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5월 06일 08:0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완전히 이해하는 일은 쉽지 않다. 바이오 산업이 마냥 멀게만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 역시 기업의 기술이나 연구개발 과제를 직접 볼 수 없기 때문인 것 같다. 어느 기자가 유전자 가위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 업체에 방문해 "유전자 가위를 보여달라"는 요청을 했다는 에피소드가 회자되기도 한다. 눈으로 보고 싶었을 그 마음에는 전적으로 공감이 간다.지난달 29일 진행된 소마젠의 기업공개(IPO) 간담회에서 백문이 불여일견을 실감했다. 김운봉 소마젠 대표이사는 신규사업에 대해 설명하던 중 '진 앤 것바이옴(Gene&GutBiome)'이라는 키트를 직접 꺼내들었다. 소비자 직접 의뢰(DTC) 유전자 검사의 프로세스와 함께 제품 사용법까지 하나하나 설명해주는 김 대표의 친절함에서 진정성이 느껴졌다. IR 자료집을 한 장씩 넘겨가며 사업 내용을 읽어주던 간담회와는 차원이 달랐다.
김 대표는 2017년 8월 소마젠 대표로 취임했다. 분자생물학 박사로 소마젠의 사업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GS)의 초기 기술을 도입해 게놈센터를 설립하고 유전병 패널을 개발해 사이언스에 논문을 게재한 이력도 있다.
김 대표는 소마젠 상장을 앞두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도 마련했다. 작년 12월 마이크로바이옴 선두 업체인 유바이옴의 주력 자산을 86억원(700만달러)에 사들인 점이 대표적이다.
소마젠은 유바이옴이 파산하자 즉시 미국에서 우수한 파산전문 변호인을 선임했다. 소마젠이 유바이옴의 자산을 활용해 사업화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하면서 5곳의 경쟁업체를 제칠 수 있었다. 이는 김 대표가 일찌감치 유바이옴을 경쟁사로 인식하고 조사를 철저히 해둔 덕분이었다.
김 대표를 비롯한 소마젠의 경영진은 코로나19 난리 속에서 IPO 일정을 맞추기 위해 어렵게 한국으로 건너왔다. 그동안 국내 기관을 상대로 부지런히 IR을 진행했고 홍콩과 싱가포르 투자자와는 컨퍼런스콜을 진행할 예정이다. 7일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지만 일정 변경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꽁꽁 얼어붙은 시장에서 보수적인 투자자를 상대로 최대 756억원을 모집하는 것은 만만치 않다. 간담회에서 보여줬던 김 대표의 정성 가득한 IR이 기관 투심을 녹일 수 있을지 소마젠의 공모 결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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