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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텍 스핀오프 명암]네오이뮨텍 분사는 제넥신 주주에 득일까 실일까②'하이루킨-7' 밸류 높아질수록 관계기업 이해관계 논란

서은내 기자공개 2020-06-02 07:58:03

[편집자주]

바이오텍 스핀오프가 활발해지고 있다. 스핀오프는 영화나 게임의 설정을 토대로 또 다른 스토리를 만드는 것을 말한다. 바이오텍 스핀오프는 특정 기술이나 신약 물질을 따로 떼어내 독립하는 것이다. 미국에 이어 최근 국내에서도 스핀오프가 활발해지고 있다. 스핀오프는 개발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주주별 득실이 달라질 수 있다. 회사별 스핀오프 방식, 분사 후 주주 구성 등 유형을 살펴보고 이해득실을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5일 15: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넥신의 핵심 파이프라인인 차세대 항암면역 치료제 '하이루킨-7(과제명 GX-I7)'을 놓고 제넥신과 관계기업 네오이뮨텍 주주 간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하이루킨-7은 네오이뮨텍의 핵심 개발 자산이기도 하며 'NT-I7'이란 과제명으로도 불린다. 네오이뮨텍은 제넥신에서 스핀오프해 미국에서 사업을 이어왔다. 제넥신의 현재 네오이뮨텍 지분율은 25%다.

바이오텍의 신약 후보물질, 기술 등의 지적재산권은 향후 대규모의 이익 창출 잠재력을 지닌 중요한 자산이다. 투자를 받는 과정에서는 밸류 평가의 핵심 요소가 되며, 상장 등 자본시장 거래에서 회사의 정체성으로 대변된다.

하이루킨-7은 최초 물질의 특허권이 제넥신에 있다. 이후 후속 물질 및 병용요법 특허는 제넥신과 네오이뮨텍이 공동 출원해왔다. 하이루킨-7은 제넥신의 원천기반기술 hyFc를 인터루킨-7이라고 하는 단백질에 융합시킨 것이다. 우리 면역 체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살상 T 세포의 증식과 기능 강화에 필요한 핵심 신약 후보 물질로 기대받고 있다.

문제는 하이루킨-7의 실시권이 제넥신에서 네오이뮨텍으로 옮겨가고 상업화 권리를 나눠갖게 되면서 양사 주주의 입장이 묘하게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제넥신 주주들 가운데 하이루킨-7 권리가 나뉜 배경 등을 놓고 의문을 품거나 불합리함을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네오이뮨텍이 국내 상장을 꾀하면서 해당 이슈는 수면 위로 올라오는 분위기다. 하이루킨-7 파이프라인에 근거한 네오이뮨텍의 기업가치는 작년 한때 8000억원으로 예상되기도 했다. 하이루킨 개발이 거듭되고 기술 가치가 커질수록 이해득실의 판단은 더 중요해졌다. 스핀오프 및 권리를 나누게 된 배경, 계약 관계나 이익배분에 대한 합리적인 정리가 필요해졌다.

◇제넥신-네오이뮨텍 하이루킨7 기술이전 배경은

네오이뮨텍은 2014년 제넥신 기술의 해외 사업개발을 위해 미국에 설립된 회사다. 성영철 제넥신 회장은 제넥신 연구소장이었던 양세환 박사의 독립을 지지해줬다. 양 박사는 네오이뮨텍 창업자이자 CEO로서 독립적인 권한을 부여받은 셈이다. 네오이뮨텍의 설립자본금은 제넥신과 제넥신 모회사 한독, 밴처캐피탈 인터베스트가 각각 100만달러(약 11억원)씩 부담한 출자금으로 구성됐다.

네오이뮨텍의 과제는 제넥신의 신약 파이프라인 중 국외에서의 개발이 더 필요한 물질을 키워내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타깃 적응증의 발생 빈도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높은 파이프라인의 경우 국외 임상 진행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식이다.

네오이뮨텍의 첫 파이프라인은 자궁경부암 치료 DNA백신 GX-188E였다. GX-188E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 양 대표가 주목한 물질이 하이루킨-7이었다. 당시 하이루킨-7은 국내 비임상 중이었고 적극적인 해외 개발은 이뤄지지 않던 때다. 양 대표는 성 회장과 논의를 통해 하이루킨-7을 낙점했다. 하이루킨은 성영철 회장과 함께 양세환 대표 등이 발명에 참여한 물질인만큼 더 애착이 갔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넥신이 네오이뮨텍에 하이루킨을 기술이전한 시점은 2015년 6월이다. 북미와 남미, 중미, 유럽의 전용실시권이 대상이었다. 이때 네오이뮨텍에 줬던 GX188E 권리는 다시 제넥신이 가져왔으며, 네오이뮨텍은 하이루킨-7 개발을 단독으로 시작했다. 초기 반환 의무가 없는 기술료로 450만달러(약 50억원)를, 이를 제외한 향후 마일스톤 달성 총액 800만달러(약 90억원)로 총 계약규모가 1250만달러로 책정됐다. 상업화 이후 로열티는 별도다.

결과적으로 네오이뮨텍은 면역항암제 시장에서 가능성을 주목받고 해외에서 다수의 결실을 맺었다. 하이루킨-7 관련 글로벌 제약사들과 여러 개의 파트너링 딜을 체결했다. 로슈와의 협업을 시작으로 2019년 말 미국 머크와 다섯개의 콜라보레이션 딜을 맺었다. 현재 하이루킨-7은 미국에서 삼중음성유방암, 고형암 등 다수 암종을 타깃으로 임상 1b/2a상이 진행 중이다.


◇총 계약규모 150억 못미쳐…양사 이익배분 비율은

네오이뮨텍이 만약 제넥신의 100% 자회사로 물적분할을 했다면 하이루킨-7을 놓고 제넥신과 네오이뮨텍의 입장이 갈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네오이뮨텍은 제넥신 핵심 연구원이었던 양세환 대표가 개인 최대주주이며, 제넥신과는 주주 구성이 다른 별개의 기업이 됐다.

네오이뮨텍의 주주구성을 보면 양 대표가 약 7%이며 제넥신이 25%, 나머지는 네오이뮨텍의 FI(재무적투자자)들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큰 FI는 쿼드운용자산, 파트너스홀딩스이며 이 둘의 지분을 합치면 제넥신의 지분율을 웃돈다.

제넥신 주주들은 하이루킨 권리를 네오이뮨텍과 나눈게 된 데 대해 불공정성을 언급하기도 한다. 이익 배분이 치우쳐져 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현재까지 제넥신이 하이루킨-7 관련 네오이뮨텍으로부터 수취한 계약금은 750만달러(약 80억원)다. 최종 단계 성공시 추가로 받을 마일스톤 500만달러(약 60억원)를 포함해도 총 계약금 규모는 150억원에 못미친다. 그동안 제넥신에서 네오이뮨텍에 투자한 자금보다도 훨씬 적은 수준이다.

하이루킨-7의 이익 배분에 대한 궁금증은 계속돼왔다. 그동안 각 기업에서 주주들에게 뚜렷한 분배 비율을 공개하지 않았던 측면도 있다. 투자업계에는 대략 절반 정도로 알려져있다. 제넥신 측은 보유 지분에 따른 연결효과 등을 합쳐 60~70% 정도로 표현하기도 한다. 개발 시장 규모, 서브라이선싱 등 근거가 복잡하다보니 외부에서의 추론이 어렵다.

이익 배분은 네오이뮨텍의 국내 상장에도 중요한 주제로 다뤄지는 분위기다. 네오이뮨텍 관계자는 "현재 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가 진행 중이므로 이익 배분율을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며 "평가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하이루킨 이전은 공정했나…주주 간 시각 차이

하이루킨 기술이전에 있어 문제의 소지는 없다는 게 네오이뮨텍 측의 입장이다. 그 근거는 과거 제넥신의 개발 우선순위에 있다. 네오이뮨텍 스핀오프 초기 제넥신의 주된 관심은 GX-H9(인간성장호르몬), GX188E의 해외 지역 개발이었다. 앞선 관계자는 "하이루킨-7은 네오이뮨텍 스핀오프 초기에는 제넥신에서 관심받던 프로젝트가 아니었다"며 "개발이 진행되면서 양사 협의를 거쳐 적응증 기술계약의 범위가 확대돼왔다"고 덧붙였다.

제넥신의 네오이뮨텍 투자 이력도 이를 뒷받침한다. 제넥신은 네오이뮨텍 설립에 약 10억원을 출자한 후 2018년까지는 구주 거래 등을 포함해 연간 네오이뮨텍 지분 취득에 투입한 자금이 30억원에 못미쳤다. 2017년 시리즈C 펀딩 시점에는 오히려 6억원 규모 주식을 처분하기도 했다.

제넥신이 신주발행에 본격적으로 참여한 것은 하이루킨의 병용 임상에 관한 아이디어들이 나오기 시작한 후부터다. 작년 초 처음으로 네오이뮨텍의 대규모 펀딩에 참여했으며 381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173만7200주를 취득했다.

네오이뮨텍 투자사 관계자는 "초기 제넥신은 네오이뮨텍이 개발하는 하이루킨에 대해 엄청난 관심을 두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하이루킨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게 된 것은 비교적 이후의 일이며 그 전까지는 네오이뮨텍의 외부 투자 유치를 통해 하이루킨을 개발해왔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네오이뮨텍 스핀오프가 제넥신에 가져다 준 효익

중간 과정이나 이익배분에서 논란 여지는 있지만 결과적으로 제넥신이 네오이뮨텍을 스핀오프하고, 하이루킨 기술을 네오이뮨텍에 넘긴 것은 하이루킨의 기술가치를 높이는 데에 효율적인 전략으로 통했다. 초기 개발의 리스크는 제넥신이 거의 지지 않고 외부 투자 자금으로 개발을 이룬 셈이다.

성영철 회장은 과거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하이루킨 관련 일련의 논란에 대해 "하이루킨의 권리 및 이익배분에 대한 일각의 얘기들이 틀린 말은 아니나 좀더 큰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다"며 "만약 네오이뮨텍을 미국으로 보내지 않았다면 하이루킨이 현재 수준의 높은 밸류로 개발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성 회장은 "하이루킨의 현재 밸류는 네오이뮨텍이 직접 미국에서 항암 분야 오피니언 리더들과 접촉하며 키워낸 성과이며 하이루킨의 이익은 약 60~70%가 제넥신으로 들어오는 구조"라고 말했다. "작은 파이를 놓고 혼자 갖기보다 파이를 키워 일부 지분을 갖는 것이 훨씬 더 큰 이익에 도움이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양세환 대표 제외, 모회사 특수관계인 개인 지분 없어

스핀오프 구조의 정당성을 확인할 때 주요 포인트 중 하나는 대주주의 지분이 포함됐는지의 여부다. 기술 모회사 제넥신의 특수관계자 개인 지분이 들어간다면 정당성을 얻기 어렵다. 네오이뮨텍에는 성영철 회장이나 과거 다른 제넥신 대표이사 개인 지분은 전혀 담기지 않았다.
성영철 제넥신 회(좌)장과 양세환 네오이뮨텍 대표(우).

다만 제넥신의 핵심 연구원이었던 양세환 대표가 제넥신 기술로 세워진 회사의 개인 최대주주라는 점은 일견 부담스러워 보일 수 있다.

양 대표는 네오이뮨텍을 키우기 위해 펀딩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다른 투자기관들과 함께 개인 돈으로 출자에 참여, 지분을 확보해갔다. 초기 양 대표 지분율은 두자리수를 유지하다가 점차 희석되며 현재는 7% 수준이다. 한때 네오이뮨텍 몸값으로 거론됐던 8000억원을 기준으로 단순 셈하면 양 대표가 보유한 지분 가치는 560억원에 달한다.

네오이뮨텍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대표이사가 참여하지 않으면 펀딩을 이끌기 어렵다"며 "양 대표는 마지막 펀딩을 제외하고는 계속 조금씩 증자에 참여해왔으며 특별한 옵션 없이 일반 주주들과 동일한 자격으로 출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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