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 2500억 자본확충, 조기상환 리스크 없앤다 부채비율 850% 트리거 근접…만기채 차환 병행 시 연말 530%로 떨어져
강철 기자공개 2020-05-14 15:10:15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2일 1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 CGV가 자금난을 타개할 카드로 2500억원의 유상증자를 꺼내들었다. 2500억원의 자본확충이 이뤄질 경우 작년 말 777%까지 오른 부채비율이 530%로 하락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부채비율은 CJ CGV가 2015년 11월 발행한 공모채의 기한이익 상실과 연계되는 민감한 지표다. 회사채의 조기 상환으로 인한 현금흐름 경색에 직면하지 않기 위해서는 부채비율을 850% 밑으로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
◇ 주주배정 유증으로 2500억 수혈
CJ CGV는 지난 8일 이사회를 열고 주주배정 유상증자 안건을 승인했다. ㈜CJ를 비롯한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신주 1393만8687주를 주당 1만7950원에 발행해 총 25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을 맡았다. 증자 단가 1만7950원은 향후 주가 추이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부진한 영업으로 인해 경색되고 있는 현금흐름을 개선하기 위한 자본 확충이다. CJ CGV는 현재 사실상의 개점휴업 상태에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영화관을 찾는 관람객이 대거 줄었고 그 결과 1분기에만 71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CJ CGV 경영진은 지난 3개월동안 멀티플렉스 축소, 인력 감축 등의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다만 이러한 비용 절감 노력만으로는 영업창출현금 감소분을 상쇄하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 원활한 경영을 위해서는 유상증자와 같은 외부 자금 수혈이 필요했다.
자금 수혈은 유상증자 외에는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2018년부터 유동성 확보 수단으로 활용한 해외법인 지분 매각은 여력이 남아있지 않다. 회사채는 현재의 신용도(A+ 부정적)를 감안할 때 수요예측 완판에 대한 낙관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에선 이 같은 조달 여건을 거론하며 CJ CGV가 유상증자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했다.
CJ CGV 관계자는 "증자가 없으면 안될 정도로 현금흐름 경색이 심각하지는 않다"며 "작년 말 3346억원의 외자를 유치했고 유상증자 주금 납입일인 오는 7월 28일 전에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의 규모도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 부채비율 낮춰 조기상환 리스크 헤지
유상증자에는 자본 확충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CJ CGV 관계자는 "증자가 원활하게 이뤄질 시 상당한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발생한다"며 "기업가치 제고와 장기 신용등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CJ CGV가 가장 신경쓰고 있는 재무 건전성 지표는 부채비율이다. 회사채의 기한이익 상실과 직결되는 부채비율은 조기 상환으로 인한 유동성 경색을 막기 위해 반드시 관리해야 하는 지표다.
CJ CGV는 2015년 11월 22회차 5년물 공모 회사채를 발행해 500억원을 조달했다. 이 공모채의 관리 계약서에는 별도 기준 부채비율이 850%를 넘으면 기한이익 상실 사유가 발생한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발행 당시 기준은 500%였으나 지난해 850%로 상향 조정했다.
기한이익 상실은 회사채 조기 상환의 트리거다. 기한이익 상실이 선언되면 CJ CGV는 공모채 원금 500억원과 잔여 이자를 사채권자들에게 바로 돌려줘야 한다. 조기 상환 트리거가 발동할 경우 현금흐름이 더 나빠질 수 있는 위기에 처한다.
CJ CGV의 작년 말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777%다. 트리거인 850%에 상당히 근접해 있다. 지난해 회계기준 변경으로 1조원의 리스부채가 더해진 것이 부채비율은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누적되는 적자로 인해 2634억원까지 감소한 자본총액도 비율 상승에 일조했다.
지난 1분기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844%다. CJ CGV의 재무지표 추이를 감안할 때 별도 기준 부채비율도 이와 비슷할 것으로 추산된다. 2분기에 부채를 대거 줄이거나 자본을 획기적으로 늘리지 않을 경우 트리거가 발동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CJ CGV 관계자는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가 개선되면 부채비율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조기 상환 리스크 또한 당연히 해소할 수 있다"며 "지난해 트리거 부채비율은 리스회계 처리 영향을 반영해 500%에서 850%로 올렸고 이후로는 같은 기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500억원의 자본 확충은 상당한 부채비율 하락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CJ CGV가 증자금으로 오는 10월과 11월 만기가 도래하는 1000억원의 회사채를 상환할 시 연말 부채비율이 530%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불안정한 재무구조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다른 변수들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증자는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과제"라며 "CJ CGV가 증자 결정에 앞서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은 자본 확충의 당위성을 시장에 알리려는 목적도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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