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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 편견' 깬 벤처캐피탈

이윤재 기자공개 2020-05-04 07:12:34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9일 07:5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른 어떤 금융산업보다도 벤처캐피탈에 대한 선입견은 강하다. 영문명을 직역한 모험자본이란 단어가 갖는 파괴력은 상상이상이다. 누구나 고위험·고수익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과감히 리스크를 떠안고 깨지는 투자가 일상다반사인 게 흔히 떠올리는 이미지다.

과거 벤처캐피탈은 선입견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IT버블을 거치면서 적자나 내는 천덕꾸러기나 다름없었다. 잇단 투자 실패로 문을 닫은 곳들도 부지기수였다. 수많은 벤처캐피탈 심사역들은 좌절하고 다시 산업계로 돌아가곤 했다. 실패 사례들이 쌓이며 선입견은 보편적 원리로 받아들여졌다.

바뀌지 않을 것 같던 선입견에 변화가 일고 있다. 한국벤처투자가 내놓은 모태펀드 벤치마크 지표는 세간의 인식을 뒤흔들었다. 최근 10년 이내 벤처펀드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다른 대체투자들을 압도했다. 두 자릿수대 내부수익률(IRR)로 집계된 벤처펀드들이 즐비하다. 1%대 저금리 기조를 감안하면 매력도는 더욱 돋보인다.

돈을 버는 벤처투자를 만든 원동력은 리스크를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다. 과거처럼 리스크를 떠안는 게 아니라 관리한다. 단순히 리스크를 심사해 자금을 집행하는 심사역이 아닌 리스크를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벤처캐피탈리스트로 탈바꿈한다는 의미다.

자연스레 투자 패턴도 달라지고 있다. 먼저 들어온 투자처를 먼저 검토하는 일명 선입선출 투자 패턴은 힘을 잃었다. 상당수 벤처캐피탈이 벤처펀드내에 산업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사전에 정하는 계획적인 투자에 몰두하고 있다. 단기적이고 예측불가능한 투자 수익이 아닌 지속가능한 이익 창출로 이어진다.

국내 벤처캐피탈은 어느 때보다 황금기를 구가하고 있다. 막대한 유동성이 풀리며 자본이라는 토양은 갖춰졌다. 무엇보다도 전통적 시각을 고수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 고위험 선입견을 깨버린 벤처캐피탈은 고도화된 산업으로 진입하는 여정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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