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자본잠식 '올리브스튜디오' 성장성에 베팅 캐릭터 활용 사업 무궁무진…계열사 시너지로 '재도약' 기대
정미형 기자공개 2020-06-10 08:01:12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8일 16: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랜드 내 캐릭터 사업을 영위하는 올리브스튜디오에 대한 모회사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수년째 자본잠식 상태에 있지만, 이랜드는 올리브스튜디오를 정리하기보다는 캐릭터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그룹 내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해 재도약에 나선다는 전략이다.올리브스튜디오는 2005년 12월 설립된 캐릭터 제작·개발 및 라이센스 업체다. 애니메이션 제작은 물론 캐릭터 콘텐츠 개발과 라이선싱 사업을 하고 있다. 인기 유·아동 콘텐츠인 ‘코코몽’이 대표작으로, 이 외에도 ‘따개비 루’, ‘포인포’ 등을 제작했다.
이랜드와 연을 맺은 것은 2009년이다. 당시 이랜드월드가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현재 이랜드월드 지분율은 98.17%고 나머지는 자사주로 보유 중이다. 이후 그룹 내 애니메이션 및 캐릭터 사업이 올리브스튜디오를 중심으로 재편됐다. 이랜드는 과거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사업을 영위하던 올리브알앤디를 보유했으나 올리브스튜디오로 관련 사업을 통합시켰다.
올리브스튜디오는 코코몽을 활용한 캐릭터 사업 등을 영위하며 2017년까지만 하더라도 연 30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2016년과 2017년 영화제작 사업 등으로 발을 넓히면서 1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이 발생하자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올리브스튜디오가 영업이익으로 벌어들인 자금이 연간 10억원을 넘지 못하며 수십억원대 손실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랜드는 올리브스튜디오를 청산하기보다는 활용하는 방향을 택했다. 이랜드는 최근 몇 년에 거쳐 그룹 차원에서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서며 사업체별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그룹 사업과 연관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과감히 정리에 들어가는 반면 그룹 사업과 연관성이 있는 사업은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도 자금 지원을 지속했다. 공연사업 법인인 ‘와팝’은 청산하고 투어몰은 켄싱턴월드로 리브랜딩 해 활용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랜드는 올리브스튜디오의 미래 성장 가능성에 베팅했다. 현재 캐릭터라는 고부가 가치 사업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재편한 상태로 그룹사와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패션 사업이 주축을 이루는 이랜드 특성상 캐릭터 사업체는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최근에는 이랜드 외식사업부문인 이랜드이츠의 브랜드인 ‘애슐리’의 자체 캐릭터 제작에도 참여했다.
이에 올리브스튜디오에 대한 사업 재편과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3년간 지속된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키즈카페 사업을 떼어내 이키즈랜드를 신설하고 이를 다시 이랜드리테일에 매각했다. 과거 올리브스튜디오도 이랜드파크로부터 양도받은 사업으로, 사업 재편 과정에서 이랜드리테일에 넘겼다.
올리브스튜디오는 이키즈랜드를 기존 인수가 74억원보다 13억원 더 많은 87억원에 매각하며 자금운용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지난해 말 자본총계도 마이너스(-) 36억원으로 전년동기 마이너스 73억원보다 자본잠식 상태도 완화됐다.
모기업인 이랜드월드의 운영자금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올리브스튜디오는 이랜드월드에서 운영자금으로 빌린 12억원 규모의 차입금을 한 차례 더 연장했다. 현재 누적 차입금은 총 55억2000만원이다.
올리브스튜디오는 향후 캐릭터 개발과 이를 활용한 유튜브 같은 채널 콘텐츠 제작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이랜드 그룹 내 크리에이티브 전문 조직으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통해 그룹이 보유한 브랜드의 유·무형 가치를 증진시키는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올리브스튜디오를 통해 그룹의 패션, 유통, 외식 등 사업 전반에 캐릭터를 입히고, 콘텐츠로 재생산하는 고부가가치 제작 활동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실적 부분에서도 올해 5월 매출이 전년대비 45% 이상 성장세를 보였고 영업이익도 흑자전환하며 긍정적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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