지 유동화 카드 거론과거 DIP홀딩스 활용 사례 회자
김병윤 기자공개 2020-04-27 13:46:26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4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책은행으로부터 대규모 유동성을 지원받은 두산그룹의 자구안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사모투자펀드 운용사들을 중심으로 한 투자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는 분위기다. 특히 매각 가능성이 높은 두산솔루스에만 집중하기보다 여러 계열사를 함께 묶는 전략의 가능성도 제기된다.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삼일PwC를 사실상 주관사로 낙점하고 두산솔루스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두산솔루스 인수 자문 관련해서 원매자의 문의가 많다"며 "연내 매각이 이뤄질 가능성이 큰 만큼 조만간 본격적인 작업이 진행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두산솔루스 인수전에 여러 원매자가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차별화 된 인수전략을 고심하는 분위기다. 단순히 계열사를 인수하기 보다는 두산그룹 차원에서의 효과적 구조조정 안을 제시하려는 곳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일례로 두산솔루스에만 집중하기보다 두산그룹 내 여러 계열사를 묶어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두산그룹 입장에서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그나마 남아있는 알짜 계열사를 진성매각 형태로 모두 따로 팔기 보다는 경영권을 유지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 두산그룹은 유동성 위기에 계열사를 한꺼번에 묶어 재무적투자자(FI)를 끌어들였던 사례가 있다.
두산그룹은 미국 건설장비업체 밥캣 인수로 유동성 위기를 맞자, 2009년 두산DST·삼화왕관·SRS코리아(버거킹·KFC)와 보유중이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20.54%)을 하나의 회사에 패키지로 담아 지분 일부만 파는 전략을 취했다.
당시 두산그룹은 이들 4개 계열사와 자산을 보유한 특수목적법인 DIP홀딩스를 현물출자 방식으로 설립하고, SPC 지분 49%를 IMM프라이빗에쿼티와 미래에셋자산운용PE에 매각했다. 이를 통해 두산그룹은 계열사의 경영권은 그대로 유지하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현재 두산그룹의 여러 계열사를 묶는 방안을 고려하는 원매자가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두산솔루스와 함께 두산건설·두산퓨얼셀 등 3∼4개 계열사를 묶어 지분을 매각하는 방법이 거론된다. 건별로 매각이 진행될 때보다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는 게 IB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 구조조정의 핵심은 두산중공업이 채권단의 자금을 상환할 유동성을 빠르게 확보하는 것"이라며 "여러 계열사를 묶는 방안은 채권단 입장에서도 나쁜 선택지가 아닐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채권단은 오너일가의 사재출연을 원하기 때문에 두산솔루스·두산퓨얼셀의 지분 매각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다만 그룹 재건이 필요한 오너일가의 부담을 줄이는 방법도 고려한 방법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두산그룹 구조조정과 관련해 SI와 FI 간 컨소시엄 논의도 이뤄지는 분위기다. 특히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을 상대로 거래를 많이 해온 구조조정 전문 펀드 등이 SI와 접촉 중인 것으로 보인다. PE 업계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에 연내 도래할 조 단위의 차입금 상환을 위해서는 구조조정 방안이 빠르게 구체화돼야 한다"며 "기업 구조조정에 특화된 FI의 경우 채권단의 성향을 잘 파악하고 있으면서 효율적인 구조조정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이점 때문에 SI의 러브콜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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