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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해외특화 AIP, 화려한 '맨파워'로 고속성장 [부동산 운용사 열전]①한미숙 현 이사·김호식 전 장관, 핵심 설립멤버…인력유출 '성장통' 딛고 성장 '본궤도'

김수정 기자공개 2020-06-09 13:16:29

[편집자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잠잠했던 부동산펀드 시장은 2016년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저금리 기조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자 국내외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큰폭으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이르면 올해 부동산펀드 시장 규모는 1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더벨은 그동안 시장을 일궈온 부동산 운용사들과 그 속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던 키맨(Key man)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4일 11:1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IP자산운용은 출발부터 화려한 맨파워로 시장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KB자산운용에서 굵직한 해외 부동산 펀드를 여럿 운용하며 대체투자 시장 '여풍'을 불러일으킨 한미숙 이사를 주축으로 내로라하는 부동산 인재들이 한 곳에 모였다. 여기에 김호식 전 해양수산부 장관·국민연금 이사장의 가세는 화룡점정이었다.

'국내 최초 해외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해외 우수 딜을 선제적으로 국내 투자자에게 제공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한 차례 핵심 인력 유출로 어려움에 직면하기도 했지만 대표이사부터 사명까지 과감하게 변화를 줘 위기를 돌파했다.

◇화려한 맨파워, 한발 앞선 해외 진출

AIP자산운용은 2012년 12월 국내 최초 해외 부동산 전문 운용사라는 타이틀을 걸고 문을 열었다. 설립 당시 사명은 FG자산운용이었다. AIP자산운용이 인가를 받을 당시 국내에선 자산운용사가 우후죽순 생겨났다. 금융당국은 해외 자산에 대부분의 자금을 투자하는 것을 인가 조건으로 내걸었다. 비슷한 시기 문을 연 삼성SRA자산운용도 비슷한 조건으로 인가를 취득했다.

국내 1호 해외부동산 전문 운용사는 투자업계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그 무렵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선 해외 부동산 시장에 투자하고자 하는 수요가 폭발적이었다. 하지만 그 관심에 비해 해외 부동산 투자 정보나 시스템, 네트워크 등은 사실상 없다시피 했다. 해외 부동산 경험이 있는 운용사를 보기도 쉽지 않았다.

설립을 주도한 건 국내 1세대 해외 부동산 펀드 매니저로 여의도 여풍의 중심에 섰던 한미숙 현 AIP자산운용 이사다. 국민연금 이사장을 역임한 김호식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당시 한 이사와 손을 잡았다. 이들은 전체 지분의 40% 이상을 보유하고 경영에도 참여했다.

한 이사가 당시 경영총괄본부장을, 김 전 장관이 대표이사를 각각 맡았다. 이 밖에도 삼성생명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팀과 아더앤더슨(Arthur Andersen GCF), 세빌스코리아 등에서 부동산 금융·컨설팅 경력을 쌓은 전문인력 10여명이 원년 멤버로 합류했다.

AIP자산운용은 일찍이 미국 부동산 투자 매력을 알아보고 설립 직후인 2013년 1월 미국 뉴욕에 첫 해외지사를 설립했다. 초창기 투자는 대출 위주로 이뤄졌다. 본격적인 에쿼티 투자 포문을 연 건 2014년 중순 미국 휴스턴 소재 벡텔(Bechtel) 본사 빌딩을 인수하면서다. 이듬해부터 2년 동안은 호주와 벨기에 등지의 오피스를 연이어 사들이면서 활동 무대를 넓혔다. 2016년에는 호주 지사까지 세웠다.

2013년 1927억원에 불과했던 누적 운용자산(AUM)은 2015년 1조1287억원을 기록하면서 1조원 선을 넘어섰다. 1년 만인 2016년 1조4341억원으로 급증했다. 설립 첫 해 9억원 적자를 기록한 순손익은 이듬해 곧바로 10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이후 2015년과 2016년에도 각각 15억원, 14억원 순이익을 내면서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핵심 매니저 이탈로 '위기' 직면, 대표 교체로 '돌파'

빠르게 성장하던 AIP자산운용은 2016년 4월 일대 위기에 처했다. 해외 부동산 딜 발굴에 핵심 역할을 했던 미국법인 법인장과 팀원들이 그 해 3월 설립된 신생 운용사로 자리를 옮겼다. 다행히 1년여 만에 회사는 안정을 찾았다.

한 차례 홍역을 치르면서 2017년 순손익은 8억원 적자를 기록,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AUM 성장 기조에도 제동이 걸렸다. 2016년 말 1조4341억원이던 누적 AUM은 2017년 말 1조4412억원으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사태가 어느 정도 일단락 된 2017년 하반기 김호식 전임 대표는 보유했던 지분을 정리하고 대표직을 내놨다. 그는 지금 고문으로 남아 있다.

AIP자산운용은 대표이사를 교체하고 지금의 이름으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분위기를 쇄신했다. 전임 대표의 빈 자리에 NH투자증권 부동산금융부 출신인 김기용 현 대표이사를 선임하고 전열을 재정비했다. 아울러 비상장기업과 공모주, 메자닌 등 다양한 대체 자산으로 투자 영역을 확대하면서 한 단계 진화를 시도했다.

신임 김 대표의 진두지휘 아래 잠시 꺼져가던 투자 불씨가 되살아나고 주춤했던 AUM 성장세에도 다시 탄력이 붙었다. AIP자산운용은 2018년 영국과 덴마크 코펜하겐 소재 대형 빌딩을 잇달아 인수했고 지난해엔 슬로바키아 오피스 시장까지 진출했다. 연기금 중심이던 출자자 풀도 주요 금융기관과 일반 법인까지 확대됐다. 2018년 말 기준 누적 AUM은 2조8284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급증했다.

가파른 성장 속도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작년 말 누적 AUM은 3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이달 현재 기준으로는 5조7902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적자였던 순손익도 단숨에 회복했다. 2018년 42억원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작년에도 순이익 30억원을 거뒀다. 올 1분기 순이익은 작년 한 해 이익을 훨씬 웃돈다.

◇'파크원' 딜 주인공 포함 쟁쟁한 '실력파' 경영진

현재 AIP자산운용 등기 임원은 총 4명이다. 김기용 대표를 비롯, 한미숙 기타비상무이사와 허인석 부문대표, 윤철민 감사 등이다.


김 대표는 1971년생으로 건설사와 증권사를 두루 거친 부동산 금융 전문가이자 해외파 인재다. 미국 노스텍사스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뒤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해외봉사단 파견 국제협력요원 5기 소속으로서 32개월 간 군 대체복무를 하는 등 20살 이후 10년 이상을 외국에서 보냈다. 신창건설 해외사업개발실, 현대차증권 부동산금융부 등을 거쳐 2012년부터 AIP 합류 직전까지 NH투자증권 부동산금융1부 부장으로 근무했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파크원' PF가 김 대표의 대표 딜이다. 파크원 PF 금융주관은 총 2조1000억원 규모 대형 딜로 '1년 농사 다 지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 규모가 컸다. 김 대표는 NH투자증권 시절 이 프로젝트 실무 책임자였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공로를 인정받아 NH금융지주 추천으로 농협중앙회장이 수여하는 농협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AIP자산운용의 러브콜을 받아 자리를 옮겼다.

한 이사는 부동산 관련 산업에서 쌓은 경력만 20년이 넘는 베테랑 대체투자 매니저다. 1974년생인 그는 건국대 부동산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한화건설에 입사하면서 부동산 산업에 발을 들였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인 1998년 미국 플로리다로 떠나 부동산금융을 공부했다. 2000년 아더 앤더슨에서 부동산 금융 컨설턴트로 일했고 2002년 미국계 리츠 전문 운용사 리얼어드바이저코리아(RAK)에서 일했다.

특히 그의 전성기는 2004년부터 AIP 합류 전까지 KB자산운용 활동하던 시기다. 당시 실물자산과 해외 부동산 투자 업무를 전담하면서 본격적으로 대체투자 시장에서 이름을 알렸다. 아시아와 북아메리카 지역에 위치한 다양한 부동산을 담은 펀드를 운용하면서 경험을 쌓아 부사장 자리까지 올랐다. 현재 AIP자산운용에서는 중요 경영 판단을 제외하고 일상적인 업무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허 대표는 KB인베스트먼트 최연소 본부장 출신으로 2018년 AIP자산운용에 합류해 멀티에셋투자부문을 이끌고 있다. 정보·산업공학 박사인 그는 삼성SDI 리서치센터에서 연구활동을 하며 기술기업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네트워크를 쌓았다. 이후 KB인베스트먼트에서 12년 간 활약하며 50개 이상 기업에 투자했다. 이 기간 그의 연평균 투자 수익률(내부수익률 기준) 약 40%에 달한다.

◇해외파·전문직 인재 포진...초기 투자자 정리, 지분구조 '단순화'

AIP자산운용 본사는 부동산투자 1팀과 2팀으로 구성된 부동산 부문과 멀티에셋투자부문, 펀드관리팀, 리스크관리팀, 경영지원팀 등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핵심은 부동산 부문과 해외 지사들이다.


부동산투자1팀은 공인회계사 자격증과 미국 MBA 학위를 보유한 김대호 이사와 해외 대학 출신 매니저 3명으로 이뤄졌다. 부동산투자2팀은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삼성생명과 삼성SRA자산운용 등에서 경력을 쌓은 윤준석 팀장과 4명의 팀원들로 구성됐다.

미국지사와 호주지사는 각각 2명, 1명 규모로 크지 않지만 현지 리서치와 딜 발굴, 네트워크 형성에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지사의 경우 미국 변호사와 현지 부동산 시장 전문가가 상주하고 있다. 이들의 주 업무는 현지 자산 관리와 현지 시장 분석, 출자자와의 관계 유지 등이다.


초창기 설립 자금 가운데 한 이사가 31.7%를, 김 전 장관이 12.7%를 각각 출자했고 나머지를 외부에서 수혈했다. 올 1분기 말 현재 최대주주는 한 이사다. 그의 지분율은 75.9%다. 이어 AIP자산운용 14.4%(자기주식), 허인석 멀티에셋부문 대표 9.7% 순으로 지분을 갖고 있다. 출자자 투자금 회수가 순차적으로 이뤄지면서 작년 초 지금의 지분구조가 형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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