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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HCN 매각]원매자 정해졌나…숏리스트 지연에 설왕설래예비입찰 후 감감무소식…요식행위 지적도

노아름 기자공개 2020-06-03 11:25:59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1일 1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복수유선방송업체(MSO) 현대HCN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이 마감됐지만 적격예비인수후보(숏리스트) 발표 등 후속 작업이 지연되면서 인수·합병(M&A) 업계 의구심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매수자 우위 시장인 점을 감안해 곧바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HCN 인수를 원하는 잠재적 원매자들로부터 넌바인딩 오퍼(Non-binding offer)를 지난달 26일 제출받은 이후 아직까지 구체적인 움직임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이날 SK텔레콤을 비롯해 KT, LG유플러스 등 앞서 시장에서 예측한 잠재적 인수후보가 모두 응찰했다.

다만 이동통신사 3사가 현대HCN 인수에 관심을 나타내며 예비입찰에 참여했지만 이를 두고 흥행에 성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시장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유료방송 시장에서 경쟁하는 동종업계 원매자로 인수 후보자 풀(pool)이 한정돼 있는데다 이들 간 정보공유가 상대적으로 활발한 영향이 반영된 탓이다.

통상 공개경쟁입찰은 원매자 응찰 여부를 비롯해 이들이 제안한 가격 수준 등이 철저히 공개되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이는 경매호가식 입찰(프로그레시브 딜) 등 향후 매각 본격화 단계에서 매도자가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인다. 원매자들이 입찰을 전후해 경쟁자의 동향 파악에 분주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본입찰에 앞서 가격 제안 상한선을 파악하려는 노력이 선행된다는 의미다.

하지만 현대HCN 매각은 일반적인 경쟁입찰과는 다른 양상을 띄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원매자가 이미 유료방송사업을 하고 있는 이동통신사들이라는 점에서 관련 업계의 매커니즘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할 수 밖에 없다.

결국 매도자인 현대백화점그룹으로서는 원매자 간 경쟁을 유도해 최종 입찰가를 끌어올리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 경쟁 매물인 딜라이브 매각 역시 진행되고 있어 시장에 유관산업 매물이 풍부하게 존재한다는 점도 매각 흥행의 걸림돌로 여겨진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원매자 간 경쟁을 유도하기 보다는 특정 매수자를 후보군으로 이미 점찍어두고 물밑에서 빠른 협상을 진행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즉, 통상적인 공개경쟁입찰 프로세스를 건너뛰고, 곧바로 우선협상대상자 통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매도자 희망가가 6000억원 안팎인 미들사이즈급 매물이지만 이에 반해 인수전 양상은 조용하게 흘러가는 분위기"라며 "이는 원매자군이 충분히 예측가능할 뿐 아니라 매도자-매수자 간 치열한 협상이 전개되기도 어려운 매물 특성 탓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현대HCN의 공개경쟁 매각이 처음부터 요식행위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대HCN처럼 규모가 큰 계열사 매각을 처음 시도하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수의계약을 진행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최소화 하기 위해 특정 인수후보를 미리 점찍어 놓고 공개경쟁 입찰이라는 형식만 갖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특정 통신사가 예비입찰 전부터 일찌감치 내정됐다는 소문까지 들리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HCN 매각에 신중을 기하려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조심성 탓에 딜이 속도감 있게 진행되지 않는 분위기"라며 "만약 원매자가 이미 정해졌다는 소문이 사실이라면 입찰에 참여했던 다른 원매자들의 박탈감은 상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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