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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부재 신라젠, 펀더멘털 영향 얼마나 상장실질심사 대상 심사 예정…임상시험 및 자금 이슈는 정상 기업

강인효 기자공개 2020-05-13 08:17:23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2일 16: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라젠은 문은상 대표가 12일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보유하고 있던 회사 주식을 판 혐의(배임) 등으로 구속되면서 오너 부재로 인한 경영 리스크가 불거졌다.

임원의 배임 혐의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에 해당한다. 신라젠은 최악의 경우 상장폐지 수순까지 밟을 수 있다.

시장의 관심은 신라젠의 펀더멘털 변화다. 상장 폐지의 경우 한국거래소의 판단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다만 신약 연구개발(R&D) 프로세스나 자금 조달 이슈는 여유가 있다는 게 신라젠의 설명이다.

신라젠은 양경미 부사장(R&D 전략 기획 총괄 임원)을 주축으로 주력 파이프라인인 바이러스 항암제 '펙사벡'의 신장암 임상을 계속 진행한다. 관련 자금은 선제적으로 조달한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덕에 2년 간 여유가 있다. CB 인수자들이 특수 관계인이어서 상장 폐지 심사와 상관없이 자금 유동성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문은상 대표가 구속됨에 따라 신라젠은 부사장 체제로 전환된다. 신라젠은 정관상 대표이사 유고시 이사회가 정하는 임원의 순으로 그 직무를 대행하기로 돼 있다.

신라젠 이사회는 현재 문 대표를 비롯한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3명 등 총 6명으로 꾸려져 있다. 문 대표 외 사내이사로는 송명석 부사장과 양경미 부사장이 있다. 두 사람은 각각 경영 부문과 R&D 부문 책임 임원인 만큼 역할 분담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송 부사장이 문 대표의 부재 기간 동안 회사 경영을 이끌어가고 양 부사장은 R&D 전략 기획 총괄 임원으로서 현재 추진 중인 펙사벡 글로벌 임상을 책임진다. 신라젠 측도 "부문별 책임 경영 체제를 구축한 만큼 두 부사장을 중심으로 대표 공백을 최소화하고 펙사벡 임상 등도 차질없이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신라젠은 상장적격성 심사 대상이 됐다. 상장사의 전·현직 경영진이 10억원 이상 규모의 횡령 또는 배임 혐의를 받아 검찰이 이들을 기소하게 되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하게 된다.

신라젠은 앞서 지난 8일 전 경영진이 검찰에 기소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고 주권 매매 거래도 정지됐다.

임원의 배임으로 상장적격성 심사를 받지만 심사는 기업의 펀더멘털을 보게 된다. 상장 폐지 여부는 기업으로의 영속성 및 미래 성장 가치 등을 감안해 판단한다. 경영진의 위법 행위보다 기업가치를 잣대로 상장 폐지 여부를 결정한다.

특히 신라젠은 2016년 기술 특례 상장을 통해 코스닥에 입성한 신약 개발업체인 만큼 주력 파이프라인의 개발이 이어지는 한 상장 폐지보단 상장 유지 쪽으로 무게가 실린다. 신라젠은 큰 기대를 모았던 펙사벡의 간암 글로벌 임상 3상이 지난해 실패로 끝나며 타격을 입었지만, 신장암 임상으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

게다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면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2종(KCo-Vec 001, kCo-Vec 002)을 도출하고, 캐나다에서 동물실험에 돌입했다. 동물실험 예상 소요 기간은 6주다.

결국 신라젠이 임상시험을 이어갈 만큼 자금을 확보하고 있느냐가 관건이다.

신라젠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2019년말 연결기준)은 500억원에 조금 못 미친다. 이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 80억원, 당기손익 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 281억원, 기타 유동 금융자산 132억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신라젠은 또 지난달 최대주주인 문 대표와 그 특수관계인(2대주주)인 곽병학 전 부사장 그리고 개인주주로 알려진 박모씨 등 3인을 대상으로 총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CB 인수자는 모두 특수관계인인 만큼 상장 폐지 심사를 이유로 중도 상환을 요구할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특히 문 대표와 곽 전 부사장은 별도의 풋옵션 조건도 달지 않았다.

신라젠은 지난 3년간 매년 350억원 안팎을 R&D 비용으로 사용했다. 지난해 R&D 비용은 367억원이었다. 보유하고 있는 500억원 규모의 현금에 추가로 200억원을 조달받게 되면서 신라젠은 2년치 임상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

신라젠 관계자는 "문 대표의 경우 지난해 주주들에게 약속했던 사재 출연의 일환이자 직원들 독려 차원에서 투자를 진행했고, 의사 주주인 박모씨는 펙사벡의 작용기전을 이해하고 이를 신뢰해 투자에 나섰다"며 "(CB 발행은) 코로나19 백신과 펙사벡 R&D의 성공을 위한 비용 마련 차원에서 진행한 만큼 회사 펀더멘털은 흔들림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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