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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랜드 2대주주 파라투스 엑시트 나설까 태그얼롱 보유…동반 매각 가능성 거론

김병윤 기자공개 2020-05-29 09:58:50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8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C가 의약품 원료 제조 계열사 SK바이오랜드 매각에 나서자 시장의 관심은 2대주주인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에 쏠린다. 과거 SKC와 함께 SK바이오랜드 인수에 나선만큼 동반 매각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된다.

SK바이오랜드의 올 1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는 특수목적회사(SPC) '파라투스제일호투자목적회사'를 통해 SK바이오랜드 주식 82만550주(지분율 5.5%)를 보유하고 있다.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는 2014년 SKC가 바이오랜드를 인수할 때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하면서 SK바이오랜드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의 투자금은 약 299억원으로 주당 1만9000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거래 당시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는 SKC에 동반매도청구권인 태그얼롱을 걸어두고, SKC는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 보유 지분에 대한 콜옵션(call-option)과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했다는 게 이번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SKC가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를 상대로 콜옵션을 행사할 때, 연 11%의 수익률을 보장하는 내용도 계약에 포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의 태그얼롱 행사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과 매각 협상을 진행하면 엑시트 작업이 수월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최근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는 투자금 회수를 본격화하고 있다. 올 1월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는 SK바이오랜드 보유주식 가운데 75만주를 장내에서 팔았다. 주당 처분액은 2만6752원으로 취득가 대비 40.8% 가량 높다.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 입장에서는 주가가 충분히 올랐다는 판단에 지분 처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랜드 주가는 2014년 SKC의 경영권 인수 후 적잖은 변동을 보였다. 인수·합병(M&A) 후 초기 주가 흐름은 좋았다. 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2015년 6월 15일 장 중 4만4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상황은 변했다. 주가는 서서히 약세를 기록했고, 지난해 8월 장 중 1만1000원대까지 밀렸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HAD·사드) 후 화장품 업종에 부정적 투자심리가 강화됐다는 게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SK바이오랜드는 △화장품 원료 △건강기능성 식품원료 △의약품 원료 △의료기기 외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 가운데 화장품 원료 부문의 매출액 비중은 최근 5년 60% 안팎이다. 건강기능성 식품원료의 매출 비중은 25% 안팎이며, 의료기기 외 부문에서 15% 수준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사드 사태 후 중국과의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됐고, 화장품 업체 매출에 상당히 기여한 중국쪽 매출이 크게 줄었다"며 "화장품 업체 대부분의 주가가 2015년 후 약세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2015년 6월 40만원선에서 지난해 8월 11만원선으로 떨어졌고, 같은 기간 한국콜마의 주가 역시 13만원선에서 4만원대로 빠졌다.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는 2014년 3월 설립됐다. 헬스케어·화장품·전기차 등 여러 산업의 초기기업부터 대기업까지 투자하고 있다. 산은캐피탈과 함께 조성한 '케이디비씨파라투스투스제1호사모투자전문회사'를 통해 의약품 생산업체 SK플라즈마에 투자했으며, '케이디비씨파라투스제이호사모투자'로 LS EV 코리아의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에도 참여했다.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현재 운영하고 있는 자산규모는 약 3000억원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SKC가 보유한 SK바이오랜드 지분(27.9%)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그룹이 화장품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는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내 패션업 계열사인 한섬은 올 5월 기능성 화장품 업체 클린젠코스메슈티칼의 지분 51%를 인수했고, 2021년 자체 스킨케어 브랜드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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