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클라우드 전환 이유는 '미래 가능성' IT 생태계 클라우드화 변화, 효율성 증대 '기대'...신규 서비스 클라우드 방식으로 먼저 개발
이은솔 기자공개 2020-06-08 10:44:21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4일 17: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그룹이 IT시스템의 클라우드 전환을 선언하면서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아직은 청사진을 그리는 단계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존의 서버 대부분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5년간 인프라 구축비만 수백억원을 투입하면서까지 변화를 추진하는 이유는 IT 생태계의 변화와 미래 가능성이다.신한금융이 클라우드로의 전환을 선언한 건 개발 생태계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과거에는 현재 신한금융이 사용하고 있는 방식처럼 교외에 대규모 전산센터를 짓고 물리적 방식으로 서버를 두는 온프레미스 방식이 '대세'였다.
그러나 클라우드라는 개념이 등장하면서 이런 전산센터를 부담할 규모가 되지 않는 작은 기업들은 클라우드를 택하게 됐다. 핀테크업체를 비롯해 신규업체들도 온프레미스가 아닌 클라우드 중심으로 이동하는 추세다.
클라우드 기술이 발전하면서 보안에 대한 우려가 비교적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금융사들이 온프레미스 체제를 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규제가 철저하고 보안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고객 정보를 다루기 때문이다. 온프레미스 방식은 시설도 인력도 내부 자원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완벽한 통제가 가능하다.
실제로 클라우드 도입을 고려하는 기업들이 가장 우려하는 문제도 보안이었다. 그러나 클라우드 보안과 관련한 솔루션이 등장하고 금융당국도 금융사의 클라우드 이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등 보안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과거에는 프로그래밍 언어 중 C언어를 사용하는 개발자들이 다수였다면 지금은 파이썬이 대세가 됐다"며 "그렇게 되면 시장에서 더 이상 C언어를 고집할 수 없게 된다"고 예를 들었다. 이 관계자는 "이렇듯 개발 환경에서의 패러다임이 클라우드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발맞춰가야 한다는 필요성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IT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고 나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여러 이점이 있다. 우선 신규 서비스를 적시에 개발할 수 있다. 최근에는 신규 시스템 개발의 주기가 점차 빨라지는 추세다. 그룹 계열사, 혹은 다른 핀테크 서비스 등과 연계돼 출시되는 서비스도 늘어나면서 언제 어디서 부하량이 발생할지 예측하기도 어려워졌다.
기존의 온프레미스 방식은 필요한 서버만큼을 미리 확보해야 한다면, 클라우드는 처음부터 많은 자원을 가져갈 필요가 없다. 필요한 최소한의 서버를 확보해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부하량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게 클라우드의 최대 장점이다.
또다른 신한금융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로 학교에서 온라인 강의 트래픽이 급증하면서 서버가 다운되는 사례가 발생했다"라며 "이렇게 서버 용량이 갑자기 필요할 때 기존 방식으로는 빠른 대처가 불가능하지만 클라우드는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서버관리의 효율성도 높아진다는 평이다. IT 시스템을 관리할 때는 당장 사용하지는 않지만 필요할 경우를 대비해 예비자원을 남겨놓는데, 클라우드는 기존 방식에 비해 이런 유휴자원을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작은 서비스 여러 개를 묶으면 활용 가능한 유휴자원도 훨씬 커져 효율성이 증대된다는 설명이다.
신한금융이 소규모 계열사들의 서버를 클라우드로 묶은 것도 이런 규모의 경제를 위해서다. 현재 신한캐피탈,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신한아이타스, 신한신용정보 등 소규모 계열사의 IT시스템 일부는 클라우드 전환이 완료됐다. 우선 고객이 아닌 회사 내부에서만 사용하는 관리 시스템을 먼저 전환하고,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코어시스템은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내년 2월까지는 전체 시스템의 1/3까지 전환하는 걸 목표로 삼았다.
결국 신한금융이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가며 안정적인 기존 운영 방식을 바꾸는 것은 미래의 경쟁력과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었다는 해석이다. 신한금융은 올해 지주를 필두로 한 CBO 조직을 통해 그룹 클라우드화의 표준을 잡고 개발자들이 시스템을 개발할 때 기초자료로 삼을 수 있는 클라우드 플랫폼을 만들기로 했다.
신한금융은 신규 개발되는 서비스들은 우선적으로 클라우드 개발을 검토하는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을 세웠다. 장기적으로는 보안이 중요한 코어시스템은 신한DS가 관리하는 용인 IDC센터에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통해 구축하고, 고객 정보를 다루지 않거나 타 시스템과 연관성이 적은 독립적 서비스들은 아마존AWS와 마이크로소프트 Azure 등 전문업체를 통한 퍼블릭 클라우드로 구축하기로 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당장 코어시스템에 적용하기보다는 규모가 작고 독립적인 시스템에 먼저 클라우드를 적용하면서 가능성과 보안을 테스트하고 점차 늘려날 예정"이라며 "다만 건바이건으로 진행하지 않고 클라우드 전환에 대한 로드맵을 갖고 진행하고 있다는 게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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